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장영석 기자 zzang@ilyo.co.kr | ||
역대 연예인 결혼식 사상 최연소 주례의 주인공은 바로 컬투의 정찬우다. 2년 전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 출연중인 후배 개그맨 김주현의 결혼식에서 정찬우가 주례를 맡았는데 당시 그의 나이가 만 38세였다. 정찬우는 주례사를 “너무 어린나이에 주례를 맡아 송구스럽고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로 시작했다. 뭐니 뭐니 해도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사회를 맡은 컬투의 김태균이 주례 정찬우를 소개하는 순서. 그다지 소개할 만한 약력이 없었던 탓인지 김태균은 “오늘의 주례는 주례 경력 0회, 1991년 11사단 사단장 표창장 수상, 1992년 자동차 운전면허 1종 보통 획득, 2005년 8월 도전 1000곡 왕중왕 수상에 빛나는 개그맨 정찬우 씨입니다~”라고 소개 했다.
연예인의 결혼식 주례를 맡은 선배 연예인들은 대부분 현장에서 즉석으로 요청하는 인터뷰를 거절하곤 한다. 주례를 앞두고 너무 떨리기 때문이라는 게 공통된 이유다. 2년 전 배우 박해일의 결혼식 주례를 맡았던 배우 변희봉은 주례를 맡은 소감을 묻자 “주위에 사람이 없어 내가 하는 것일 뿐”이라며 부리나케 자리를 피했고 배우 정웅인 윤용현 개그맨 안상태 등의 결혼식 주례를 맡았던 이덕화 역시 현장에서 만나면 특유의 목소리로 “이상하게 떨린다”며 긴장된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 하지만 연예인의 끼와 피는 속일 수 없는 법, 그렇게도 떨린다고 몸 사리던 주례 선생님들도 막상 단상 위에 올라 마이크만 잡으면 좌중을 휘어잡는 특유의 직업 본능을 보여주곤 한다.
▲ 연예인 결혼식 사상 최연소 주례를 맡은 컬투의 정찬우. 연합뉴스 | ||
얼마 전 결혼에 골인한 그룹 원투의 송호범. 그의 결혼식 주례는 평소 존경하는 선배 가수 태진아가 맡았다. 평소와는 달리 근엄하게 주례사를 읊던 태진아, 하지만 끼를 감출 수 없었던지 축가를 부르는 순서에서 돌발 이벤트를 선사했다. 이날 축가를 맡은 이는 태진아의 아들이자 신랑 송호범의 절친한 친구인 가수 이루. 이루의 축가가 끝나자 태진아는 “나도 축가를 하고 싶다”며 즉석으로 축가를 불러준 것. 예상치 않은 순서라 반주가 준비되지 않았지만 태진아는 자신의 노래를 결혼식에 맞게 개사해서 들려줬다. 아마 결혼식에서 주례가 축가까지 부른 것은 태진아의 경우가 전무후무한 사례가 아닌가 싶다.
▲ 이경규(왼쪽), 조영남 | ||
그렇다면 가장 훌륭한 주례는 누구일까. 2006년 개그맨 강호동의 결혼식에 주례를 맡았던 개그맨 이경규가 으뜸으로 꼽힌다. 그는 “결혼은 3주를 만나고 3개월을 사랑하고 3년을 싸우고 30년을 참는 일” “집에 불이 나는 일 외에는 절대 고함을 치지 마라” “완벽하게 속일 자신이 없다면 거짓말을 하지 마라” 등의 주옥같은 얘기를 쏟아냈다.
KBS 연예가중계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