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결혼은 더 늦었지만 소문으론 신동엽 선혜윤 PD 부부보다 한 발 먼저 방송가에서 화제가 됐던 연예인-제작진 커플이 개그우먼 김미진이다. 이영애를 비롯한 각종 성대모사로 유명한 그는 2007년 3월 MBC 라디오국 엔지니어 이진혁 씨와 화촉을 밝혔다.
김미진이 MBC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 출연 당시 출연자와 엔지니어로 처음 만나 조금씩 서로에 대한 호감을 쌓아나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라디오 조정실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흐르던 사랑의 기류가 점점 강해졌고 두 사람은 마침내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사내커플’(?)이었던 두 사람은 그때부터 둘만의 암호를 정해 애정 행각(?)을 즐겼다는데 하늘아래 비밀은 없는 법, 조금씩 퍼지기 시작한 소문은 어느새 라디오국에서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가 되고 말았다. 라디오 작가들의 적극적인 도움도 큰 힘이 됐다. 심지어 작가들이 이들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를 애청자가 보내 준 사연인 양 대본으로 만들어 방송에 소개되도록 밀어주기도 했다. 요즘 유행하는 ‘리얼 러브 버라이어티’의 원조가 두 사람의 열애담인지도 모른다.
케이블에서의 활동을 발판으로 공중파에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는 ‘여자 노홍철’ 김나영. 그 역시 방송국 PD와의 사랑을 경험한 바 있다. 데뷔 초 방송에서도 털어놓은 바 있는 5년을 사귄 30대 중반인 전 애인이 바로 케이블 방송의 한 PD임이 뒤늦게 알려진 것. PD답지 않은(?) 준수한 외모에 실력까지 두루 겸비한 것으로 알려진 김나영의 전 남자친구는 김나영이 케이블에서 활동을 시작할 무렵 우연한 기회로 알게 돼 교제를 시작했다. 당시 신인이던 김나영과 방송국 조연출이던 남자친구는 5년 동안 뜨거운 사랑을 나누었다고 하는데 연예인과 제작진의 교제치곤 이례적으로 무척 오랜 시간을 만났다. 하지만 김나영이 공중파 활동을 시작하면서 기나긴 사랑이 마침표를 찍게 됐는데 이별의 이유는 ‘서로의 자유를 찾아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들 역시 같은 프로그램을 하며 사랑을 싹틔운 것일까? 신인이던 김나영이 조연출이던 남자친구의 도움을 받았을 법도 싶지만 의외로 두 사람은 단 한번도 같은 프로그램에서 일한 경험이 없었다.
깜짝 놀랄 만한 사실은 방송국 PD와 아이돌 그룹 멤버인 여가수가 사랑에 빠지기도 했다는 점이다. 매스컴에 알려지진 않았지만 가요관계자들 사이에선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대형기획사 소속인 여성 그룹의 멤버 A가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 담당 PD와 사랑에 빠졌던 것. 더욱 놀라운 부분은 당시 A가 갓 스무 살을 넘긴 어린 나이였다는 것. 게다가 해당 PD는 비교적 젊은 조연출이 아닌 연출로 결혼에 한 번 실패한 ‘돌싱’이었다. 그러다 보니 두 사람의 나이 차이는 띠 동갑을 훌쩍 넘었다. 당연히 주위의 걱정이 쇄도했다. 특히 해당 연예기획사에는 비상이 걸렸는데 그렇다고 공중파 예능국 PD를 나무랄 수도 없는 일이었다. 다행히(?)도 두 사람의 교제는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금세 끝이 났다. 당시 두 사람의 교제를 바로 옆에서 지켜본 한 방송작가는 “둘 다 워낙 끼가 많은 사람들이라 적지 않은 나이차를 극복하며 사랑에 빠졌지만 오히려 그런 넘치는 끼로 인해 서로 충돌도 잦아 만남이 오래가지 못했다”고 설명한다.
때론 출중한 외모의 방송작가를 둘러싸고 남자 연예인들이 쟁탈전을 벌이기도 한다. 방송 시스템 상 연예인과 가장 접촉 빈도가 높은 제작진은 조연출과 작가다. 특히 작가와 많은 대화를 나눌 수밖에 없는데 아무래도 외모가 출중한 작가에게 관심을 보이는 남자 연예인들이 많은 것. 특히 개그맨과 가수 등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잦은 이들이 예능국 방송작가들에게 구애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작가들은 연예인과의 교제를 상당히 조심스러워하는 편이다. 진지한 고백이 아닌 장난어린 대시에 작가들만 상처받는 일이 종종 있어 선배 작가들이 후배 작가들에게 이와 관련해
주의를 많이 주는 편이다.
주영민 연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