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연예인의 길을 걷다 나이트클럽 웨이터로 전향해 7년 넘게 활동해온 A 씨는 연예인이거나 일반인이거나 남자는 결국 다 ‘똑같은 족속’이라고 이야기한다. 나이트클럽 속의 밀폐된 공간, 즉 룸에서 술을 마시는 남성들의 목표는 하나같이 여성을 꾀어 뜨거운 하룻밤을 보내는 것이라고. 그런데 대부분의 연예인은 자신의 인기를 믿고 거만한 모습을 보이다 즉석만남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오히려 인기가 약간 덜한 연예인의 경우 보다 열심히 작업에 집중해 즉석만남에 성공하는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한 차례 이혼의 아픔을 겪은 바 있는 40대 가수 C는 부킹녀들의 얼굴 안 따지는 대신 나이에 집착을 보인다. 갓 스무 살을 넘긴 여성들하고만 부킹을 하려 하는데 요즘 스무 살 전후의 여성 중엔 C가 가수인지도 모르는 이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이 여성들에게 C는 40대 아저씨일 뿐. 웨이터 입장에서도 부킹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다만 20대 중반 여성들 가운데는 C를 좋아했던 이들도 많아 ‘최대한 어리게 행동하라’는 특별지시와 함께 부킹을 주선한다는 게 웨이터들의 설명이다.
유독 나이트클럽엔 한물 간 연예인들이 많이 찾아와 부킹을 시도하는데 그게 그리 쉽지만은 않다. 당대 최고의 스타 가운데 하나였던 C도 원하는 부킹녀를 만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한때 반짝했던 중년 연예인이 부킹에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대표적인 경우가 연예계 잉꼬부부 가운데 한 명인 D다. 그는 나이트클럽 룸 안에서 자신의 몇 안 되는 히트곡을 자주 부르기로 유명하다. 자신을 못 알아보는 젊은 여성에게 히트곡을 직접 부르며 연예인임을 과시하는 것. 그렇지만 요즘 20대 여성들 가운데에는 그의 히트곡을 모르는 이들이 많아 분위기만 망치기 일쑤다. 당연히 부킹 성공률도 현저히 떨어진다.
또 다른 만능 엔터테이너인 F는 연예계에서 유명한 공인 커플. 그렇지만 나이트클럽에선 공인 커플이라는 이름표가 무색할 정도다.
언젠가 F가 친구들과 나이트클럽을 찾았을 당시의 일이다. 이날따라 유독 외로운 눈빛을 보였다는 F는 즉석만남을 간절히 원했고, 웨이터 역시 그의 마음을 헤아려 ‘물 좋은’ 여성들만 골라 부킹을 주선했다. 이 과정에서 마음에 드는 여성을 만난 F는 금세 작업에 들어가 룸 안에서 뜨거운 키스를 나눴다. 문제는 F의 친구들과 대화 중이던 다른 부킹녀들이었다. 그들이 F의 모습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며 “오빠 여자친구 있잖아요?”라는 반응을 보인 것. 부킹녀들의 원망 섞인 반응에 F는 매우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저기요! 저도 남자거든요”라는 항변을 남겼다고 한다.
인기 아이돌 그룹 출신으로 현재는 활동을 잠시 쉬고 있는 G는 나이트클럽 안에서 부킹녀들을 에스코트해주기로 유명하다. 얼핏 보면 매너가 무척 뛰어난 남성처럼 보이는데 알고 보니 이는 G의 지나친 집착 때문이다. 사연은 이렇다. G는 부킹녀가 마음에 들면 절대로 룸에서 내보내지 않는 편이라고 한다. 보통 상대남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부킹녀들이 주로 대는 핑계는 ‘화장실 다녀오겠다’이다. 이런 일이 자주 있었는지 언젠가부터 G는 부킹녀를 화장실까지 에스코트해주곤 했다는 것. 화장실 앞에 서서 부킹녀가 나올 때까지 몇 분이고 지키고 서 있는 G의 모습에서 한때 톱스타였던 G의 위상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한다.
주영민 연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