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주현(왼쪽)은 적극적으로 강의에 임하며 학생들에게 발성 및 호흡법을 직접 가르쳐 준다. 사진은 옥주현 강의를 듣는 학생들로 선생님에 대한 애정이 넘쳤다. | ||
동서울대학 공연예술학부 겸임교수가 된 옥주현은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풀타임 수업을 진행한다. 오전 10~12시까지 뮤지컬 관련 무용 수업을 한 후 점심시간도 없이 바로 ‘가창실기’ 수업에 돌입하는 것. 기자가 찾아간 시간은 오후 2~5시까지 진행되는 마지막 수업시간. 하지만 옥주현이 학교 측에 “언론의 접근을 막아달라”고 요청한 까닭에 공연예술학부 관계자들이 막아 강의실에 들어갈 수는 없었다.
두 시간 반 정도의 수업시간 동안 강의실 밖까지 학생들이 발성연습을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학교 관계자는 “교재를 준비해 오는 등 수업에 대한 열의가 대단하다”고 옥주현을 평하며, “이제 두 번째 수업이지만 매번 한 시간씩 일찍 학교에 나와 수업준비를 한다”고 말했다.
수업은 오후 4시 반이 채 되지 않아 끝났다. 하지만 옥주현의 인터뷰는 불가능했다. 대신 강의실에 모여 앉아 수업 내용을 복습하는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 강의실은 책상과 의자가 없는 실기연습실.
“첫 시간은 오리엔테이션만 하고 끝나서 사실상 오늘이 첫 수업으로 발성연습을 했다”는 학생들은 “율동을 하기도 하고, 옥주현 교수님이 발성 시범을 보이는 동안 학생들에게 배를 만져보라며 적극적이었다”고 첫 수업의 소회를 밝혔다.
주로 청바지나 트레이닝복 차림 등 편안한 옷차림으로 강단에 선다는 옥주현은 첫 수업시간 때 학생들에게 과제를 내주기도 했다고. 과제는 다름 아닌 ‘음악적 이력서’. 음악활동이나 좋아하는 노래를 비롯해 ‘롤모델’ 항목도 있었다는 학생들은 “고민하긴 했지만 옥주현을 적지는 않았다”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옥주현은 여느 교수들처럼 이메일주소나 휴대전화번호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일반인 교수보다 실용적이고, 연예계 현장냄새가 물씬 나는 수업 진행이 재미있기 때문에 집중도가 높아진다는 것이 학생들의 소감.
▲ 이인혜(왼쪽)는 자신의 방송 경험을 수업에 십분 활용하며 현장 중심의 강의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가수 장혜진. | ||
한국방송예술종합학교 방송연예탤런트 학부에 출강하고 있는 이인혜도 학생들로부터 좋은 평판을 받고 있다. 이인혜는 수업에 들어온 기자에게 “좋은 말만 전해주지 말고 부정적인 평가도 말해 달라”고 말했지만 학생들은 단 두 번의 수업으로 이인혜를 ‘완벽한 교수님’으로 인정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사실 연예인이고 젊어서 ‘과연 제대로 된 수업을 해줄까’하는 우려감이 있었다”며 “하지만 수업을 듣고 나니 일반인 교수가 가르쳐주지 않는 실무적인 부분들을 많이 배울 수 있어서 너무도 좋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이틀, 각각 7시간씩 수업을 하고 있는 이인혜 역시 학생들과 같은 생각이다. 이인혜는 “대부분의 연극영화과는 연극 위주로 진행되기 때문에 연예인을 지망하는 학생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현장에 가는 경우가 많다”며 “그래서 실무 위주로 가르치자고 생각해 상대방과 대사를 하면서 카메라에 담기는 방법이나 비춰지는 자신의 모습 등 세부적인 부분들을 가르치려고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한국방송예술종합학교의 시설 설비가 여타 학교에 비해 전문적인 수준이라 이인혜가 지향하는 실무적인 수업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실제 기자가 찾아간 날 이인혜는 ‘매체연기’ 수업에 카메라를 동원, 45명의 학생들이 카메라 앞에서 자기소개를 하도록 하고 녹화된 장면을 다 같이 보며 품평회를 하는 수업을 실시했다. 학생들은 모니터에 등장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부끄러워하기도 하고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다들 즐거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기자 역시 학창시절 이런 수업을 받은 적이 있다고 하자 이인혜는 “앞으로는 카메라 두 대를 동원, 학생들이 더욱 카메라에 익숙해지도록 하겠다”고 말하며 “수업 중 학생들의 연기나 행동을 보며 ‘아, 저렇게 할 수도 있겠다’란 생각이 들기도 해 스스로 배우는 점도 많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인혜와 학생들의 사이는 어떨까. 수업시간에는 꼬박꼬박 존댓말을 썼지만 수업이 끝난 후엔 “오늘 정말 예쁘게 하고 왔네” “다음에 보자”고 하는 등 친밀하게 대했다. 학생들 역시 스스럼없이 이인혜를 대하는 모습이었다. 심지어 자신의 수업시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수업에 참여한 남학생은 “사실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에 교수님이 출연한 걸 보고 ‘재밌었다’고 말하고 싶어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