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집 타이틀곡 ‘노바디’를 통해 국내 최정상급 여자 아이돌 그룹의 입지를 굳힌 원더걸스.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 ||
선예
원더걸스의 첫 멤버는 리더인 선예로 지난 2001년 JYP 사단의 영재육성 프로그램에서 발탁되어 JYP 소속 연습생이 됐다. 그 후 7년간 연습생으로 지내며 기량을 갈고 닦아 원더걸스의 리더가 됐다.
이미 알려진 대로 선예는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몸이 편찮으신 아버지와 함께 할머니 할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언제 연예계에 데뷔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선예는 외동딸이자 손녀로서 도리를 다했다. 이를 입증하듯 서울 송곡여자중학교에 재학하던 시절 선예는 효행상 및 선행상을 휩쓸었다.
특히 기나긴 연습생 시절임에도 연예인이란 허황된 꿈을 쫓기보다는 현실에 충실했다. 선예의 송곡여중 1~3학년 담임 선생은 전근 및 퇴임으로 만나볼 수 없었지만 선예를 가르쳤던 한 교사는 선예가 “성적우수 장학금을 받을 정도로 공부를 잘하는 아이였다”고 회고했다. 특히 일상에서는 다소곳한데다 말수도 적어 연예인 지망생보다는 모범생으로 인식됐다는 것.
선예가 꿈을 펼치기 시작했던 초등학교 6학년 때의 오디션은 이미 8년 전이 됐지만 선예는 여전한 효녀다. 그는 “할머니가 쓰시고 싶은 것, 사시고 싶은 것을 최대한 해드리고 싶다”며 “최근에 자동차를 장만해 가장 좋은 것은 근교로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모시고 할머니와 함께 밥 먹으러 다녀오는 것이다”라고 말할 만큼 애틋한 가족애를 보이고 있다.
▲ 가요계를 연이어 강타하고 있는 원더걸스는 너무 어린 나이에 데뷔해 주위로부터 걱정하는 시선도 많이 받았다고. | ||
원더걸스의 막내멤버 소희는 초등학교 4학년 무렵, 부모님의 이혼으로 여섯 살 위의 언니와 함께 아버지와 살기 시작했다. 소희의 아버지 안병관 씨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오토바이 택배 일을 하며 두 딸을 키워냈는데 이 꿋꿋한 아버지의 의지와 노력이 소희에게 큰 힘이 됐다. 소희는 어릴 때부터 키워오던 꿈을 잊지 않고 부단한 노력 끝에 초등학교 6학년 때 오디션에 합격, JYP사단에 들어가게 됐다. 그 후 원더걸스로 데뷔하기까지 3년 동안 소희는 학교 공부와 트레이닝을 병행하게 된다.
소희는 JYP 소속이 된 후에도 자신이 연예인 지망생이라는 티를 내지 않았다고 한다. 중1 때에 소풍을 가거나 하면 장기자랑에 나가 곧잘 노래와 춤 솜씨를 뽐내기는 했지만 평소에는 얌전하고 차분한 스타일이었다는 것. 소희의 고려대사대부중 2학년 때 담임인 문희태 씨는 “다른 애들에 비해 예쁘고 노래도 잘하긴 했지만 2학년 2학기 때 ‘곧 데뷔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선생님들 모두 의외라고 생각할 정도로 얌전한 학생이었다”고 회상한다.
비록 1집 활동 때문에 3학년 1학기 동안 잠시 숙소와 가까운 청담중학교로 전학을 가기도 했지만 활동을 핑계로 학교생활을 소홀히 하지는 않았다. 활동 후 성적이 떨어졌어도 그 전까지는 쭉 중상위권 성적을 유지했으며 특히 사회과목을 좋아하는 학생이었다.
예은
노래와 춤을 좋아한 예은은 학교 댄스동아리 ‘하이라이즈’ 활동을 하며 댄스 관련상만 5~6개를 받았을 정도로 재능이 뛰어난 아이였다. 하지만 집안이 엄격해 정작 노래방 출입은 못했다고. 이런 까닭에 처음 예은이 연예인 데뷔를 한다고 했을 때 어머니가 적극 반대를 했다. 하지만 딸이 뜻을 굽히지 않자 “JYP에 합격하면 인정해준다”는 조건을 걸었고, 결국 예은이 합격한 뒤에는 적극적으로 딸의 활동을 지원해줬다.
