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그바보>에서 황정민 김아중 등 톱스타들한테 밀리지 않는 포스를 보여주며 많은 사랑을 받은 우체국 직원 ‘박경애’ 역의 연미주. 마냥 순수하고 귀여운 이미지의 연미주가 공백기에 대한 회한을 털어놓으며 눈물을 글썽인다.
어릴 때부터 연기자를 꿈꿔왔다는 연미주는 아직 몸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은 탓에 틈틈이 재활을 병행하고 있다. 드라마 촬영 당시에는 하이힐을 신고 언덕길을 내달리면서도 아픈 줄을 몰랐을 정도로 대단한 열정을 내보였다. 오디션 때도 사고로 다친 다리에 쥐가 나 자리를 박차고 나오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떨어진다’는 생각과 ‘박경애’ 역에 대한 욕심으로 꾹 참고 연기를 해냈다. 그런데 촬영장에서는 열혈신인이 아니라 웃음 보따리였단다. 심지어 연미주가 코믹연기를 할 때면 카메라 감독이 자꾸 웃어 NG가 나는 바람에 아예 그 장면에서는 카메라 감독이 뒤돌아 있을 정도였다고.
“제가 한 가지에 몰두하면 다른 건 안보이거든요. 그래서 연기 중에 온 스태프들이 나갈 타이밍이라고 손짓하는데도 모르고 있는가 하면 음료수 상표가 보이지 않게 돌려달라는데 ‘알겠다’고 하고선 잔을 빙글빙글 돌린 적도 있었어요.(웃음) 처음엔 그런 제게 짜증을 내시다가 나중에야 ‘아, 원래 저런 성격이구나’라고 받아들이시더라고요. 그 다음부터는 제가 등장해야 하는 장면에서 카메라 뒤로 걸어가는 일이 있어도 온통 웃음바다였어요. 그럴 때마다 제가 너무도 존경하는 황정민 선배님이 ‘어휴, 넌 답이 없다’며 웃으셨죠.”
엉뚱하고 코믹한 행동들로 인해 촬영진으로부터 절대적인 사랑을 받았던 연미주는 요즘 드라마 영화뿐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섭외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 아직 완쾌되지 않은 몸이라 부모님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연미주는 단 한마디, “이 일을 하지 않으면 더 아프다”며 의욕을 불태운다. 이런 강한 의지는 데뷔 전 다녔던 오랜 해외 여행 경험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고.
“40kg 배낭을 메고 다니고, 신발 한 켤레, 옷 세 벌로 두 달을 버티는 등 정말 힘들게 여행을 다니며 인내심을 배우고 한계를 극복하는 법을 깨달았어요. 연기자로는 뒤늦은 출발이지만 오히려 이전의 다양한 사회 경험들이 연기하는 데 좋은 밑거름으로 작용하는 것 같아요.”
공백기 동안 <내 이름은 김삼순>을 보며 “삼순이 역을 하고 싶다”는 간절함을 갖게 됐다는 연미주는 평생 연기자의 길을 걷겠다고 각오를 다진다. 현재 여러 작품 사이에서 고심하며 틈틈이 오디션을 보러 다니는 이유도 어서 빨리 다음 작품을 하고 싶어서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