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사랑합니다~♪” KBS 주말 연속극 <엄마가 뿔났다>를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또한 굳이 드라마를 보지 않았던 사람이라도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귀에 익은 멜로디. 드라마 OST인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부른 주인공은 바로 신인가수 유승찬이다. 노래는 익히 알지만 이름은 모르는 사람이 많아 유승찬 본인도 한 인터뷰에서 “나를 앞에 두고 내 노래 얘기를 한 사람이 있다”고 말할 정도로 인지도가 낮았다. 하지만 ‘명문가 자제’임이 밝혀지자 그는 단번에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 순위 상위에 랭크됐다.
유승찬은 중학교 1학년 때 조기 미국 유학길에 오른 뒤 LA 오하이밸리고교-노스브리지대학을 졸업, 현재 서강대학교 MBA 과정을 밟고 있어 그 스스로도 ‘엄친아’이지만 아버지가 A 그룹 회장인 점이 크게 화제가 됐다.
스스로 이룬 학업, 아버지의 직업만으로도 충분히 주목을 받을 만하지만 더 흥미로운 점은 유승찬 아버지의 회사인 A 그룹 자회사 중 한 곳이 유승찬 소속사인 JSN엔터테인먼트라는 사실이다.
특히 유승찬은 언론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적극 지원해주신 데다 지인을 소개해줘 드라마 OST를 부르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는데 아버지의 지원은 지인 소개에 그치지 않고 유승찬이 보다 활발한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설립하기에까지 이른 것.
실제로 유승찬 팬들 중에는 “우리 아버지와 유승찬 삼촌이 관계가 있다. JSN엔터테인먼트 차장이다”라고 밝히는 이들도 있다.
아버지의 지원으로 날개를 단 유승찬은 현재 JSN엔터테인먼트의 유일한 소속 연예인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더욱이 유승찬이 “나중에 공연사업을 꼭 하고 싶다”고 밝힌 적이 있는데 이를 위한 토대도 이미 마련되어 있는 셈이라 주위 연예인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는 실정이다.
가수 홍경민도 아버지의 도움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홍경민의 아버지가 국가정보원 소속 직원으로 국정원 행사에 홍경민이 참여한 바도 있다고 귀띔한 한 국정원 관계자는 “아버지가 적극적으로 홍경민을 밀어줬다”고 말한다. 이 국정원 관계자에 따르면 홍경민이 무명시절을 벗어나는 데는 아버지의 많은 도움이 있었다고. 인맥이 넓었던 아버지가 홍경민의 가수 활동이 더욱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백방으로 노력했다는 후문이다. 물론 홍경민의 가창력이 가장 큰 성공 요인이긴 하지만 아버지 도움이 없었다면 전성기를 누리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게 국정원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런데 유승찬 홍경민 등과 달리 실력이 모자라고 전혀 준비되지 않은 이들이 연예인을 하겠다고 나서 연예관계자들을 곤란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한 신인 탤런트는 외교관을 지낸 아버지의 후광을 업고 연예계에 입문했다. 큰 유명세를 누리지는 못했지만 소속사 측은 “이 신인을 키우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아무래도 고위직에 있는 분이 아버지이다 보니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한 연예기획사 대표이사는 요즘도 간간이 “내 아들(딸)을 밀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 이 대표이사는 “가장 최근에는 한 사단법인 위원장을 맡고 계신 분이 ‘딸이 연예계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데 매니저를 해달라’고 요청해왔다”며 “사실 연예인 감은 아니라서 고사했는데 당장 ‘우리 법인에 속한 한 직책을 맡게 해주겠다’는 말까지 했다”고 귀띔했다. 감투는 거절하고, 매니저 일을 보겠다고 수락했지만 권력이 이런 건가 싶어 못내 씁쓸했다는 게 이 대표이사의 전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연예 관계자들은 “집안이 좋고, 아버지의 후광이 얼마나 대단한가보다는 본인이 가진 스타성과 실력이 최우선이다”라고 말한다.
한 방송 관계자는 “유승찬이나 홍경민 등은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아버지가 힘을 실어준 것이지만 준비되지 않은 연예인들은 부모님이 아무리 압력을 가하고 뒷받침해줘도 소용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문다영 객원기자 dy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