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톱스타들이 CF출연 재계약에 실패를 하거나 불투명한 상태다. 사진은 TV 광고에 나온 스타들. | ||
경기불황에 직격탄을 맞은 건설사 광고. 이로 인해 오랜 시간 광고계 블루칩으로 군림하던 고소영과 배용준이 건설광고 재계약에서 고배를 마셨다. 또 한 명의 CF스타인 김태희의 전망도 그리 밝아보이진 않는다. 김태희가 출연하고 있는 푸르지오 광고는 오는 3월 계약만료로 아직 재계약 여부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푸르지오 측 관계자는 “임원들이 협의중”이라며 “이미지 개선 등의 이유가 아니라 불황 때문에 재계약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건설사처럼 불황에 유독 민감한 은행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때부터 지난해 말까지 모델로 활동한 박태환, 올림픽 기간 단기 모델이었던 김연아는 모두 국민은행과의 계약이 만료된 상태다. 국민은행 측은 “둘 모두 모델비가 상당히 오른 데다 현재 굉장히 어려운 시점이라 상반기에 특별한 광고 진행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즉, 박태환 김연아뿐 아니라 상반기에 국민은행 측 광고가 아예 없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김연아를 후원하고 있어 두 선수와의 단절보다는 언제든 다시 재개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덧붙인다.
우리은행 우리카드 모델이었던 한예슬도 다음달 10일 계약이 만료된다. 재계약 여부에 대해 분명한 입장은 취하지 않은 우리카드 측은 “모델에 대한 계획이 없고, 모델 없는 광고형식으로 나가는 것도 고려중”이라며 “워낙 상황이 어렵다 보니 광고 계획 자체가 확실치 않다”고 답했다.
배용준이 모델로 활동하는 신한금융은 아직 계약기간이 좀 남아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마찬가지로 불황 때문에 광고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신한금융 광고 담당자는 “광고를 하지 않는 방안도 고려중인데 정확한 것은 1월 말이 돼야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물론 제품 특성상 재계약을 하지 않은 모델들도 있다. 현대자동차 투싼 광고모델이던 송승헌 역시 지난해 말로 계약이 만료됐는데 자동차 광고는 6개월~1년 계약이 통상적이다. 또한 1년 내내 광고가 노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투싼의 새 모델은 미정인 상태다.
반대로 추성훈은 연예인이 아닌 스포츠 선수라 단발성 계약을 만료한 경우다. 하이트 측은 “스포츠인은 빅 모델이 아니기 때문에 3개월 단위로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추성훈 역시 그랬고 1월 4일로 계약이 만료돼 재계약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불황이긴 하지만 광고는 주로 연간계약인 까닭에 계약이 만료되기 전까지는 TV에서 볼 수 있는 모델도 많다.
맥스 맥주 모델인 장동건은 2년 계약으로 오는 2월까지 계약기간이며, 에스오일의 차승원 유재석도 우선은 3월 말까지 모델로 활동한다. 파리바게뜨 김태희는 7월 만기, 이자녹스 화장품 이효리는 9월, 롯데면세점 모델인 가수 비는 4월 1일에 계약이 만료되는데 이 스타들 전부 재계약 여부는 확실치 않으며 경기 전망 및 광고 기획에 따라 재계약 여부가 결정된다.
모두들 말을 아끼고 있지만 재계약의 가능성을 말하는 기업도 있다. 조인성과 원빈이 계열 브랜드 모델로 나선 동서식품이다. 동서식품 홍보 담당자는 “둘 다 올 상반기가 계약 만료인데 정확치는 않지만 재계약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커피는 이미지 광고라서 기존 스타들의 이미지가 좋은 점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다.
경기침체로 긴축경영추세지만 이 상황을 오히려 기회로 보는 기업도 있다. 휴대전화 싸이언 광고모델인 김태희는 최근 새로운 광고를 촬영했으며, LG전자는 지난해 이선균 정려원의 계약 만료 후 2008연기대상 스타인 한예슬과 송승헌을 얼굴로 내세웠다. 특히 화장품 업계는 저렴한 모델이 아닌 톱스타를 내세우고 있다. 주가가 오를 대로 오른 김연아가 지난해 12월, LG생활건강의 라끄베르 캐시캣 1년 전속 계약을 맺었으며 ‘패밀리가 떴다’ 출연으로 CF유망주로 떠오른 박예진 역시 과일나라 화장품 모델이 됐다. 그런가 하면 아리따움의 경우는 아예 이나영, 한가인, 한지민, 송혜교 등 네 명의 톱스타가 전속모델로 나섰으며 한채영은 프랑스 명품 크리스찬 디올 코스메틱과 광고모델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한채영은 드라마 <쾌걸춘향>의 중국방송에 힘입어 중국 건설사인 남녕건설 모델로도 선정됐는데 이는 국내경기침체로 설 자리를 잃은 스타들이 해외 광고모델로 진출할 가능성도 많음을 시사하고 있다.
문다영 객원기자 dy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