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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키드 뉴스 여성앵커들이 지난달 30일 오후 폐허가 된 NNK본사 사무실에서 눈물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 ||
지난 7월 30일 오후 3시. 이미 폐허가 돼버린 서울 역삼동 소재의 네이키드뉴스코리아(NNK)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이 열렸다. 지난 6월 23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프라자호텔서 열린 NNK 론칭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9명의 알몸앵커 가운데 네 명만이 참석한 눈물의 기자회견이었다. 이미 모든 집기가 빠진 사무실은 쓰레기만 남아 있어 폐허를 방불케 했다.
기자회견에서 알몸앵커들이 밝힌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캐나다가 본사인 네이키드뉴스 인터내서널(NNI)의 한국 지점인 줄 알았던 NNK는 중국계 투자회사 차우그룹의 존 차우 회장이 NNI로부터 이름만 빌려 운영해온 회사였다. 론칭 기자회견 당시 NNI의 데이비드 와가 대표이사와 알몸앵커들이 캐나다에서 직접 내한했지만 이는 쇼에 불과했다. 알몸앵커 최선미 씨는 “NNI 관계자는 존 차우에게 돈을 받고 내한한 것일 뿐”이라며 “외국기업 국내지사 설치신고서에도 본사가 캐나다가 아닌 뉴질랜드의 차우그룹으로 돼있다”고 밝혔다.
알몸앵커들은 이번 사태가 차우그룹의 사기 행각이라 주장하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네 명의 알몸앵커들은 24일 지급될 예정이던 월급이 입금되지 않아 25일 역삼동 사무실을 찾았을 땐 이미 사무실이 텅 빈 뒤였다고 한다. 급하게 차우그룹의 재무 담당자가 묵고 있는 호텔을 찾아갔지만 이미 체크아웃을 한 뒤였다. 당장 7월 급여를 받지 못한 알몸앵커들은 대부분 1년 전속계약을 맺은 상황이라 NNK 측은 서비스가 중단됐을지라도 잔여기간에 대한 임금을 지불해야 한다.
피해는 알몸앵커들만 입은 게 아니다. NNK 직원과 관계사들도 한두 달가량 임금 및 결제 대금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유료회원들에 대한 대책은커녕 서비스 중단에 따른 결제해지 신청에 대한 대책도 세워놓지 않은 상황에서 차우그룹은 국내를 떠났다. 이 바쁜 와중에도 사무실 보증금은 챙기고 9월에 지불될 모바일 서비스 이용료 입금도 차우그룹 측 계좌로 돌려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서비스 돌연 중단 사태의 기미는 이미 7월 초부터 감지됐다. 대표이사가 이스라엘계 요나부 시나이에서 차우그룹의 존 차우로 바뀐 뒤 인원 및 경비 감축이 단행되기 시작한 것. 모두 아홉 명이던 알몸앵커도 네 명으로 줄었고 출연료 역시 20% 깎였다. 대표이사 취임에 맞춰 내한했던 존 차우가 7월 중순 출국했는데 이즈음부터 본격적인 회사 정리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존 차우와 함께 내한한 차우그룹 재무 담당자가 회사 정리를 위해 본격적인 움직임에 들어갔고 7월 25일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몸앵커들은 이번 사태를 차우그룹의 의도적인 사기 행각이라 주장하고 있지만 그보다는 한국 성인시장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사업을 하려다 수익 구조가 보이지 않자 급박하게 사업을 정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6월 23일 서비스가 시작된 뒤 매일 2000~3000명씩 유료 회원이 가입하면서 좋은 출발을 보인 NNK는 채 1주일도 되지 않아 유료회원 가입자 증가 추세가 멈췄다. ‘1주일 만에 유료회원 10만 명’ ‘한 달 만에 유료회원 26만 명’ 등의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발송하며 대대적인 홍보를 벌였지만 실제 가입 유료 회원은 3만여 명에 불과했다. 월 이용료가 9900원이니 월 매출이 3억여 원도 채 되지 않았던 것이다.
론칭에 맞춰 대대적인 언론플레이를 펼치고도 유료회원이 3만 명이면 앞으로 그 수가 현저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국 수익성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차우그룹은 ‘떴다방’처럼 한 달여 만에 NNK의 문을 닫고 한국을 떠났다.
이번 NNK 서비스 돌연 중단 사태에는 언론의 책임도 크다. NNK는 언론사의 촬영현장 취재 및 알몸앵커 인터뷰 협조에 매우 적극적이었다. 또한 허수에 불과한 유료회원 수를 과장해 보도자료를 발송했다. 에로배우를 일반 회사원 출신 알몸앵커로 속여 매스컴과 인터뷰하도록 주선하기도 했다. (<일요신문> 895호 참조) 한 성인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인 브랜드라지만 시장 환경을 전혀 모르는 외국인들이 너무 거창하게 일을 벌렸다가 아니다 싶으니 최대한 투자금을 회수한 뒤 도망간 것”이라 분석한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