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검찰의 연예계 비리 수사가 시작될 당시만 해도 연예계 괴롭히기 정도에서 수사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보는 시선이 더 우세했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의 로비는 이뤄질 수 있겠지만 연예계 역학구도가 변했고 방송 PD들의 인식도 달라졌다고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더 교묘한 수법들이 동원되며 연예계 비리는 곪을 만큼 곪아 있음이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그 중심에 팬텀엔터테인먼트(팬텀)가 있습니다. 사실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김용만 등 인기 메인 MC를 보유한 팬텀이 특정 방송사와 등을 돌리면 해당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이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독주’의 이면에선 주식과 주가 정보, 카지노 칩, 그리고 가명 계좌 등을 통한 각종 로비가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제 아무리 연예기획사가 잘나가고 스타의 힘이 대단해도 방송국의 그것에는 미치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는 사이 로비 능력이 떨어지고 스타급 연예인도 없는 중소 연예기획사는 도태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10년 전에 비해 대형 연예기획사의 수는 급증했습니다.
과연 이번엔 모든 비리들을 뿌리 뽑을 수 있을까요. 사실상 불가능할 것입니다. 다만 로비의 유혹에 대한 확실한 경고라도 될 수 있기를 바라는 게 현실이 아닌가 싶어 무척이나 씁쓸합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