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지훈 | ||
연예인 연루 마약 수사가 진행될 때마다 수사기관 관계자를 통해 흘러나오곤 했던 말이다. 이로 인해 연예계에 마약주의보가 내려지긴 했지만 매번 공염불로 끝났다. 그렇지만 이번엔 달랐다. 이미 예학영과 윤설희가 구속됐고 주지훈이 불구속 기소된 상황에서 경찰은 ‘추가 연예인 수사 중’이라 밝혔고 그 결과물이 지난 3일 발표됐다. 연기자 2명, 가수 1명과 아이돌 그룹 출신 전직 여가수 1명 등 네 명의 연예인이 추가로 적발됐는데 이 가운데 한 명은 한참 인기 절정에 있는 연예인이다. 더욱 충격적인 부분은 클럽을 중심으로 친한 연예인들과 유흥업소 여자 종업원들이 함께 어울리며 마약을 투약했다는 부분이다.
지난 3일 오전 10시 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안선모 마약2팀장은 서울혜화경찰서에서 ‘강남일대클럽 마약류 밀반입 투약 사건’ 최종 수사발표를 했다. 기존 마약 수사와 달리 이번 수사에서 경찰은 수사 도중에 예학영 윤설희 주지훈 등의 입건 사실을 미리 언론에 알려 최종 수사발표에서 연예인이 추가적으로 적발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게다가 윤설희가 일본에서 들여온 마약을 구입해간 이들을 더 찾아내야 했기 때문에 그들이 연예인이건 아니건 누군지 반드시 밝혀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중간 수사발표 이후 경찰은 대대적인 수사를 펼쳤다. 상당수의 연예인이 소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지어 연예관계자들 사이에선 서울지방경찰청 앞에 있으면 하루에 연예인 두세 명은 볼 수 있다는 괴담이 나돌았을 정도다. 이 과정에서 인기 연예인 A가 소환 조사를 받아 추가로 적발됐다는 사실이 <일요신문> 889호를 통해 단독 보도된 바 있다. 연예인 소환 조사가 빈번히 이뤄지다 보니 경찰 소환 조사를 받은 연예인이 다른 연예인이 조사받는 모습을 목격한 뒤 이를 주변에 알리는 방식으로 소문이 확산되기도 했다.
인기 연예인 A는 먼저 입건된 예학영 주지훈 등과 같은 소속사 출신으로 친분이 두터운 편이다. 심지어 예학영과 무명 시절 같은 집에 살았을 정도다. 또한 최근 인기 드라마에 출연했던 배우 B도 이번에 마약 투약 혐의로 검거됐는데 그 역시 이들과 친분이 두텁다. 인기 연예인 A는 매스컴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술에 취해 잘 기억이 안 난다”고 언급하며 예학영과의 관계에 대해선 “같은 사무실이었고 같이 술을 자주 먹는 사이였다”고 밝혔다.
경찰은 국가정보원과 공조해 지난 4월부터 5월 중순까지 ‘민생침해범죄 소탕 60일 계획’의 일환으로 마약류 사범 집중단속을 실시해 마약류 밀반입 및 투약한 혐의로 연예인 7명, 유흥종사자 21명, 회사원 13명, 학원 강사 4명, 기타와 무직 32명 등 총 84명을 검거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유흥종사자의 수가 가장 많다는 부분이다. 수사 시작 역시 경찰과 국가정보원이 유흥종사자들의 마약 밀반입이 급증했다는 정보를 입수한 데서 시작해 몇 차례 공항에서 마약을 밀반입해오는 호스트바 근무 남자 종업원과 텐프로 근무 여성 종업원들을 직접 검거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유흥업소 종사자 등에게 마약 구입자금을 건네받아 14차례나 일본을 오가며 마약류를 밀반입한 윤설희가 검거된 것.
▲ 윤설희(왼쪽 사진) 예학영(오른쪽 사진) | ||
이렇게 밀반입된 마약이 주로 유통된 곳은 강남 일대의 클럽으로 경찰은 M 클럽 C 클럽 등 클럽 4곳을 조사해 연예인의 마약 흡입에 대한 첩보를 입수했다. 이 과정에서 클럽계의 대부 구준엽 역시 혐의선상에 올랐지만 무혐의로 판정을 받았다.
이로 인해 클럽에서의 연예인 유흥 문화에 대한 시각도 굉장히 안 좋아졌다. 클럽에서 유흥종사자들과 어울려 마약을 투약한 연예인들이 연이어 검거됐고 최근엔 음란하게 클럽에서 파티를 벌이는 모습이 담긴 소위 ‘청담동 클럽 사진’이 공개됐다. 이런 분위기에 대해 구준엽은 “클럽에 간다고 다 마약하지 않고 연예인이라고 다 마약하는 것도 아니다”며 “극소수의 미꾸라지들과 같은 무리로 생각하지 말아 달라”고 항변한다. 물론 경찰 수사 결과 역시 구속된 윤설희 예학영 등과 친분이 있는 일부 연예인의 행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몇몇 연예기획사에서는 소속 연예인의 클럽 출입을 엄금할 정도로 연예계가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