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산다던 소 3년 버텨 곤욕
3년여의 촬영 과정 동안 어려움도 많았다. 결정적인 문제는 1년가량밖에 못 산다던 늙은 소가 예상 외로 오래 산 것. 1년 정도 예상했던 제작기간이 3년으로 늘어나면서 촬영팀이 오는 걸 귀찮아했던 할아버지의 반응이 더욱 냉랭해졌고 제작비 역시 한계에 봉착했다. 초반엔 10여 명의 스태프가 동행했지만 나중에는 이 감독 혼자 카메라를 들고 내려가야 했다. 그러다 보니 리액션 장면을 동시간에 촬영하지 못해 편집을 통해 리액션을 맞춘 장면이 들어간 것이다. 늙은 소 때문에 고생도 많았지만 이 감독은 촬영한다고 소한테 스트레스를 줘서 일찍 죽은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란다.
하이라이트인 소가 죽는 장면은 이 감독이 혼자 촬영했다. 늦은 밤 급하게 연락을 받고 비통한 심정으로 혼자 내려갔다고. 소가 죽자 이삼순 할머니는 장작을 보며 “우리 추울까봐 장작은 다 해놓고 죽었다”고 얘기하는데 영화에 늙은 소가 할아버지를 도와 장작 옮기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할아버지는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이 심어놓은 아카시아 나무를 없애버려야 한다며 아카시아만 베어 땔감으로 쓰셨어요. 편집 과정에서 그 장면이 할아버지를 우상화할 수 있겠다 싶어 뺐습니다. 소와 부모의 헌신, 그리고 고향에만 집중하고 싶었거든요.”
드디어 할아버지는 영화에서 천덕꾸러기로 나온 젊은 소를 길들이는 데 성공했다. 할아버지의 부지런함이 결국 이를 가능케 했다. 이 감독은 젊은 소가 너무 빨리 움직여 영화 속 느릿느릿한 분위기하곤 많이 다른 모습이라고 얘기한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
나훈아, ‘2024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 예매 전쟁 끝 광속 매진... 암표 거래 기승
온라인 기사 ( 2024.10.29 21:30 )
-
'비혼 출산' 문가비 아들, 정우성이 친부 맞았다…"아이에 대해 책임질 것"
온라인 기사 ( 2024.11.24 22:42 )
-
"활동 의지 여전했는데…" 배우 송재림, 향년 39세 사망 '비보'
온라인 기사 ( 2024.11.12 19: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