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2월 나훈아가 돌연 모든 연예계 활동을 중단했다. 이를 두고 은퇴설이 돌았지만 나훈아 측은 “1년 정도 휴식기를 가질 것”이라며 이를 부인했다. 그리고 1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무수한 소문이 생성됐다. 애초 소문은 이혼설이었다. 그런데 중병설로 확대되더니 어느 순간 야쿠자 폭행설로까지 나돌고 있다.
야쿠자 폭행설에 연예인 K가 연관돼 있다는 내용이 더해지면서 K가 누군지에 관심이 집중됐는데 급기야 김혜수와 김선아가 직접 나서 자신들은 무관하다고 밝히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곧이어 경찰이 야쿠자 폭행설을 내사하고 있다는 보도가 터져 나왔다.
그러는 사이 나훈아와 관련된 모든 소문은 뒤에서 수군대는 ‘루머’의 수준을 뛰어 넘어 마치 사실인 양 호도되기 시작했다. 소문이 사실이니까 경찰까지 수사에 착수한 거 아니냐는 인식이 확산된 것. 확인 결과 경찰이 야쿠자 폭행설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나훈아 관련 소문이 너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만큼 경찰 역시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내사’에 들어간 것일 뿐이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나훈아의 소재를 파악하는 것. 부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나훈아 씨가 지난 5일 아랍에미리트에서 입국해 국내에 체류 중”이라며 “나훈아 씨의 신병과 관련된 소문의 진위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정확한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훈아와 관련해 온갖 소문이 돌고 있지만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그가 자주 해외를 오갔다는 부분이다. 나훈아 중병설이 나돌기 시작한 11월 말에 확인한 결과 나훈아가 싱가포르를 통해 11월 16일 귀국한 사실이 확인됐다(<일요신문> 811호 참조). 그리고 또 1월 5일에 입국한 사실이 확인됐을 정도로 그는 자주 해외를 오갔다. 이는 곧 건강에는 커다란 문제가 없다는 얘기가 되는 만큼 그동안의 암투병설, 중풍설 등의 중병설은 모두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경찰 역시 지난 1년 사이 나훈아의 건강보험 진료기록을 확인한 결과 치과 치료를 받은 것이 유일하다고 밝혔다. 행여 은밀히 치료를 받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경찰은 부산 지역에서 나훈아 관련 소문이 나도는 병원 네 곳에 일일이 형사를 보내 확인을 거쳤지만 드러난 사안은 없었다. 지난 12월 초 <일요신문>이 직접 부산 일대를 확인 취재했을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 워낙 소문이 횡행한 데다 당사자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객관적인 정황이나 경찰 조사 내용으로 볼 때 대부분의 소문은 사실과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는 사이 기존의 모든 소문을 뒤엎는 나훈아 컴백설까지 불거져 나왔다. 우선 나훈아의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공연을 통해 컴백하기 위해 어느 공연기획사 관계자와 접촉을 갖고 있다는 내용이 <스포츠칸>을 통해 보도됐다. 그런데 그동안 나훈아와 함께 일해 온 측근들이 “컴백설 역시 하나의 설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보이며 “떠도는 소문과 달리 나훈아는 잘 지내고 있지만 2008년 연내에 공연을 여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하고 있다.
▲ 나훈아의 사무실(오른쪽 건물)과 연결돼 있는 레스토랑 ‘휘겔’. 사무실 용도로 내부공사 중이었다. | ||
현장에서 만난 한 공사 관계자는 “내부공사가 끝나면 이곳을 나훈아 씨 사무실로 쓸 예정”이라고 얘기한다. 자세히 보니 현재 공사 중인 옛 휘겔 공간은 옆 건물 2층에 있는 예솔 사무실을 오갈 수 있도록 연결돼 있었다. 결과적으로 기존 사무실에 옛 휘겔 공간을 더하는 방식으로 사무실을 증개축하고 있는 것. 나훈아를 둘러싼 갖가지 소문으로 사회 전체가 들썩거리고 있는 데 반해 나훈아의 사무실은 증개축을 위한 공사가 한창이었다. 사무실 증개축이 컴백을 위한 사전 준비 과정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
나훈아의 가수 활동을 중단하고 지금까지 그의 입을 통해 나온 말은 “1년 정도 쉬고 돌아 오겠다”는 약속뿐이었다. 만약 그가 약속처럼 1년이 지난 시점인 요즘 컴백 준비에 들어간 것이라면 그동안의 모든 소문은 순식간에 사라져 버릴 것이다. 그러나 컴백설 역시 하나의 설일 뿐 당사자는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나훈아의 가족들과도 접촉해봤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우선 나훈아와 매우 각별한 사이로 알려진 친형은 건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쉽게 만날 수가 없었다. 대신 나훈아의 여동생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강화도에서 살고 있는 첫째 여동생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오빠(나훈아)와 연락하지 않고 지낸 지 오래돼 근황을 잘 모른다”면서 “만약 무슨 일이 있었다면 연락이 있었을 텐데 아직까지 전혀 소식이 없다”고 설명했다.
나훈아의 어머니를 돌보고 있다는 둘째 여동생을 만난 것은 나훈아의 사무실에서였다. 아라기획에서 예솔로 바뀐 사무실의 대표가 바로 나훈아의 둘째 여동생이었던 것. 지난 12월 초 처음 만났을 당시 그는 기자의 모든 질문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어머니와는 통화하고 지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도 “모른다”라고 답했고 중병설에 대해서도 역시 “아는 게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경찰 내사 사실이 알려진 지난 18일 다시 사무실을 찾아 그를 만났지만 짜증스러운 반응을 보일 뿐 아무런 대답도 들려주지 않았다. 현재 진행 중인 사무실 증개축 공사 목적에 대해서도 역시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측근들과의 연락이 끊긴 상황에서 가족들마저 입을 닫고 있는 사이 그를 둘러싼 소문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