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비천무>의 방영까지 4년여의 시간이 소요된 까닭은 최초의 사전제작 드라마답게 드라마 외주제작사의 정당한 몫을 요구한 ‘원죄’ 때문입니다. 드라마 사전제작을 담당한 외주제작사가 드라마 관련 권리의 대부분을 갖고 방송국은 드라마 방영과 관련된 권리만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죠. 이 주장을 받아들일 경우 드라마 시장 전체를 요동칠 수 있다고 판단한 공중파 방송국들이 <비천무> 방영에 머뭇거려 왔습니다. 항간에선 공중파 방송 3사가 <비천무>를 방영하지 않기로 담합했다는 소문도 있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세상이 변했습니다. 서서히 드라마 외주제작사의 정당한 권리 행사가 받아들여지기 시작했고 <태왕사신기>가 그 정점이 됐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비천무> 역시 방송 전파를 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런 까닭에 기자는 <비천무>의 건투를 기원합니다. 돈키호테처럼 드라마 시장에 나타난 <비천무>가 그동안의 시련을 딛고 비상할 수 있기를 말이죠.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