하지만 막상 고등학교 3학년이 되자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일산에서 청담동 숙소를 오가기도 힘들었을 뿐더러 다른 고3 학생들이 영향을 받을까 걱정하는 시선도 있었다. 이런 까닭에 학교에서도 전학을 권유했는데 예은은 “나는 단순히 졸업장만 따려고 학교 가긴 싫다. 친구들도 많고, 내가 다니던 곳에서 끝까지 마치고 싶다”며 꿋꿋한 의지를 보였다. 그리고 예은은 그 의지를 몸소 실천해 보였다. 연예인이면서도 일반 아이들보다 훨씬 단정한 교복차림에 화장기도 전혀 없이 학교를 다녔고, 새벽 4~5시에 일이 끝나도 잠깐 눈을 붙이다 1교시 전에 등교했다.
예은의 고3 담임이었던 김선옥 씨는 “예은이 공부를 제대로 했으면 더 좋은 대학교를 갔을 것”이라고 회고 한다. 실제로 활동 시작 전까지 예은은 전교 10등 내의 성적을 유지했다. 활동 중에는 스케줄 때문에 모의고사 때 언어영역만 치르고 가는 일이 많았는데 매번 언어영역이 1등급이었으며, 한번 제대로 모의고사를 치렀을 때는 수학과 영어도 웬만한 학생보다 좋은 성적을 올렸다고 한다. 이런 까닭에 예은의 어머니는 예은이 경희대에 합격하자 좋아하면서도 내심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
▲ 왼쪽부터 선예, 소희, 예은, 선미, 유빈 | ||
선예 소희 예은과 달리 경주에서 생활하던 선미는 오디션에 합격하면서 정든 고향과 부모님 품에서 벗어나 숙소생활을 하게 됐다. 학교도 숙소와 가까운 청담중학교로 옮기게 됐는데 낯선 환경 속에서도 학교생활을 훌륭히 해냈다는 게 3학년 담임인 송인숙 씨의 전언이다. 특히 송 씨는 “우리 학교에 많은 연예인들이 다녔지만 그 중 선미가 가장 낫다는 말이 모든 선생님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고 말한다.
이를 입증하듯 밝고 예의 바른데다 피곤한 스케줄에도 얼굴을 찡그린 적이 없다는 선미는 새벽까지 스케줄을 소화하고 학교에 온 날에도 수업시간에는 절대 자는 일이 없었다. 또한 욕심이 많아 수행평가도 낼 수 있는 한 꼭 제출했는데 그 수준이 매우 높았을 뿐 아니라 백일장 같은 행사에도 꼬박꼬박 참여했다고 한다. 특히 연예활동 중에도 성적이 부진했던 중국어 공부에 매진해 점수를 많이 끌어올려 노력상을 받기도 했다.
매사에 적극적이고 활동적이었다는 선미는 자기 주관도 뚜렷했는데 한번은 선생님이 “너는 공부해도 좋은 성적으로 원하는 학교에 갈 것 같다”고 얘기하자 “자신은 있지만 이왕 이 길을 선택한 만큼 열심히 하고, 매사에 충실히 하겠다”고 말해 똑 부러진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유빈
원더걸스가 데뷔한 해인 2007년 7월 경 원년 멤버였던 현아가 만성장염으로 고생하다 건강상의 문제로 팀을 탈퇴하자 원더걸스는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위해 9월 새 멤버인 유빈을 영입한다. 실상 마지막 멤버인 유빈은 안양예술고등학교에 입학했으나 곧 어머니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생활하게 됐다. 하지만 미국에서 고등학교에 다닐 때에도 가수의 꿈을 버리지 않았고, 결국 고등학교를 중퇴하는 대신 노래와 춤을 열심히 연마하며 검정고시를 준비, 졸업장을 따는 등 자립적인 모습을 보였다. 결국 이 확고한 주관과 노력이 JYP사단 눈에 들었고, 곧바로 발매된 정규 1집에서 <텔미>의 랩파트를 맡은 유빈은 원더걸스의 폭발적 인기에 일조하게 됐다. 데뷔 초 멋진 몸매와 까무잡잡한 피부로 성숙한 매력을 뽐냈던 유빈은 멤버들 사이에서 여전히 섹시 파트 담당으로 생각되고 있다고 하니 현재의 원더걸스를 완성하게 된 것은 유빈이 영입된 지난해 9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유빈의 어머니는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데 올 초 유빈을 보기 위해 한국에 들어왔다가 유빈이 번 돈으로 대접한 한정식을 먹으며 한참을 울었다는 후문이다.
문다영 객원기자 dy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