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이명박 대통령은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서울 동숭동 아트센터에서 영화 <워낭소리>를 봤다. 현직 대통령이 처음으로 독립영화를 관람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지만 후유증도 컸다. 이충렬 감독이 동석해 대통령에게 직접 브리핑한 것을 비롯해 유인촌 문화관광체육부 장관의 “대통령께 어렵다고 말씀하세요”라는 구걸 권유 발언, 이 감독의 “배가 많이 고픕니다”는 굴욕 발언 등이 화제가 됐다.
“그 기사 때문에 나하고 유 장관만 우스워졌습니다. 먼저 유 장관을 만나 ‘배고픔은 참아도 영혼이 고픈 것은 참을 수 없다’며 독립영화 지원을 부탁했고 유 장관은 이 대통령께 그 얘길 하라는 의미였습니다. 그런데 이 대통령께서 성격이 좀 급하신지 배고프단 얘기만 듣고 바로 다음 질문을 하시는 바람에 상황이 애매해진 겁니다.”
이 감독이 이 대통령의 <워낭소리> 관람에 동석한 것은 제작사인 스튜디오느림보 측이 결정한 사안이다. 불가피하게 독립영화계를 대표해 이 대통령을 만날 기회가 생긴 만큼 직접 만나 독립영화계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얘기하는 게 좋다고 판단한 것.
“할 얘기는 다 했습니다. 독립영화계는 물론 독립PD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까지 모두 다 말했습니다. 영화의 근간으로서 독립영화의 존립 이유, 상업적인 멀티플렉스 위주의 극장가에 독립영화 전용관의 필요성, 디지털 방식으로 상영할 수밖에 없는 독립영화의 현실 등을 얘기했습니다.”
이번 만남이 실질적 정책 변화로 이어져 국민들이 <워낭소리>와 같은 좋은 독립영화를 자주 접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해 본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배가 고픕니다” 뒷얘기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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