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현희(왼쪽),안영미(오른쪽) | ||
대표적인 경우가 ‘황현희PD의 소비자고발’로 전성기를 맞고 있는 개그맨 황현희다. “조사하면 다나와” “그거 누가 그랬을까?” 등의 유행어를 탄생시킨 그이지만 뭐니 뭐니 해도 황현희 최고의 유행어는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다.
이 유행어의 탄생신화(?)는 황현희가 지금과 같은 인기를 누리기 전 동료 개그우먼 안영미와 함께 EBS교육방송에 패널로 출연했을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퀴즈프로그램에 함께 팀을 이뤄 출전한 이들에게 주어진 문제는 “딸만 있는 집안에서 혼인한 딸을 시집으로 보내는 대신 사위를 데리고 사는 경우 이런 사위를 네 글자로 무엇이라 할까요?”였다.
당연히 정답은 ‘데릴사위’였고 이들 역시 쉽게 맞힐 기세였다. 하지만 지나치게 긴장한 황현희는 그만 정답을 “기둥서방”이라고 외치면서 보기 좋게 탈락하고 말았다. 당시 원망의 눈초리로 황현희를 바라보던 안영미가 외친 구박의 말 한마디가 바로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였다고. 퀴즈는 탈락했지만 동료의 말에서 영감을 얻은 황현희는 이후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를 자신의 유행어로 발전시키면서 스타 등극의 꿈을 이뤘다.
탤런트 윤다훈도 별 뜻 없이 내뱉은 애드리브로 유행어를 탄생시킨 경험이 있다. 그의 유행어는 다름 아닌 전국민의 유행어 ‘작업’이다. 남자가 여자를 꼬시는 일을 뜻하는 이 단어를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상용화된 이 말은 지금으로부터 9년 전 그가 시트콤 <세친구>에 출연할 당시 탄생시킨 말이다.
당시 조연으로 출연 예정이었던 윤다훈은 주연으로 캐스팅됐던 신동엽이 하차하면서 운 좋게 주인공 자리를 따냈다. 그만큼 작품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다. 이런 까닭에 현장에서 쉴 새 없이 애드리브를 날리며 연기열정을 뽐냈는데 그의 캐릭터는 화려한 언변으로 여자를 잘 꾀는 남성이었다.
▲ 조원석(왼쪽),윤다훈(오른쪽) | ||
‘작업’이란 단어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은 말 그대로 폭발적이었다. 이제 ‘작업’이란 단어는 영화 <작업의 정석>에서 볼 수 있듯이 일상화됐고 놀랍게도 일부 국어사전에 그 뜻이 실려 있을 정도다. 이쯤 되면 그를 유행어 제조 ‘작업’의 진정한 ‘선수’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때론 자신의 경험에서부터 비롯된 유행어가 세상의 빛을 보기도 한다. ‘죄민수’ 캐릭터로 인기 개그맨 대열에 오른 조원석. 그의 대표적인 유행어인 “아무 이유 없어”는 그가 스타덤에 오르기 전부터 자주 사용하던 표현인데 그 사연은 다음과 같다. 데뷔전 일식조리사, 밤무대MC, 방송국 리포터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며 무명생활을 겪은 그는 안경테 장사 생활도 잠시 경험한 바 있다.
개그맨 지망생답게 갖가지 아이디어로 만든 안경테를 들고 수많은 점포를 돌며 영업을 하던 조원석. 특히 그가 야심차게 만든 안경테의 이름을 자신의 꿈을 살려 ‘개그맨’이라 짓기도 했다. 만나는 점포 주인마다 왜 하필 안경테 이름이 개그맨이냐고 물었고, 이에 조원석은 “아무 이유 없어요”라고 답하곤 했다고.
그런데 이후 개그맨이 된 조원석에게 이 표현은 보석 같은 유행어가 돼줬다. 주위사람만 잘 관찰해도 유행어가 탄생하곤 한다. ‘날아라 변선생’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는 개그맨 변기수는 학창시절 영어강사 오성식의 강의에서 착안해 “~아니죠~ 맞습니다~”등의 말을 유행어로 재탄생시켰고 “그까이꺼 뭐 대충~”으로 유명한 장동민은 충청도 출신 아버지의 실제 말투를 고스란히 개그로 옮겨온 경우다.
뿐만 아니라 탁재훈이 유행시켰던 유행어 “안되겠네~”는 자신의 딸 소율이가 동생 유단이에게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었다고 한다.
KBS 연예가중계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