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력 발산 이제부터 섹시 여제로 7년째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채연. 그는 요즘 배우 겸업도 신중히 고민 중이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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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들이 원하고 기다리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늘 같은 모습만 보여드리면 대중들이 금방 질려 버릴 수 있고 스스로도 한계에 부딪힐 수 있지만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는 지금의 모습을 그냥 버릴 순 없었어요. 그래서 섹시 댄스 가수라는 큰 틀은 유지하며 그 안에서 작은 변화들을 보여드리려 노력 중이에요.”
채연은 데뷔 이래 7년 동안 섹시 여가수로 꾸준히 활동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으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출연을 손꼽았다. 무대 위에서 섹시한 춤만 계속 보여줬다면 대중들이 쉽게 질려버릴 수 있었겠지만 거리감이 적은 버라이어티에서 꾸준히 소탈한 모습을 선보여 친근한 이미지를 쌓을 수 있었던 것.
지난 앨범 활동 기간이 끝나고 다시 가요 프로그램으로 돌아오기까지 1년 반가량의 시간이 흘렀다. 이젠 나름 고참 급이다.
“대기실 분위기는 크게 변하지 않은 것 같아요. 다만 그 안에 있는 이들이 많이 변했죠. 이젠 방송국에 가도 반갑게 아는 척하고 이런저런 얘기 나눌 가수 친구들이 거의 없어요. 대기실에 있으면 종종 처음 보는 후배 가수들이 찾아와 CD를 주며 잘 부탁한다고 인사하곤 하는데 그때마다 급당황해요. 제가 좀 낯을 가리는 편이거든요.”
그만큼 채연은 오래도록 그리고 꾸준히 가요계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켜왔다. 채연이 데뷔한 2003년에는 유독 섹시 여가수가 여럿이 함께 데뷔해 화제가 됐었고 이후 에로배우 출신 섹시 댄스가수들이 대거 등장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2009년 여름에는 채연 홀로 가요계를 지키고 있다. 섹시 댄스 가수는 유난히 생명력이 짧기로 유명하다. 그러다 보니 백지영처럼 발라드 가수가 되거나 서인영이나 이효리처럼 버라이어티에 더 무게감을 두는 이들이 많다. 과연 섹시 댄스 가수의 정년은 몇 살일까.
▲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그렇지만 섹시 댄스 가수라는 큰 축을 중심으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개인적으로 발라드 음악을 무척 좋아한다는 채연은 발라드 가수로의 변신에 대한 욕심도 감추지 않았다.
“두 번 정도 무대에서 발라드 곡을 부른 기억이 있어요. 무대에서 강렬한 댄스를 선보이는 게 익숙한데 가만히 서서 감정 잡고 노래를 부르려니까 너무 어색하더라고요. 그래도 그 느낌은 참 좋았어요. 담당 PD한테 칭찬도 들었고. 가장 어려운 부분은 제가 노래하다 자주 웃음이 빵 터지곤 한다는 거예요. 댄스곡이야 그것도 하나의 콘셉트지만 무대 위에서 슬픈 발라드 곡을 부르다 웃음이 터지면 정말 큰일이잖아요.”
연기를 겸하는 만능 엔터테이너로의 변신에 대해서도 생각은 있다. 다만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섹시 댄스 가수의 생명력이 짧다는 부분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고 동료 가수들이 연이어 배우로 변신하는 모습을 보며 서둘러야 하는 게 아닌지 불안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배우로 변신하는 동료 가수들을 보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섣불리 움직여선 안 된다는 거예요. 적당한 시점을 기다리고 있는데 정말 좋은 작품과 좋은 감독님, 그리고 저와 잘 맞는 캐릭터가 나타나면 진지하게 생각해보려고요. 제가 드라마를 좋아해 빠트리지 않고 챙겨보는 편인데 <내조의 여왕> ‘화자’같이 발랄하고 톡톡 튀는 역할은 욕심나더라고요.”
드라마 마니아라고 밝힌 채연은 스트레스 해소법 역시 드라마 시청이다. 쉬는 날이면 하루 종일 집을 사수하는 ‘집순이’ 스타일이라는데 집에서 평소 보고 싶었던 드라마를 한 번에 몰아서 보거나 컴퓨터 게임을 즐기며 스트레스를 푼다고 한다.
“정말 악플은 장르별로 골고루 다 받아본 것 같아요. 크게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해도 종종 마음을 다치게 하는 악플이 있어 속상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땐 로그인해서 마구 뭐라고 해주고 싶은 심정이에요.”
가끔은 술 한잔에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기도 한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측정이 불가능한 그의 주량이다. 그날그날 상황에 따라 주량이 급변하는데 때론 맥주 한 잔에 취기가 오르기도 하고 때론 날을 새워 술을 마셔도 멀쩡해 만취한 지인들을 모두 택시에 태워 보내고 귀가할 때도 있다. 편하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부담 없는 술자리에선 본인도 놀랄 만한 주량이 나오곤 한다는데 그렇게 마음 놓고 술을 마시는 것도 일 년에 두세 번뿐이란다.
“1집 활동할 땐 술을 마셔도 다음 날 활동하는 데 지장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점점 활동이 많아지면서 다음 날 스케줄이 있으면 술 마시는 게 부담스러워지더라고요. 여자들은 술을 많이 마시면 얼굴에 흔적이 남잖아요. 그렇게 술 마실 기회가 점점 줄어들면서 술도 많이 약해진 것 같아요.”
서른한 살의 채연은 서른 살을 넘기면서 결혼에 대한 생각이 크게 달라졌다고 말한다. 1~2년 전만 해도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는데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결혼보다는 일에 대한 욕심이 더욱 커졌다고. 무대에서는 물론 버라이어티를 비롯한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늘 열심히 활동하겠다는 채연의 약속이 기자에겐 팬들을 향한 청혼처럼 들렸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