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주인공은 엄상익 변호사와 이재만 변호사다. 엄상익 변호사는 취재 과정에서 송일국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김 기자의 변호를 맡았고, 이재만 변호사는 김 기자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라며 명예훼손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송일국의 법적대리인이 됐다. 이들의 맞대결은 두 변호사가 걸어온 행보의 연장선상에 있다. 인권변호사로 활동한 엄 변호사는 사회적인 관심이 집중된 대도 조세형, 탈옥수 신창원 등의 변호를 맡아 왔다. 또한 연예전문 변호사로 유명한 이 변호사는 개그맨 권영찬, 가수 편승엽 등의 변호를 맡아 이들의 누명을 벗겨주었다.
사실 이들은 한 차례 대형 사건에서 맞붙을 뻔했다. 주병진 성폭행 혐의 사건으로 엄 변호사는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강 아무개 씨의 변호를, 이 변호사는 억울함을 호소한 주병진의 변호를 맡았다. 다만 맞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1심에선 엄 변호사가 변호를 맡은 강 씨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주병진이 유죄를 선고받았으나 당시 주병진의 변호인은 이 변호사가 아니었다. 2심에선 엄 변호사가 강 씨의 변호에서 손을 떼고 이 변호사가 주병진의 변호를 맡았다. 결국 2심에선 주병진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무죄가 선고된 바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