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소수이긴 하지만 습관성 도벽을 가진 연예인들의 이야기가 연예 관계자들 사이에서 종종 오고간다.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개그맨 A다. 나쁜 손버릇 탓에 동료들로부터 원성이 자자한 A의 습관성 도벽 관련 소문은 개그계는 물론 방송가 전반에 자자하다. 이런 탓에 방송국 내 도난 사건이 발발할 때마다 A가 첫 번째 용의자로 지목되곤 할 정도다. A의 도벽 행각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데 방송국 대기실은 물론 친한 선후배의 집도 그의 주 무대다. 대기실에서 동료 연예인이 잠시 둔 고가의 전자제품부터 지인들의 집에 있는 고급시계와 귀금속까지 A가 훔쳐간 것으로 알려진 물품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런 A를 향한 주위 동료들의 시선은 어떨까? 개그계 군기반장으로 유명한 개그맨 B는 “매를 들고 혼쭐을 내며 충고도 해봤지만 어릴 적부터 몸에 밴 안 좋은 습관이라 못 고치더라”고 얘기한다. 또한 A와 동갑내기 친구 사이인 한 개그맨은 “너무 착하고 재미있는 친구인데 이런 일로 이름이 매스컴에 오르내릴까봐 불안하고 걱정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명 그룹의 멤버로 활동한 바 있는 가수 D의 습관성 도벽도 빼놓을 수 없다. 학창시절 도벽 때문에 전학까지 가야 했을 만큼 그의 증세는 심각한 편이었다. 학교 친구들의 학용품과 옷 등을 시시때때로 훔쳐가곤 했다는 것. 데뷔를 앞둔 연습생 시절에도 이런 손버릇은 고쳐지지 않았는데 연습생 숙소내 귀중품은 모두 D의 손에 들어갔을 정도라고 한다. 한번은 소속사 관계자가 CCTV에 찍힌 영상을 증거로 그의 절도 행각을 지적했지만 D는 꿈쩍도 안 하고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뻔뻔함까지 보였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곽한구 사건과 유사한 고가의 외제 승용차 절도사건이 방송국에서 벌어지기도 했다. 피해자는 방송국 고위 관계자, 그리고 피의자는 아쉽게도 연예인이었다. 그 사연인즉 이렇다. 방송인 E는 자신이 출연 중이던 한 케이블 방송국 주차관리소에서 우연히 독일제 고급 승용차 로고가 선명히 새겨진 차량 열쇠를 발견한 뒤 역시나 습관적으로 차키를 훔쳤다. E는 주차관리요원 몰래 주차장을 뒤져 해당 차량을 찾아내 잽싸게 차량절도에 성공했는데 문제는 도난당한 차량이 방송국 고위간부의 차량이었다는 점이다. 수사는 해당 케이블 방송국에 자주 출입하는 로드매니저들이 맡았다. 수소문 끝에 용의자로 E가 떠오르자 한 선배 방송인이 그를 불러 사태의 심각성을 얘기하며 다시 차량을 가져다 놓으라고 충고했다. 결국 E가 일주일 뒤 또 한 번 주위 눈치를 살피며 훔친 차량을 방송국 인근에 가져다 놓으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2000년대 들어 강남 일대의 고급 카페와 음식점 앞에서 주차관리 요원을 위장해 연예인들의 차량을 노리는 범죄가 기승하고 있는데 탤런트 양미라는 신인시절 이와 비슷한 아찔한 경험을 겪은 바 있다. 출연 중이던 드라마의 회식이 있던 날 청담동 소재의 한 카페를 찾은 양미라는 친절히 인사를 건네는 이에게 아무 의심 없이 차키를 맡겼는데 얼마 후 그가 주차관리요원이 아님을 알고 깜짝 놀랐다. 엉뚱한 곳에 차가 세워져있었음은 물론, 차안에 있던 명품 백과 시계, 고가의 백화점 상품권 등이 모조리 사라진 뒤였다.
개그맨 남희석 역시 강남 소재의 한 음식점에서 주차관리 요원을 위장한 절도범에게 차량을 도난당한 경험이 있는데 경찰에 신고한 뒤 자신의 팬클럽에도 차량 도난 사실을 알려 일주일 만에 그 차량을 되찾을 수 있었다.
한 팬클럽 회원으로부터 차량이 주차된 위치를 제보 받은 뒤 남희석은 팬들과 함께 열두 시간이 넘게 잠복을 해 범인을 잡으려 했지만 아쉽게 놓쳐 차량을 되찾는 데에만 만족해야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당시 남희석의 차량을 발견해 제보했던 팬은 이때의 인연으로 훗날 남희석의 매니저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주영민 연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