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진연예가리포트 주절재잘]‘’마지막 인사‘’에피소드

한국에 와서 기뻐요 사요나라 ~ - -;

	▲ 캐머런 디아즈

인터뷰 도중 가장 NG가 많이 나는 상황은 다름 아닌 스타들이 마지막 인사를 전할 때다. 인터뷰가 다 끝나가기 때문에 살짝 긴장이 풀리기도 하고 계속 리포터의 질문에 대답만 하다 스스로 인사말을 정리해서 말하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아서다. 간단해 보이지만 의외로 스타들이 제일 두려워한다는 ‘시청자를 향한 마지막 인사’ 그 안에 숨겨진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을 정리해본다.


얼마 전 필자가 출연 중인 KBS <연예가중계>의 인기코너 ‘게릴라 데이트’에 손담비가 출연했다. 2008년을 뜨겁게 달구었던 신드롬의 주인공인 그와의 데이트에 필자는 물론 제작진 역시 무척이나 들떠있었다. 워낙 바쁜 그의 스케줄 탓에 섭외가 매우 힘들었던 터라 그날 인터뷰는 마치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처럼 반갑기 그지없었다.

시민들과 함께 신촌 일대를 누비며 다시 한번 그의 뜨거운 인기를 실감했고, 조용한 카페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그의 학창시절 얘기와 첫사랑 추억 등 그동안 방송에서 공개하지 않았던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갔다.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인터뷰였다.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된 인터뷰는 ‘게릴라 데이트’라는 코너명처럼 정말 짧고 강렬한 데이트를 즐긴 기분이었고 그의 솔직담백한 모습에 필자는 물론 제작진들까지도 그의 팬임을 자처할 정도였다.

하지만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 현장의 모두가 ‘순간 정지’ 상태가 돼버리고 말았다. 인터뷰를 마무리지으며 부탁한 시청자를 향한 끝인사 순서. 잠시 생각에 잠긴 손담비는 이내 카메라를 향해 미소 지으며 이렇게 인사했다. “<한밤의 TV연예> 시청자 여러분 오늘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손담비가 하필이면 경쟁 프로그램의 이름을 말해버리는 치명적 실수를 저지르고 만 것. 정말이지 필자와 제작진은 물론 손담비까지 동시에 진땀을 흘려야 했던 순간이었다.

예능 프로그램 ‘1박2일’ 출연으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가수 이승기. 그 역시 인터뷰는 아니지만 생방송 가요프로그램 MC로 나섰다 끝인사 도중 결정적인 실수를 한 기억이 있다.

	▲ 왼쪽은 손담비.오른쪽 위는 이승기. 아래는 개그맨 박준형-김지혜부부

기존 MC 장근석의 하차로 슈퍼주니어의 김희철과 함께 의 일일 MC를 맡았던 이승기는 매끄러운 진행 솜씨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였지만 마지막 끝인사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고 만 것. 그만 “10월 셋째 주 뮤직뱅, 아! 아~ 죄송해요. 인기가요죠! 죄송해요”라고 말해버린 것이다.

생방송인 만큼 이미 그의 실수는 전파를 타고 난 뒤였다. ‘허당’이라는 그의 별명이 무색하지 않았던 순간이었던 셈. 방송에서 ‘허당’ 같은 모습만 보이는 것 같아 공부를 더해야겠다며 최근 대학원에 진학한 이승기. 앞으로 그의 모습이 더욱 기대된다.

지난 2005년 결혼에 골인해 현재 둘째의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는 대표적인 개그커플 박준형 김지혜 부부. 4년 전 이들이 열애 사실을 밝힌 직후 가진 인터뷰 역시 잊히지 않는다. 교제 소식이 언론에 알려지고 난 후 <연예가중계>는 한 카페에서 단독으로 인터뷰를 가졌다.

재미있었던 점은 보통 결혼을 앞둔 커플이 인터뷰를 할 땐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에 차분히 인터뷰에 응하는데 반해 이들은 그 순간에도 직업적 사명감(?)을 저버리지 않은 것. 그러다 보니 인터뷰는 거듭된 두 사람의 흉보기 경쟁이 돼 보는 이들을 폭소의 도가니로 몰아갔다. 뿐만 아니라 자녀계획과 경제권은 누가 가지느냐는 등의 질문에선 서로 확연한 입장차를 보였고 심지어 “방송에서 왜 그렇게 말하느냐”며 인터뷰 도중에 실제로 싸우기도 해 필자를 당황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인터뷰 내내 이들 두 사람의 다툼이 실제상황인지 개그인지 구분하느라 머리가 바삐 움직였을 정도였다.

아무튼 이들과의 한바탕 인터뷰가 끝나고 몇 달 후 결혼 날짜가 잡힌 뒤 다시 한번 인터뷰할 기회가 생겼다. 결혼 날짜까지 잡았으니 ‘이번엔 좀 제대로 된(?) 인터뷰가 나오겠구나’ 기대하며 인터뷰 장소로 향했다. 역시 너무나 서로를 사랑하는 예비부부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끝인사에서 벌어졌다. 박준형이 끝인사를 전하며 “여러분 저희 7월 3일 토요일 ○○호텔에서 결혼합니다. 많이들 와주실거죠?”라고 말한 것. 이로 인해 두 사람은 또 한 차례 부부싸움을 치러야 했다. 아무 문제없어 보이는 끝인사가 문제가 된 까닭은 무엇일까. 박준형이 언급한 결혼 날짜는 7월 3일, 그런데 이들의 실제 결혼 날짜는 7월 5일이었다.

인터뷰 마지막 끝인사가 어렵기는 해외 스타들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2년 전 영화 홍보차 한국을 방문했던 세계적인 톱스타 캐머런 디아즈. 바쁜 스케줄에도 웃음 띤 얼굴로 프로모션일정을 소화하며 관계자들의 박수를 받은 그지만, 기자회견장에서 인터뷰가 끝난 뒤 그가 건넨 팬들을 향한 끝인사는 두고두고 잊기 힘들 것 같다.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했던 반나절가량의 방문 시간, 그리고 방한 내내 손에서 떨어지지 않았던 외국상표가 크게 적힌 생수병 등 그렇지 않아도 구설수에 오를 위험이 컸던 그가 던진 결정적인 끝인사는 다음과 같다.

“<슈렉3> 많이 사랑해주세요. 한국에 와서 너무 기쁩니다. 사요나라~!”


KBS 연예가중계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