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우태윤 기자 wdosa@ilyo.co.kr | ||
도발적인 가사의 ‘입술이 정말’을 들고 나온 신인가수 ‘소리’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첫 방송 후 ‘비욘세 몸매’ ‘이효리 같은 카리스마’라는 극찬을 받고 있다.
소리는 “평소 이효리 선배님 팬이었는데 닮았다는 칭찬을 받아 더욱 힘이 난다”며 “하지만 비욘세 몸매는 처음 들었을 땐 뜨끔했다”고 말한다. 아홉 살 때부터 무용을 전공한 터라 무용친구들과 ‘알사모’(알통다리를 사랑하는 모임)로 통할 정도로 근육 있는 다리가 콤플렉스였기 때문. 소리는 “자신의 첫 방송 모니터 때도 제일 먼저 다리 근육을 봤다”며 “생각보다는 예쁘게 나와 안심했다”고 해맑게 웃었다.
어릴 때부터 무용을 해온 소리는 “무용은 인생의 친구이고, 가수는 일생의 꿈이었다”고 말한다. “아버지가 배철수 선배님이 ‘송골매’ 전에 활동했던 언더 그룹 드러머셨어요. 결국 끝까지 음악인으로 남진 못하셨지만 못 다 이룬 꿈을 자식이 이루길 바라셨죠. 오히려 무용하는 걸 반대하셨지 가수를 하겠다고 했을 땐 적극 지지하셨다니까요. 그 유전자가 이어진 탓인지 예고시절 분당에서 응암동까지 매일 왕복 4시간씩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비보이 댄스를 배웠어요. 그 댄스를 배운 덕에 운 좋게도 ‘서태지와 아이들’ 이주노 선배님이 연출하신 <프리즈>란 공연에 캐스팅됐죠.”
하지만 그 뒤에 가장 큰 시련이 있었다. 2004년 준비하던 앨범이 불발된 것.
“저에겐 정말 큰 상처였어요. 그래서 ‘다시는 안할 거야’라고 생각하고 뮤지컬에 몰두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욕심이 커지고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결국 2년 후에 가수의 길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뮤지컬에서 하차해 오디션을 봤어요. 그게 그룹 쥬얼리의 새 멤버를 뽑는 오디션이었는데 ‘이미지가 맞지 않다’는 이유로 낙방했죠. 정말 아쉬웠었는데 그 다음해인 2007년에 솔로가수 제의를 하더라고요. 정말 기뻤어요.”
우여곡절 끝에 자신의 앨범을 발매하던 날 기자를 만난 소리는 타이틀곡 ‘입술이 정말’에 대한 비화를 들려줬다. 곡을 받기 위해 방시혁 프로듀서를 찾아가 인사를 한 후 가진 식사자리에서 방 프로듀서가 문득 “딴 건 모르겠는데 입술이 참 예쁘네”라고 했다는 것. 윗입술이 두꺼워 학창시절 친구들로부터 ‘오리주둥이’로 불렸던 소리는 “의아해하고 있었는데 바로 휴대전화에 뭘 적으셨다”며 “나중에 알고 보니 ‘입술이 정말’의 모티브가 된 메모였다”고 말했다.
원래 지난해 데뷔하려 했지만 늦어졌다는 소리는 “기축년에 소띠인 제가 앨범을 냈으니 뭔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며 “매년 시상식 볼 때마다 주인공이 되고 싶었는데 올해 꼭 여자 솔로 신인상을 타고 싶다”고 당당히 포부를 밝혔다.
문다영 객원기자 dy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