▲ 사진제공=MBC | ||
오랜 기간 최고의 위치를 지켜온 국민가수의 돌연 잠적은 갖가지 ‘설’들을 양산해냈다. 미국에 거주 중인 부인과의 이혼설부터 사생활과 관련된 루머들까지 정체불명의 ‘설’들이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킨 것. 최근에는 나훈아가 중병을 앓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이번 중병설에는 그가 부산의 한 병원 특실에 입원해 있다는 구체적인 사안까지 더해져 눈길을 끌고 있다. 도대체 지금 나훈아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또 그에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지난 2월 갑자기 나훈아가 설립한 음반기획사 아라기획 사무실이 잠정 폐쇄됐고 대표전화 번호도 결번처리 됐다. 그렇게 주위와 모든 연락을 끊은 나훈아는 3월로 예정된 단독콘서트까지 취소한 뒤 잠적에 돌입했다. 측근들을 통해 나훈아가 “골치 아픈 일이 많아 올해는 모든 활동을 접고 쉬고 싶다. 내년부터 다시 활동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얘기만 전해들을 수 있었다. 또한 측근들은 그가 하와이에서 쉬고 있다는 얘기를 덧붙였다.
잠적 사실이 알려지면서 각종 설들이 난무했다. 이혼설부터 사생활 관련 루머까지 다양한 설들이 터져 나왔으나 사실로 확인된 것은 없다. 가장 뜨거운 관심사는 이혼설이었으나 나훈아 부부는 잠적하고 9개월여가 지난 지금도 변함없이 부부의 연을 이어가고 있다.
예상외로 나훈아는 일찍 귀국했다. 지난 3월 1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 4월부터는 나훈아의 모습이 이태원 일대에서 종종 포착되기도 했다. 부산 출신인 나훈아는 서울에서 가수 활동을 하며 수십 년 동안 이태원 일대에서 거주해왔다.
다시 자신의 생활권으로 돌아온 나훈아의 모습은 이태원 거리의 단골 가게에서, 그가 자주 다니던 호텔 피트니스센터와 사우나 등에서 종종 포착됐다. 다만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평소 단골집이던 상점 주인은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서 “요즘 나훈아 씨의 심경이 매우 복잡해 주변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고 얘기한 바 있다. 지난 9월엔 나훈아가 한남동 소재의 집으로 귀가하는 모습이 한 여성잡지에 포착되기도 했다. 다만 기자의 질문에는 단 한 마디도 답변하지 않았다.
진짜 잠적은 지난 9월 말부터 시작됐다. 나훈아가 거주해온 한남동 소재의 고급빌라 관계자는 “9월 말부터는 나훈아 씨를 전혀 보지 못했다”면서 “집에 안 들어온 지 꽤 된 것으로 안다”고 얘기한다. 비슷한 시기부터 몇 년째 다니던 호텔 피트니스센터에서도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피트니스센터 관계자는 “종종 해외에 나가시면 피트니스센터에 못 오셨지만 이번처럼 오랫동안 안 보이신 건 처음인 거 같다”고 얘기한다. 비슷한 시기 나훈아의 친형이 운영하던 이태원 소재의 음식점도 문을 닫았다. 나훈아가 종종 쇼핑을 했다는 이태원 번화가 상점들에서도 몇 달 전부터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적어도 그가 수십 년 동안 지내온 이태원 한남동 일대에선 지난 9월 말부터 진짜로 잠적한 것이다.
▲ 나훈아가 거주해온 한남동 소재 고급 빌라.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그러나 이번엔 얘기가 조금 다르다. 평소 나훈아와 가깝게 지내던 지인들을 통해 나훈아가 중병을 앓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 것. 또 다시 시작된 설들의 향연은 나훈아가 최근 부산의 한 화장실에서 쓰러져 A 종합병원 특실에 입원 중이라는 얘기로 발전했다. 그렇지만 그가 A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얘기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보인다. A 병원에 확인한 결과 입원 환자 가운데서 나훈아를 찾을 수 없었던 것. 남들의 시선을 피해 특실에 머물고 있을 가능성까지 배제할 순 없지만 병원 내부 관계자들이 나훈아 입원설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확인 결과 지난 9월 말부터 이태원 일대에서 나훈아의 모습이 보이지 않은 까닭은 그가 해외에 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훈아는 9월 말 출국했다가 11월 16일 귀국했다. 이처럼 그가 자주 해외를 드나들고 있다는 사실은 중병에 걸려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설과 대치된다. 그렇지만 나훈아의 귀국과 동시에 중병설이 나돌기 시작해 건강에 이상이 생겨 급거 귀국한 게 아니냐는 추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풀리지 않는 의문은 이태원 일대에서 나훈아가 종적을 감춘 시기를 즈음해 그의 친형이 운영하던 음식점도 문을 닫았다는 부분이다. 음식점 주변을 취재하던 과정에서 기자는 이태원 주민들로부터 새로운 사실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몇 달 전부터 나훈아 친형이 건강에 이상이 생겨 가게에 나오지 못했다는 것. 나훈아의 친형이 운영하던 음식점 단골 고객이었다는 한 이태원 주민은 “몇 달 전부터 가게 사장님이 안보여 그분 부인에게 물어봤더니 몸이 안 좋아서 그렇다며 자신도 남편 병 간호를 위해 당분간 가게에 자주 나오지 못할 것이고 가게는 아들이 운영할 것이라고 했다”는 얘기를 들려줬다. 그리고 얼마 뒤 아예 가게 문을 닫아 버렸다.
평소 나훈아는 친형과 매우 각별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친형 역시 오랜 기간 이태원에 거주했는데 이태원 주민들은 한동안 나훈아가 친형과 함께 살기도 했다고 얘기한다. 나훈아의 친형이 운영해온 음식점 역시 나훈아 명의로 되어 있는 업소였다. 이런 까닭에 나훈아가 아닌 친형의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것이 와전돼 나훈아 중병설로 발전했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