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반가운 사실은 두 스타 모두 “한국을 사랑한다”고 말했다는 부분입니다. 지난 17일 입국해 18일 기자회견을 가진 주윤발은 방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가장 먼저 “한국을 사랑한다”라고 얘기했습니다. 소피 마르소 역시 “한국을 사랑한다”고 말했습니다. 심지어 “한국은 제2의 고향”이라고까지 얘기했습니다. 또한 두 세계적인 스타는 한결같이 김치를 좋아한다는 얘기까지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이 내용은 수많은 매스컴을 통해 보도됐습니다.
그런데 어찌 뒷맛이 개운치 않습니다. 홍보 목적 상 한국을 찾은 이들 입장에서 “한국을 사랑한다”는 말은 당연한 인사말에 불과합니다. 한국을 사랑한다는 주윤발은 무려 15년 만에 방한한 것이고 심지어 한국이 제2의 고향이라는 소피 마르소는 9년 만에 한국을 찾았습니다. 게다가 김치를 좋아한다는 얘기는 그들이 한국에 대해 잘 모른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이 김치라는 얘길 건네 듣고 예의상 한 말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정말 한국에 관심이 많다면 김치가 아닌 다른 한국 음식을 언급하지 않았을까요.
다만 두 스타 다 한국과 함께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강하게 피력했습니다. 이 역시 예의상 하는 표현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상상해봅니다. 그들이 한국 배우들과 함께 한국 영화에서 연기하는 모습을. 100번 사랑한다고 얘기하는 것보다는 그런 모습이 훨씬 가깝게 느껴질 테니까요.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