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진 | ||
2006년 한 게임개발업체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하던 이재진은 병역특례비리조사에서 부실 복무 혐의를 받고 재입대 처분을 받았다. 이재진은 산업기능요원 편입 취소와 현역 입영이 부당하다며 서울지방병무청을 상대로 취소 소송을 냈지만 결국 패소, 지난해 5월 재입대했다.
군복을 입은 채 동료들과 웃으며 찍은 사진까지 인터넷에 떠 군생활을 잘 이어가고 있을 것이라 믿었던 이재진. 그런 그가 돌연 자취를 감췄다. 더군다나 흔적조차 찾을 수가 없다. 이에 대해 이재진의 지인들은 이재진의 여러 정황을 들어 “우울증 때문”이라고 말한다. 군 재입대 문제로 힘들어하던 중에 간이식수술을 기다리던 어머니가 사망하면서 큰 충격을 받은 데다 곧바로 입대하게 된 것. 훈련소에서 자해를 하기도 했던 이재진은 그 후에도 계속 우울증에 시달려 국군논산병원, 국군대전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평소 조용했던 그의 성격도 그를 더욱 더 힘든 상황으로 몰고 간 것으로 보인다. 이재진의 솔로 음반 작업을 함께한 적 있다는 한 작곡가는 “이재진은 같이 작업한 사람들하고만 작업하는 경향이 있어 몇 번 함께 일을 했는데 친분이 깊은 사이는 아니었다”며 “보통 작곡가들과 가까운 사이를 유지하는데도 이재진은 그렇지 않았으며, 작곡가 모임이 있을 때도 같이 작업한 연예인이 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재진은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내가 봤을 땐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조용한 스타일이었다”며 “이재진이 많은 일을 겪어내며 남과 함께 나누기보다 혼자서 힘겨워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진의 측근들도 “이재진이 최근 굉장히 힘들어했다”며 탈영의 원인이 우울증이었다는 것에 힘을 싣는다.
휴가 때 만났다는 이재진의 친구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살이 10kg이나 빠져 있어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고 또 다른 지인 역시 “우울증으로 너무 힘들어했다”고 밝혔다.
이재진이 우울증으로 힘들어했고, 그로 인해 충동적 탈영을 감행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런데 몇 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첫째는 국방부의 수사 진행 상황. 이재진의 유일한 가족인 여동생 이은주에게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탈영 10일 후인 지난 16일 언론보도를 통해서야 이은주가 오빠 이재진의 탈영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기자가 접촉한 한 군 관계자는 “탈영병이 생길 경우 며칠 동안은 돌아올 것이라 생각하고 연락을 취하지 않을 수는 있다”며 “하지만 이재진의 경우는 10일 이상 연락 두절 상태였고, 언론보도가 될 때까지 최측근인 여동생에게 연락하지 않았다는 것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의하면 보통 탈영병이 생기면 가장 먼저 연락을 취하는 이는 친인척. 하지만 육군 측은 이은주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고, 이은주 역시 “언론보도를 보고서야 오빠의 탈영소식을 알았다”며 충격에 빠져있는 상태다.
▲ 해체된 아이돌 그룹 ‘젝스키스’. 사진 뒷줄 왼쪽에서 두 번째가 이재진, 맨 앞줄에 있는 이가 강성훈. | ||
군 측의 이재진 휴대전화 추적 수사도 미진하기만 하다. 한 언론을 통해 육군 측은 휴대전화 위치추적에 대해 “위치추적단계도 아니지만 이재진 개인 명의로 된 휴대전화가 없어서 위치추적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인들은 “이재진의 휴대전화로 통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여전히 전화는 받지 않지만 가끔 전원을 켜놓고 있는데 위치추적을 하지 않는다니 답답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군 관계자는 “탈영 후 2주가 지난 시점이기 때문에 헌병이 백방으로 수사를 펼치고 있다”며 “위치추적을 비롯해 동원할 수 있는 방법은 이미 다 시도해봤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헌병대의 구체적인 수사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질 경우 이재진이 휴대전화를 버리는 등 수사망을 빠져나갈 소지가 있어 수사의 구체적 사항을 비밀에 부치고 있다는 것. 알려지지만 않았을 뿐 심도 깊은 수사가 진행되고 있을 것이라는 게 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재진의 여동생 이은주에게도 의문점은 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이재진은 휴가 복귀 하루 전날 이은주와 전화통화를 했다. 그러나 이은주의 한 측근이 “사실 이은주가 이재진의 휴가 복귀 하루 전날 직접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화내용 등은 알 수가 없다”고 조심스럽게 밝혀왔다. 둘의 만남이 사실이라면 이은주가 어떤 이유에서 만난 사실을 밝히지 않았는지, 다른 사연이 있는 것인지 궁금해지는 상황. 이에 기자는 이은주의 소속사와 접촉했는데 돌아오는 답변은 “언론에 나온 사실이 전부이며 이은주가 이런 일로 자주 언급되는 게 좋지 않다고 판단, 더 이상 언론과 접촉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 뿐이었다. 이은주가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숙소에도 찾아가봤지만 만날 수 없었다.
이재진이 여동생과 연락을 취하지 않고 있다는 것도 의문이다. 물론 자신의 현재 위치가 알려질 수 있는 까닭에 꺼려하고 있을 수 있지만 이미 이은주가 언론보도를 통해 “심한 충격을 받았다” “제발 무사해 달라”는 등 많은 걱정을 하고 있음에도 연락 두절 상태인 것. 혹시 남매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이에 대해 이은주의 한 측근은 “이재진이 재입대하기 전까지 현재 이은주가 묵고 있는 숙소에서 함께 지냈다”며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셨기 때문에 더욱 각별한 사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까닭에 일각에서는 이재진의 자살설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최측근들과도 전혀 연락을 취하지 않고 있는 데다 연예인 위치에서 자신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하루 빨리 돌아오는 것이 현명함에도 아직 돌아오고 있지 않다는 점 등을 들어 의구심을 품고 있는 것. 한 연예관계자는 “모두가 백방으로 찾고 있는데 찾을 수 없다는 것이 뭔가 불길하다”며 “휴대전화 전원이 켜졌다 꺼졌다 하는 것이야 이재진이 아닌 다른 이가 휴대전화를 갖고 있어도 가능한 일이 아닌가”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군 당국, 친인척 및 지인, 팬을 비롯해 언론까지 모두가 이재진의 행방을 찾고 있다. 각자 다른 방법, 다른 방향으로 찾고 있지만 모두의 마음은 한 가지다. 이재진이 무사하길 바라는 것. 그가 하루 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문다영 객원기자 dy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