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건(오른쪽)과 하정우. | ||
#침묵형
드라마 <히트>, 영화 <추격자> 등을 통해 대중에게 자신을 확실히 각인시킨 배우 하정우(본명 김성훈)는 요즘 충무로의 떠오르는 블루칩이다. 그런 그가 얼마 전에 아버지 김용건이 거주하고 있는 일산 집을 떠나 잠원동으로 독립했다. 미혼 자녀의 독립이라면 으레 부모의 원조가 뒤따를 테지만 하정우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김용건이 단호히 “독립하려면 혼자 힘으로 해내라”고 말했기 때문. 결국 말을 꺼낸 지 2년 후에야 하정우는 자신의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주변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용건은 하정우의 배우 활동에 있어서도 개입하지 않기로 유명하다. 이에 대해 김용건은 “내가 방송과 관계가 없었다면 간섭했겠지만 어려서부터 내 생활을 봐왔는데 가타부타하는 것은 구태의연하다”며 “우리 때와는 많이 달라져서 오히려 내 말이 혼선을 줄까봐 나서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말했다.
▲ 태진아(오른쪽)와 이루. 오른쪽은 이덕화(오른쪽)와 딸 이지현. | ||
그룹 쥬얼리의 새 멤버인 하주연은 배우 하재영의 딸이다. 하재영 역시 딸의 연예계 입문에 적극 나서기보다는 뒤에서 격려를 보낸 스타일이다. 당초 발레를 전공하던 하주연의 연예계 진출을 반대했던 하재영은 결국 딸이 가수로 데뷔해 인기를 얻자 함께 인터뷰에 응하는 등 소극적인 지원은 마다하지 않지만 되도록 앞에 나서지 않으려고 한다.
고(故) 김무생도 아들 김주혁을 위해 대대적으로 나서기보다는 원하는 작품을 할 수 있도록 조언자의 역할에만 충실했던 아버지였다고 한다.
▲ 하재영과 딸 하주연. | ||
현재 군복무중인 가수 이루(본명 조성현)는 전 국민이 다 아는 가수 태진아(본명 조방헌)의 아들. 사이 좋은 부자간으로도 유명한 그는 아버지의 열성적인 지원으로 유명하다. 일례로 이루가 2집 앨범에서 리메이크한 ‘옥경이’는 태진아가 직접 피처링에 참여했다. 이루가 아버지이자 소속사 사장인 태진아에게 다른 가수와 함께 ‘옥경이’를 불러도 되느냐는 의견을 묻자 태진아가 아들을 위해 직접 팔걷고 나선 것. 음악적 조언도 아끼지 않고 이루의 곡 선택에도 태진아가 적극 의견을 제시하곤 한다. 태진아의 한 측근은 “소속사 사장의 위치에서만 음악 선택에 개입한다”며 “여느 회사 사장이 소속 가수를 키우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루의 매니저는 “태진아 본인이 집에 못 들어오는 일이 있어도 아들 스케줄은 꼼꼼히 챙기고, 늦게까지 일하더라도 일찍 일어나서 아들이 나가는 건 꼭 본다”고 말한다. 이루 또한 마찬가지다. 이루는 늘 입버릇처럼 “아버지는 높아서 쳐다볼 수도 없는 벽이다”라며 “그걸 오르려 하는 대신 그 옆에 똑같은 벽을 세우고 싶다”고 말한다.
배우 이예춘의 아들인 연기자 이덕화도 대를 이어 연기자가 된 딸 이지현에 대한 사랑을 아끼지 않는다. 얼마 전 딸과 함께 가발 광고에 출연하게 된 이덕화는 연기지도와 함께 아직 신인인 이지현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코믹한 행동도 불사했다고. 이런 아버지에 대해 이지현은 “바쁘고 힘들어도 그런 내색 없이 항상 아끼고 챙겨준다”며 이덕화의 자상한 면모를 말했다. 이덕화는 “다른 아버지들과 똑같이 하는 것”이라며 “인내를 가지고 열심히 임해 좋은 연기자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문다영 객원기자 dy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