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현정. | ||
최근 홍상수 감독의 새 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에 노 개런티로 출연하며 연기 활동을 재개한 고현정은 탈 신비주의 스타의 대표주자로 분류되고 있다. 이혼 이후 연기 활동은 재개했지만 대중과의 접촉 빈도는 극히 저조했다. 언론 인터뷰를 최대한 자제했으며 예능 프로그램에는 거의 출연하지 않았다. 출연하는 작품을 제외하고는 그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없다시피 했다.
그런데 고현정이 SBS 파워FM <최화정의 파워타임>과 MBC 표준FM <별이 빛나는 밤에>에 연이어 출연하며 탈 신비주의를 선언했다. 재치 있는 입담을 과시하며 털털한 면모를 과시한 고현정은 자신을 둘러싼 루머까지도 농담으로 받아 넘기는 여유까지 선보였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라디오에 출연한 것이지만 이것 하나로 신비주의 콘셉트를 완전히 버렸다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그렇지만 최근 그는 <씨네21>과의 인터뷰를 통해 탈 신비주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조금 더 매체에 노출되고 싶어요. 되도록 많이 TV에 나와서 아이들에게 엄마 모습과 엄마가 하고 있는 일을 보여주고 싶어요”라는 바람을 내보인 것. 재벌가와의 결혼과 이혼, 그리고 떨어져 지내는 두 아이 등이 고현정 신비주의의 원인이라 분석되곤 했으나 본인은 오히려 이를 이유로 탈 신비주의를 선언한 것이다.
▲ 서태지. | ||
서태지는 극성팬들로부터 자유로운 생활을 위해 신비주의 콘셉트를 유지해왔다. 활동 기간을 제외하곤 그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잠행에 돌입했었다.
물론 매번 새 앨범을 발표할 때에는 공연 등을 통해 팬들과의 접촉을 유지해왔지만 이번에는 활동의 폭이 훨씬 더 넓어졌다. 특히 서태지의 인간적인 모습과 미니콘서트를 담은 서태지 컴백 스페셜 <북공고 1학년 1반 25번 서태지>를 통해 그는 솔로 컴백 및 결혼에 대한 생각과 신비주의 등 팬들이 궁금해 하는 서태지에 대한 얘기를 진솔하게 들려줬다.
이런 서태지의 변화를 두고 다양한 원인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서태지컴퍼니에서 프리랜서로 근무했던 한 여성 팬이 피소당한 사건이 결정적이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서태지컴퍼니에서 프리랜서로 근무하며 대중과 서태지 사이의 가교 역할을 담당한 이 여성은 팬들에게 서태지와의 친분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여성이 서태지컴퍼니에서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았으며 다른 팬들에게 돈을 빌리기도 했다는 것. 제3의 피해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서태지컴퍼니는 공식 홈페이지에 “어떠한 경우라도 제3자를 대리인으로 세우지 아니하며 개인에게 금전적인 요구 등의 비상식적 거래를 하지 않습니다”라는 내용의 공지를 올리기도 했을 정도다. 가요 관계자들은 이처럼 신비주의 전략이 악용당하는 사례까지 등장하자 서태지가 신비주의에서 벗어나려 하는 것 같다고 설명한다.
▲ 이영애(왼쪽), 이나영. | ||
이나영 역시 비슷한 까닭으로 신비주의 스타가 됐다. 김기덕 감독의 신작 <비몽>으로 오랜만에 연기 활동을 재개한 그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마땅한 작품이 없어 한 템포 늦췄는데 한국 영화 산업이 이렇게 가라앉을 줄은 몰랐다”고 얘기한다. 영화관계자들 역시 한국 영화가 너무 남성 캐릭터 위주로 돌아가다 보니 톱스타급 여성 배우들의 설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