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탐나는도다>의 윌리엄역 황찬빈(오른쪽)과 버진역 서우. | ||
지난 7월 29일 드라마 <탐나는도다>의 제작발표회가 열리던 무대 뒤편. 긴장된 표정으로 언론에 처음 공개되는 드라마 영상을 지켜보던 프랑스 출신의 신인 연기자sd 황찬빈은 세상에 첫선을 보이는 <탐나는도다>에 대한 기대감을 이렇게 전했다.
“배우로서 지난 1년간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해 왔다. 그간의 노력이 담긴 영상을 보고 있자니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기쁘고 감격스럽다.”
프랑스 출신의 법학도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황찬빈은 5세 때 친부가 한국 여성과 재혼함에 따라 낯선 나라 한국과 인연을 맺게 됐다. 그는 한국으로 넘어와 한국인 고등학교에 다닌 것이 한국 문화를 몸속 깊이 익히는 계기가 됐다. 후에 부모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프랑스 법대에 진학했다가 프랑스에서도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는 <올드보이> <왕의 남자> 등 한국 영화들의 매력을 접하면서 졸업 후 연기자의 길을 걷겠노라고 결심하게 됐다.
한국어에 능숙한 윌리엄 역의 꽃미남 백인을 찾던 <탐나는도다> 제작진은 <미남들의 수다>에 출연한 황찬빈의 모습을 보고 프랑스에서 법대를 다니던 그에게 연락을 취해 동영상으로 오디션을 본 뒤, 지난 6월 한국으로 들어온 황찬빈을 직접 만나 윌리엄 역으로 최종 낙점했다.
황찬빈은 촬영을 위해 수영 훈련은 물론이고 배우로 거듭나기 위한 자연스러운 대사 전달 방법과 동작을 몸에 익혔다. 촬영현장에서 윤상호 감독의 호된 연기지도에 매우 빠른 적응력을 보이고 동료 배우들과도 친근하게 지내며 한국 문화에 거부감 없이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 스태프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촬영이 없는 날이면 단골집에 들러 곱창을 먹고, 소녀시대의 최신곡부터 트로트까지 다양한 한국 대중가요를 MP3에 다운받아 듣고 있다는 황찬빈을 두고 <탐나는도다> 배우와 스태프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다운 것이 그의 매력”이라고 말한다. 워낙에 한국어 솜씨가 능숙해 촬영현장에서의 커뮤니케이션에 별 문제가 없는 황찬빈에겐 되레 드라마 속 윌리엄이 극 초반에 한국말을 잘 못하는 설정이라서 연기하기가 더 어려웠단다.
5개월간 제주 촬영을 하며 동고동락한 동료 연기자 임주환은 “찬빈이는 친형제나 다름없다. 함께 있다 보면 외국인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마음도 생각도 명백한 한국인”이라며 황찬빈에 대한 친근감을 표했다. 황찬빈은 “나의 외모는 한국 분들이 봤을 때는 서양인이지만, 피부색이 다르다는 선입견을 넘어 같은 말을 하고 같은 마음을 가진 한국인으로 지켜봐 달라. 지금은 배우 황찬빈이 아닌 윌리엄으로 팬들에게 다가가고 싶다”며 연기자로서의 포부를 함께 전했다.
“좀더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경험한 뒤 한국 배우 황찬빈으로서 프랑스 스크린에 입성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내비치는 황찬빈. 독특한 캐릭터들과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인기몰이를 하는 트렌디 사극 <탐나는도다>에서 그가 엮어갈 제주도 모험담이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조민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