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일반 사병으로 입대한 김태우. | ||
연예사병의 정식 명칭은 ‘홍보지원대원’으로 국방홍보원 소속이다. 실제로 연예사병에 대한 세간의 인식은 일반 사병에 비해 손쉽고 편한 군생활로 굳어져 있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이를 특혜인 양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그런데 기자가 연예사병과 관련된 취재를 시작한 이유는 이와 상반된 제보를 접했기 때문이었다. 제보는 국방홍보원이 홍보를 위해 너무 무리하게 연예사병을 이용하려 한다는 내용이었는데 그런 과정에서 일부 연예사병과 국방홍보원이 갈등을 겪기도 했다는 것. 이런 얘기가 연예계에 나돌면서 입대를 앞둔 톱스타들이 연예사병을 꺼린다는 소문까지 들렸다.
가장 큰 갈등 원인은 국방홍보원이 군 홍보를 위해 스타 출신 연예사병에게 무리한 공중파 출연을 요구한다는 것. 실제로 인기스타 출신일수록 군복무 기간 중에는 공중파 출연을 꺼리는 편이다. 군복무 중에도 자주 TV에 얼굴이 노출될 경우 괜한 오해를 사 안티 팬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
연예계에선 이런 얘기가 오가는데 국방홍보원은 어떤 입장일까. 이에 대해 국방홍보원은 기본적으로 “연예사병도 군인인 만큼 상부의 명령이 있으면 따르는 게 기본인데 갈등이 있었다는 말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공중파 출연에 대해선 “그들의 주 임무는 국군방송 및 각종 위문행사 출연으로 공중파 출연은 출연 목적에 맞는 사유 발생 시에 이뤄지는데 그 과정은 다른 현역 군인과 같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면서 “일반 시청자들도 국군방송(KFN)을 통해 그들의 모습을 얼마든지 접할 수 있는데 무리해서 공중파에 출연시킬 이유가 없다”고 설명한다. 지난 11월 20일 전역한 문희준에 대한 얘기도 들을 수 있었다. 연예사병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국방부 우지헌 중령은 “문희준의 경우 입대 전 안티 팬이 워낙 많았던 터라 의도적으로 공중파에 출연하는 일이 없도록 미리 조치했었다”고 설명한다.
▲ 일반사병 입대설이 나도는 김동완(왼쪽)과 에릭. | ||
사실 연예인들이 연예사병을 꺼리는 결정적인 이유는 이미지 제고에 있다. 몸은 고되지만 전방 부대에서 일반 사병으로 복무하는 게 전역 이후 이미지 제고에 더 도움이 될 거라는 인식 때문. 이에 대해 우 중령은 “연예인 출신 홍보지원대원들은 군 복무기간 동안에도 예전의 일들을 지속할 수 있어 속칭 ‘감’을 유지하는 데 매우 좋다는 반응이다”라고 얘기한다. 또한 연예사병의 업무량이 너무 많아 일반사병보다 편할 게 없는 만큼 차라리 일반사병으로 복무하는 게 낫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에 대해 국방홍보원 관계자는 “편한 군 생활을 영위하는 특혜를 누리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으나 업무량이 다소 많은 게 사실이라 이로 인해 홍보지원대 선발을 꺼린다면 이는 개인의 판단일 뿐”이라며 “그렇지만 연예사병 출신들이 하나같이 전역 이후에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현재 병장으로 복무 중인 가수 김범수 역시 “연예활동이라는 특수한 분야에서 종사하다 군에 입대하여 개인의 장점과 특기를 살려 방송을 제작하고 장병들을 위문해 군의 사기진작에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얘기한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