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예관계자들 사이에서 가장 화제가 된 주인공은 단연 그룹 V.O.S의 멤버 박지헌이다. 그가 사실혼 관계로 아들까지 있었다는 사실 자체도 놀라웠지만 그가 이를 공개하게 된 계기가 더욱 충격적이었다. 박지헌의 측근은 한 스포츠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동생들(V.O.S의 김경록 최현준)을 위해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아들을 공개하려 했으나 잘못된 루머를 퍼트리려는 사람들 때문에 갑작스럽게 고백하게 됐다”면서 “잘못된 정보를 언론사와 방송사에 제보하는 사람이 있다는 소식에 정정당당하게 밝히자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최근 V.O.S는 전 소속사와 전속계약 기간이 만료돼 소속사를 옮겼다. 이처럼 소속사를 옮기는 과정에서 이런 일이 불거진 탓에 그 ‘누군가’가 전 소속사일 가능성이 제기된 것. 전 소속사 측은 그런 시선은 오해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전 소속사 관계자는 “우리는 V.O.S와 여전히 좋은 관계이며 그들이 잘 되길 바라고 있다”면서 “오해 살 게 뻔한데 왜 그런 짓을 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연예계 일각에선 오히려 소속사를 옮긴 뒤 분위기 일신을 위해 박지헌이 이를 고백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새 소속사 역시 누군가의 협박 때문에 박지헌이 가정사를 고백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와 비슷한 오해를 받는 전 소속사들이 여럿 더 있다. 얼마 전 김아중의 상반신 노출 합성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됐을 당시엔 그의 신인 시절 소속사에 의혹의 시선이 집중됐다. 김아중이 소속사를 옮기는 과정에서 전 소속사와 이중계약 분쟁에 휘말렸던 터라 전 소속사에서 의도적으로 신인 시절 확보한 김아중의 상반신 노출 사진을 인터넷에 유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된 것. 결국 해당 사진은 실제 김아중의 상반신 사진이 아닌 합성된 사진으로 밝혀지면서 전 소속사를 향한 의혹도 눈 녹듯이 풀렸다.
종종 심각한 상황을 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현영은 10년 전 일어났던 성폭행 미수 및 폭행 치사 조작 사건에 휘말려 마음고생을 했다. 98년 신인 리포터였던 현영과 함께 해외 촬영을 갔다가 성폭행 시도 혐의로 징역 1년 6월 확정 판결을 받은 외주제작사 정 아무개 PD가 당시 사건 증거가 조작됐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로써 현영은 억울한 혐의를 벗었는데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정 PD가 소송을 제기한 까닭이다. 증거가 조작됐다는 얘기를 정 PD에게 건넨 이가 바로 현영의 전 소속사 관계자였던 것. 현영 역시 소속사를 옮기며 전 소속사와 전속계약 위반 등으로 법정 분쟁을 겪은 바 있다.
고 장자연 자살 역시 경찰 수사는 애초 성상납 및 술 접대 강요가 아닌 소속사를 옮기려는 과정에서의 불협화음이 자살 원인이 아니냐는 쪽으로 수사 방향이 옮겨가고 있다. 그만큼 소속사 이전을 둘러싼 연예인과 연예기획사의 불협화음이 심각하다는 이야기다. 그렇지만 연예인의 사생활까지 연예기획사가 관리하는 현 시스템에서는 이런 부작용이 불가피하다는 게 연예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런 까닭에 전속계약 기간 중에 알게 된 해당 연예인의 사생활 관련 비밀을 업무상의 비밀로 인정해 비밀 유지를 보장하는 등의 법적 보완 조치가 절실하다는 지적의 소리가 높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