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의 권유로 교회에 다니게 됐다는 정선희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져 있다. SBS 공채탤런트가 된 뒤 무명시절을 보내다 선배 소개로 타 방송사에 출연했지만 이것이 문제가 돼 방송출연 자체가 힘들어진 위기의 순간부터 새벽기도에 나가게 됐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촛불발언 당시는 물론이고 안재환이 사업 문제로 힘겨워 할 때, 그리고 고 안재환과 최진실의 죽음 이후에도 그는 새벽기도를 통해 정신적인 위안을 받아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그는 새벽기도에도 참석하지 않고 있다. 기자가 몇 차례 정선희가 다니는 중계동 소재의 교회를 찾았지만 정선희는 없었다. 교회 인근인 정선희의 집 역시 불이 꺼져 있었다. 또한 담당 매니저 역시 “쉬고 있어 연락을 자주 하지 않아 요즘 근황은 잘 모른다”는 입장이다.
유가족 측은 해외 출국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고인이 된 최진실의 생일인 12월 24일 정선희는 지인들과 함께 최진영의 집을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날 정선희를 만난 측근은 정선희가 이사 간 것은 아니고 지친 심신을 회복하기 위해 외부와의 접촉이 드문 곳에서 쉬고 있다고 전했다. 혼자 지내는 것은 아니고 모친 등 가족들과 함께 있다고. 등기부등본 확인 결과 중계동 소재의 정선희의 집은 매매된 상황도 아니다. 결국 이사가 아닌 다른 거처로 잠시 옮겼을 뿐인데 이것이 이사로 오인된 것이다.
어렵게 정선희를 만났는데 그 장소는 역시 교회였다. 12월 31일 밤 11시 30분 경 송구영신예배 시간에 맞춰 교회를 찾은 것. 모친 등과 함께 교회를 찾은 정선희는 교인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교회 규모가 크지 않아 교인들끼리 친분이 두터워 보였다. 환한 표정까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평안을 되찾은 얼굴이었다. 정선희는 먼저 도착해 있던 친오빠 가족 옆에 앉았다. 예배 도중 2008년을 되돌아보는 순서에선 정선희의 손이 자주 눈가로 향했지만 대체적인 모습은 평온을 되찾은 듯했다. 연이어 실신했던 고 안재환의 장례식에 이어 고 최진실의 장례식장에선 눈물도 말라버렸는지 아예 넋이 빠져 있던 당시와는 사뭇 달랐다. 옆 자리에 앉은 조카가 계속 뭔가를 물어보며 말을 걸었고 정선희는 친근하게 조카를 대했다.
한편 얼마 전부터 연예계에선 정선희가 강남의 한 명품 백화점에 자주 모습을 드러낸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사실이라면 회복세가 그만큼 빠르다는 얘기지만 너무 빠른 회복 아니냐는 뒷말을 부르는 소문이기도 했다. 기자가 직접 확인해 본 결과 이 소문은 사실무근이었다. 해당 백화점을 돌며 여러 명의 직원들에게 문의했으나 정선희를 본 직원은 없었다. 한 백화점 직원은 “만약 정선희 씨가 최근에 단 한번이라도 왔다면 금세 매장 안에 소문이 돌았을 것”이라며 관련 소문을 일축했다.
현재 외부인과의 접촉을 끊고 모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정선희가 하루 빨리 아픔을 극복하고 다시 밝은 모습으로 시청자들 앞에 서길 바란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