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진(태진):최근 콘셉트를 ‘섹시’에서 ‘귀여움’으로 바꿨어요. 주변 반응이 어때요?
솔비:주위에선 더 좋고 잘 어울린다는 얘길 많이 들어요. 스스로 섹시보다 큐티가 더 어울릴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솔직한 마음은 섹시가 나와 더 어울릴 것 같고 더 섹시로 가고 싶었거든요.
태진:맞아요. 내 생각에도 섹시가 너무 잘 어울렸어요. 힙합하는 외국 가수들처럼 에너지가 넘친다고 할까, 마치 한국의 비욘세 같았어요.
솔비:안돼요. 그런 얘기 나오면 욕먹어요. 그런 거짓말 하고 싶지도 않고.
태진:음반 활동이랑 <우리 결혼했어요> 촬영을 함께 하는 게 쉽진 않았을 것 같아요.
솔비:다른 활동을 하면서 음반 준비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욕심이 컸어요. 솔비가 다양한 매력을 가진 가수임을 보여주는 게 목표였어요. 목표가 분명해서 그런지 더 재밌었던 거 같아요.
태진:언젠가 인터뷰 기사에서 남들이 가수인지 모르고 개그우먼이나 연기자로만 아는 게 서운하다고 얘기한 걸 본 적 있어요. 최소한 이번 음반으로 원래 뭐하는 사람인지는 알린 것 같아요.
솔비:그 부분이 가장 만족스러워요. 난 아직 나이도 어리고 데뷔한 지도 얼마 안된 만큼 앞으로도 보여드릴 게 정말 많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너무 한 번에 다 보여드리면 연예계 생명이 짧아질 수 있는 만큼 천천히 모든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번 음반에선 가수로서 좋은 음악과 퍼포먼스, 매력 등을 나타내려 했어요.
태진:예전에 인터넷에 말도 안되는 얘기가 떠돌았잖아요. 하지도 않은 말들이 솔비 어록이라고 떠돌아 버릇이 없다는 오해도 많이 받고.
솔비:괜찮아요. 오히려 선배님들은 그런 소문이 날수록 기죽지 말라며 더 예뻐해 주시니까. 방송은 방송일 뿐이라는 걸 다 아는 프로들이시잖아요. 욕먹을 것까지 무릅쓰고 재미를 위해 방송에서 한다는 걸 그 분들은 다 아시니까요.
태진:‘쫑’낸 결혼 생활에 대해 물어 볼게요.
솔비:아! 얼마 전에 이혼한 거요?
태진:그러네. 이렇게 인터뷰하면서 이혼 얘길 부담 없이 하는 건 처음이에요. 이혼 이후에도 서로 연락은 주고받나요?
솔비:아니요. 서로 스케줄을 잘 아니까…. 많이 바쁘잖아요. 그리고 이혼하고 나니까 더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더라구요.
태진:7개월 동안이나 가상이지만 부부로 지냈는데 살짝 보고 싶을 것 같기도 해요.
솔비:그럼요. 가상이지만 결혼 생활을 하며 쌓은 정은 무시 못 하죠.
태진:<우결>에 가족들도 몇 번 출연했었는데 부모님도 앤서방 그리워하지 않아요?
솔비:부모님보다는 언니가 그 때를 그리워해요. 워낙 <우결> 팬이었던 데다 연예인이 아닌 언니 입장에선 앤디 오빠를 가까이서 본 게 특별한 경험이었대요.
태진:<우결>에서 하차하는 아쉬움이 더 컸을 것 같아요.
솔비:빠지면서 정말 아쉬웠지만 아주 좋은 타이밍에 잘 빠졌다고 생각해요. 정말 보람찬 프로그램이었어요. 우릴 보면서 다시 신혼 때 느낌이 들었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았고 결혼에 별 생각 없던 분들은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대요. 그런 얘기 들을 때마다 너무 의미 있고 좋은 일을 했구나 싶었어요.
태진:타이푼 새 앨범 들어봤어요? 전에 자신이 있던 자리에 새 보컬이 있는 모습을 보면 기분 묘하지 않아요?
솔비:봤어요. 기분이 약간 묘하긴 했지만 새로 오신 분 목소리가 너무 좋더라고요. 가끔 저 노래를 내가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해요. 아마 나였으면 저렇게 못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나라는 친구 목소리가 너무 예쁘잖아요.
태진:그럼 이제 타이푼에선 탈퇴한 건가요?
솔비:아니에요. 지금 상황을 정확히 탈퇴라고 정리할 순 없지만 당장은 하나라는 새로운 친구가 들어왔으니까 잠정적으로 나와 있는 것일 뿐이에요. 타이푼에 대한 애정도 깊고 그 음악도 사랑해요. 새로 들어온 하나도 잘 됐으면 좋겠고. 다만 내가 잘돼서 타이푼을 버렸다는 얘긴 너무 속상했어요. 여전히 같은 회사고 우린 서로 친하거든요.
