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김동완 <돌려차기>, 에릭 <나는 달린다>, 이훈 <사랑과 야망>, 신민아 <무림여대생>. | ||
얼마 전 인터뷰를 통해 만난 배우 신민아는 데뷔 9년째인 올해가 자신의 연기 인생에서 가장 기대되는 한 해라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올 한 해 그가 출연한 영화가 무려 세 편이나 개봉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연기가 무척이나 즐겁고 행복한 일이란 사실을 깨달은 지 얼마 안됐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였다. 신민아는 “그동안 높은 인기에 비해 무척이나 답답한 연기생활을 해왔다”고 말한다. 그는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무림여대생>을 자신의 연기 인생에서 터닝 포인트였다고 말한다. 영화를 찍으며 고난이도의 액션 연기를 훈련했지만 즐겁게 몰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런 즐거운 감정을 통해 연기가 ‘해야 하는 일’에서 ‘하고 싶은 일’로 바뀌는 경험을 체험하게 됐다고 얘기한다.
‘몸짱’ 배우 이훈은 누가 뭐라 해도 자신을 연기파 배우로 만들어준 드라마 <사랑과 야망>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이훈은 <사랑과 야망> 출연 초반 과거 이덕화의 모습을 흉내 내는 것 같다는 지적을 들으며 연기력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하지만 회가 거듭될수록 안정된 연기력을 선보여 네티즌으로부터 ‘이훈의 재발견’이라는 칭찬을 듣기도 했다. 문제는 이훈이 이런 네티즌들의 반응을 김수현 작가에게 전하면서 발발했다. 그 얘기를 들은 김수현 작가의 대답은 이훈에게 굴욕 그 자체였다. “대한민국 5000만이 다 괜찮다고 해도 내가 아니면 아닌 거야!” 이후 이훈은 이 드라마를 통해 SBS연기대상 연속극부문 남자연기상을 수상했다. 이훈은 수상 소감으로 “그동안 이훈 연기가 어디 연기였냐”면서 “저를 진짜 배우로 만들어준 김수현 작가에게 이 상을 바친다”며 존경심을 표시했고 김수현 작가는 후속작 <내 남자의 여자>에 이훈을 캐스팅함으로써 인연을 계속 이어갔다.
최정상 댄스그룹의 멤버에서 연기자로 변신하는 데 성공한 그룹 신화의 김동완. 그의 길지 않은 연기 인생에도 분명한 터닝 포인트가 있었다. 바로 그 작품은 영화 데뷔작 <돌려차기>. 김동완은 이 작품이 자신의 터닝 포인트가 된 이유를 매우 쉽게 설명한다. 영화가 흥행에 실패했기 때문^^. 영화를 본 관객은 고작 6만 명이었고 그나마도 조기 종영으로 내몰리는 수모를 당했다. 김동완은 당시 너무나 마음이 괴로웠던 탓에 데뷔 이후 한 번도 피지 않았던 담배까지 피우게 됐다고. 그는 인터뷰에서 “당시 연예계 생활에 대한 두려움이 극에 달했었다”며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은 끝없는 마인드 컨트롤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배우로서 자신의 몸과 마음을 망가트리는 행위는 또 다른 슬럼프를 가져올 거란 생각에 김동완은 방황의 시기를 뒤로하고 다시 한 번 신발 끈을 조였다. 그런 각오로 무장하고 출연한 작품이 바로 드라마 <슬픔이여 안녕>. 이 드라마는 시청률 30%를 넘는 빅히트를 기록했다.
신화의 멤버로서 김동완과 함께 연기자 변신에 성공한 가수 에릭 역시 연기 데뷔 작품인 <나는 달린다>가 자신의 인생을 바꿔놓은 작품이라고 말한다. 에릭은 그 이유를 자신의 모습이 너무 ‘없어 보였기’ 때문이라고. 가수 시절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 6인의 단체생활에 길들여진 그에게 혼자 해야 하는 연기는 여간 힘겨운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그는 처음으로 간 촬영현장에서 잔뜩 주눅이 들어 쿵쾅쿵쾅 뛰는 심장소리가 마이크에 잡히지 않을까 걱정했을 정도라고 털어 놓는다. 본인은 그렇게 걱정과 두려움으로 임한 첫 작품이었지만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이는 데 성공했고 이후 드라마 <불새>를 통해 놀랄 만한 연기력 향상을 선보인 에릭은 배우 문정혁으로 다시 우뚝 서게 했다.
KBS 연예가중계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