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카세트테이프가 오래된 물건이란 점은 아이러니하게도 카세트테이프가 잘 팔리고 있는 가장 큰 이유다. 생산관리 책임자인 수지 브라운은 “아직도 음악가들 사이에서는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면서 “따뜻한 아날로그 사운드를 선호하는 독립 밴드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카세트테이프 시장은 점차 커지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이를 나타내듯 현재 이 회사 매출의 약 70%는 음악 카세트며, 소니 뮤직, 유니버셜 뮤직 등 메이저 음반회사를 비롯해 소규모 인디밴드들과도 계약을 맺고 있다. 또한 35세 이하의 젊은층 사이에서 mp3 대신 아날로그 사운드를 즐겨 듣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는 점도 매출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NAC가 다시 재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한 곳만 바라본 ‘외고집’ 경영 때문이다. 지난 90년대 대부분의 카세트테이프 제조회사들이 CD 제조회사로 방향을 전환했던 것과 달리 NAC는 꿋꿋이 시장에 남아 카세트테이프를 생산해왔다. 오히려 경쟁사의 장비를 사들이면서 사업을 확장했다. 이와 관련, 스텝 회장은 “우리 회사의 영업 방식 모델은 한 길만 걸어온 외고집과 뚝심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스텝 회장이 이렇게 뚝심 있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데에는 카세트테이프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나는 언젠가 다시 카세트테이프가 유행하게 될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라고 말했다. 이런 그의 이런 예상은 적중한 셈이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