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프광으로 유명했던 김국진은 착하고 매너 있는 연예인으로 통한다. | ||
기본이 되는 스포츠다보니 매너가 좋은 연예인들은 눈에 띌 수밖에 없다.
그 중 연기파 배우 이순재는 평소 다른 배우들로부터 귀감이 되고 있는 연예 생활 그대로의 모습을 필드에서도 보여준다. 경력 4년차 캐디 정 아무개 씨는 “캐디에게 괜한 트집을 잡거나 이유 없이 짜증을 부리는 연예인들이 많은데 이순재 씨는 플레이만큼이나 절도 있고 깔끔한 매너를 보여준다”며 “기본적으로 캐디가 해야 할 일도 자신이 알아서 하겠다며 겸손한 태도로 일관해 캐디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고 말한다. 한참 골프에 빠져 있던 김국진과 프로골퍼와 결혼한 임창정 역시 굉장히 착하고 매너 있는 연예인으로 통하며, 김승우 한재석 김재원 주진모 등은 외모만큼이나 깔끔한 매너와 친절함이 돋보인다는 게 경력 5년차 김 아무개 씨의 전언이다.
연예인의 본분에 너무 충실한 연예인도 있다. 바로 한류스타 배용준인데 매너도 깔끔하지만 특히 사인을 잘해주기로 유명하다. 특이한 점은 절대 아무 종이에나 사인하지 않는다는 것. 평소 자신의 사진을 가지고 다니며 그 사진 위에만 사인을 해준다고. 한류스타가 되기 전부터 그랬다는 캐디들의 공통된 의견에 배용준의 철저한 프로의식이 느껴진다.
그런가 하면 매너 꽝인 연예인들 중 대표적인 연예인은 골프광으로 소문난 방송인 L이다. 캐디 정 씨는 “원하는 대로 경기가 안 풀리면 자기 잘못인 줄 알면서도 캐디 탓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L의 안하무인은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다”라며 “남의 탓을 하는 수준이 도가 지나치고 심할 땐 욕설도 서슴지 않아 캐디 사이에서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고 말했다. 경력 2년 차인 이 아무개 씨 역시 L과 함께 방송인 K를 꼽았다. 이 씨는 “골프장에서 시끄럽게 떠들거나 시간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게 가장 큰 ‘비매너’인데 L과 K가 그렇다”며 “특히 앞 팀이 플레이를 할 때 토크쇼를 방불케 하는 소음으로 많은 손님들이 항의한 바 있다”고 말한다.
▲ 배용준(왼) 임창정 | ||
매번 무성한 소문으로만 떠돌던 여자연예인과 스폰서의 관계가 골프장에서 그대로 드러나기도 한다. 경력 5년의 캐디 홍 아무개 씨는 “이젠 중견이 된 여배우 J는 그 나이에도 스폰서가 있더라”고 귀띔한다. 홍 씨가 일하는 골프장 VIP손님이었던 한 기업 회장이 J와 자주 동행했는데 올 때마다 서슴지 않고 민망한 애정행각을 벌였다는 것. 홍 씨는 “한번은 중간에 촬영이 있다며 자리를 뜨는 J에게 그 회장이 용돈이라며 선뜻 400만 원을 건넸다”며 “평소 주는 돈보다 많은 액수였는지 순간 J의 콧소리가 더 심해져 내가 다 민망했다”고 말했다.
여자 연기자 M도 캐디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캐디 정 씨는 “유명 배우 아들이자 재벌이던 남성과 사귄다는 소문이 횡행하던 차에 골프장에 함께 나타났었다”며 “하지만 그 남성이 다른 업계에 회사를 팔아넘기자마자 헤어지더니 몇 개월 만에 전문직 남성과 결혼했다”고 전한다. 긴 공백 기간 후 최근 케이블 방송으로 컴백을 시도한 여자 연기자 K도 기혼자이자 대기업 상무였던 골프장 단골 남성과 함께 와서 진한 애정을 과시하며 스폰서 관계임을 드러냈다고 한다.
골프장이 ‘로비’장으로 변하기도 한다. 그 중 정치입문을 꿈꾸던 중견 방송인 L은 전직 대통령 아들 및 업소 여성과 함께 골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고. 캐디 박 씨는 “L은 정부와 관련있는 연예인이 ‘돈을 빌려가선 갚지도 않는 파렴치한’이라는 등 사사로운 일까지 엮어가며 당시 정부를 비난했다”고 말한다. 친밀한 사이라기보다는 접대 분위기에 가까웠다는 것이 박 씨의 설명인데 오가는 대화가 아부와 당시 정부에 대한 비난 일색이었다고.
그런가 하면 개그맨 S도 자신이 골프를 즐긴다기보다는 재벌 2세, 청년 사업가들과 어울리기 위해 자주 골프장을 찾았다는 것이 캐디 이 씨의 전언이다. 이 씨는 “비즈니스 관계가 정확히 드러날 만큼 노골적인 접대 분위기라 캐디들 사이에서 ‘곧 사업 하겠다’싶었는데 얼마 있다가 정말로 사업을 시작했다”며 “요즘도 끊임없이 새로운 경제인들과 만나고 있다”고 전했다.
문다영 객원기자 dy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