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지현의 휴대전화 복제 사건과 맞물려 지난해 불거졌다 시들해진 결혼설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 ||
“지난해 10월 휴대전화 불법복제를 수사하던 중 전지현과 관련된 정황이 있어 확인 차 전지현 측과 전화통화를 했다. 이에 전지현 측 역시 ‘의심되는 부분이 있다’는 반응을 보여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하게 됐다. 불법조회는 2007년 11월부터 시작된 것으로 포착됐다.”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광역수사대 관계자의 말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전지현이 1년 넘게 자신의 사생활을 침해당해왔다는 얘기가 된다. 감청은 없었지만 문자메시지 등 다른 서비스가 복제된 휴대폰에도 그대로 행해져 불법조회가 이뤄졌는데 특히 휴대폰 복제 직후인 2007년 11월 20일을 즈음해 집중적으로 문자메시지 조회가 이뤄졌다고 한다. 이런 까닭에 전지현이 전속계약이 끝나면 소속사를 옮길 수 있어 휴대폰을 복제했다는 항간의 얘기는 설득력이 크게 떨어진다. 전지현과 소속사의 계약만료 시점은 오는 2월.
이미 14개월 전에 휴대폰이 복제됐기 때문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전지현 역시 경찰 측에 자신의 휴대폰이 누군가에게 복제됐을지도 모른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점이다.
전지현이 감추려 했고 소속사는 알아내려 했던 내용이 무엇일까.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9월 불거진 전지현의 결혼설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전지현의 결혼설은 미국 교포 주부를 대상으로 하는 한 인터넷 사이트 연예 게시판을 통해 처음 알려졌다. 당시 이곳에 글을 올린 네티즌은 “상대는 미국교포로 금융 관련 일을 하는 A 씨”라며 “당초 6월 결혼예정이었던 게 미뤄졌다”고 말했다. 그러자 다른 미국 교포 네티즌들이 속속 “내가 아는 분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에 전지현과 A 씨, A 씨 어머니가 다정하게 밥을 먹으러 온다는 얘길 들었다” “몇 달 전 이미 혼인 신고를 했고, 영주권 수속까지 들어갔다”는 등의 글을 올렸다.
반면 소속사는 이를 강력 부인했다. “현지 친구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여름휴가를 다녀온 것이 전부고 할리우드 영화 후반작업을 위해 지난 주 LA에 다녀온 것뿐”이라며 결혼설을 일축한 것.
문제는 과연 소속사가 지난 2007년 11월에 전지현의 어떤 부분이 궁금해 휴대폰을 복제했는가 하는 점이다. 만약 2008년 불거졌다 사라진 결혼설에 어느 정도 신뢰성이 있다면 의문은 금세 풀린다. 당시 불거진 소문처럼 2008년 6월 A 씨와 결혼하려 했다면 2007년 11월은 결혼 얘기가 오고갈 만큼 한창 열애중인 시점이다. 더욱이 한 미국교포가 “2007년부터 사귀기 시작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일련의 정황으로 볼 때 전지현의 열애 및 결혼설을 접한 소속사가 본인 몰래 그 사실을 확인하려 휴대폰 복제라는 위험한 카드를 뽑아들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
실제 전지현은 지난해 국내 활동을 거의 중단하고 미국을 자주 드나들었다. 할리우드 진출작인 영화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 촬영을 위해서였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와 연말기간에도 후시 녹음을 위해 미국에 머물렀다. 이번 휴대폰 복제 사건으로 결혼설이 다시 불거지면서 항간에는 잦은 미국행이 데이트를 위해서였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또한 소속사 측이 전지현의 휴대폰을 복제해 집중적으로 문자 서비스를 조회한 시기가 전지현이 전주에서 찍은 영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촬영이 거의 마무리되는 시점이었다는 부분도 의혹으로 남는다. 영화 촬영 직후 전지현의 사적인 일정에 소속사가 관심을 가졌을 가능성이 농후한 것.
전지현이 지난 2008년 2월 영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의 개봉 및 홍보를 마친 뒤 연예계 활동을 전면 중단한 부분도 눈길을 끈다. CF퀸답게 CF 모델 활동을 지속했지만 그 역시 하나 둘 정리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도 지난 7년 동안 전속모델로 활동했던 의류브랜드 ‘베스띠벨리’와도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이런 정황들이 휴대폰 복제 사건과 맞물리면서 지난해 불거졌다 시들해진 결혼설이 다시금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심지어 전속계약이 끝나는 2월 이후 실제로 결혼하는 것 아니냐는 결혼 임박설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확한 내용은 경찰 수사 결과를 통해 드러날 전망이다. 휴대폰 복제로 사생활을 보호받지 못한 피해자인 전지현이 결혼설에까지 휘말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풀 해답은 결국 소속사가 쥐고 있다. 하지만 소속사인 싸이더스HQ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을 뿐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문다영 객원기자 dy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