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문의 내용은 한풍현 분당경찰서장이 중간수사결과 발표에서 직접 읽어 이미 공개됐지만 이를 문서로는 배포하진 않겠다는 뜻이다.그리고 그 이유는 ‘소송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고 장자연 문건 사건은 소속사 김성훈 대표가 귀국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수사가 중단됐다.
9명을 입건했지만 실질적인 수사는 김 대표가 귀국해야 비로소 시작될 수밖에 없는 것.피해 사실을 입증할 피해자의 사망, 중요 피의자의 해외 도피 등 정상적인 수사가 어려울 수밖에 없음을 감안할지라도 너무 알맹이 없는 수사 결과라는 비판이 집중되는 가운데 항간에선 외압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수사본부는 기자들에게 발송한 문자를 통해 외압설보다는 ‘소송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큰 수사 장벽이었음을 간접적으로 고백한 셈이 됐다.피의자 검거보다 수사로 인한 소송을 피하려는 의지가 더 컸다는 얘기는 곧 애초부터 경찰의 수사 의지가 없었음을 의미할 수도 있다.실제 경찰은 매스컴에서 문건이 공개되기 직전까지 고인의 자살 원인을 ‘우울증’이라 단정 지은 바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