태진:솔비 씨가 생각하는 롤 모델은 누구인가요?
솔비:우선 예능 쪽에선 김원희 선배님, 그리고 가수로선 엄정화 선배님이요. 늘 밝으면서 상대를 편하게 해주는 김원희 선배님의 진행 스타일을 정말 좋아해요. 게다가 결혼한 뒤에도 왕성하게 활동하시는 모습도 너무 존경스럽고. 엄정화 선배님은 아마 모든 여가수가 꿈꾸는 롤 모델일 거예요. 특히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는 에너지가 정말 부럽고 존경스러워요.
태진:예능인에 가수까지, 이젠 연기에 도전할 차례인가요?
솔비:연기도 도전할 생각이에요. 그래도 예능은 끝까지 놓지 않을 거예요. 예능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는 일이잖아요. 노래도 계속 하고 싶고. 가장 해보고 싶은 건 OST예요. OST는 작품 속 캐릭터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마력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내가 배우로 출연하는 작품의 OST를 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구요.
태진:연예계에서 활동하며 가장 속상했을 땐 언제인가요? 아무래도 악플이겠죠?
솔비:악플도 그렇지만 연예인으로서의 성장통이 더 힘들었어요. 인기를 얻으면 얻을수록 자꾸 딜레마에 빠지는 것 같아요. 방송에서도 늘 똑같은 모습만 보여드릴 순 없으니 계속 업그레이드해야 하고, 노래도 타이푼 때와 달리 솔로니까 더 냉정한 평가가 따라오잖아요. 스트레스를 해소해야 하는 데 마음껏 나가서 친구들 만나 놀 수도 없고 남자도 못 만나고, 또 술은 마시면 살찌고…. 정말 주위에 아무도 없다고 느껴질 때가 많았어요.
태진:그럴 때 어떻게 스트레스를 푸나요?
솔비:역시 팬들의 사랑이죠. 팬 카페 같은 곳에 있는 글을 보면 힘이 샘솟아요. 날 보고 힘내시는 분들도 계신데 내가 지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곤 해요. 너무 든든해요.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아요. <우결> 때문에 어머님 팬들이 많아요. 오히려 그분들 자녀들은 날 싫어해도 그 분들은 날 믿고 예뻐해 주시는 게 큰 힘이 돼요. 정말 멋지고 예쁜 연예인도 많지만 그건 내 역할이 아닌 것 같아요. 난 공감대를 줘서 친구 같고 딸 같은 연예인이 되고 싶어요.
태진:한 달 정도 휴가가 주어진다면 뭘 하고 싶어요?
솔비:여행이요. 그런데 지금 어떻게 한 달이나 시간을 내요? 그건 불가능하고 일주일이라도 시간이 나면 친언니랑 같이 어디라도 함께 여행 가고 싶어요. 그럴 시간이 안 되면 영화도 좋죠. 평소에도 극장에 자주 다녀요. 최근에도 <미인도>랑 <아내가 결혼했다>를 봤거든요. 주위 신경을 안 쓰는 편이라 술집에서 노는 것도 꺼리진 않는 데 살 찌는 것 때문에 신경 쓰여 술 마시는 건 좀 피하게 돼요.
태진:월미도에도 자주 간다던데.
솔비:어떻게 아셨어요? 자주 다니는 드라이브 코스가 월미도예요. 거기 가서 디스코 팡팡도 자주 타고. 꽁꽁 가리고 다녀서 그런지 알아보는 분은 많지 않더라고요.
태진:주위에서 ‘짠순이’라는 얘기도 자주 듣는다던데, 가장 돈 쓰기 싫을 때가 언제예요?
솔비:옆에서 자꾸 나더러 사라고 할 땐 정말 돈 쓰기 싫어요. 평소엔 선물도 자주 하고 돈도 쓸 땐 쓰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쓸데없는 데 돈 쓰는 건 정말 싫어요. 예를 들어 명품 같은 것 사는 데 돈 쓰는 게 가장 한심해요. 물론 명품은 좋아하지만 사는 것보단 선물 받는 게 더 좋아요(웃음).
태진:관리도 잘 해서 돈 많이 불리시길 바라요. 마지막으로 한 달 정도 남은 올해 남은 목표가 있다면.
솔비:글쎄요. 우선 여행은 꼭 갈 것 같아요. 계획도 다 세워놨어요. 그리고 애인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너무 외로워요(웃음). <우결> 촬영하면서 노하우도 쌓아 애인한테 정말 잘할 텐데. 그런데 만날 기회가 너무 없네요.
정리=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