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에겐 분명 지우고 싶은 과거가 존재한다. 하지만 연관검색어만큼은 안타깝게도 그들의 마음을 몰라준다. 얼짱 개그우먼이자 고학력 연예인으로 유명한 개그우먼 곽현화. 그는 지난해 1월 출연 중이던 <폭소클럽> 녹화 도중 가슴 노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는 인터넷에서 빠르게 확산되며 화제가 된 바 있는데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도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연관검색어로 ‘곽현화 가슴’ ‘곽현화 노출 사고’ 등이 올라온다. 당시 직접적인 노출사고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여전히 노출사고 관련 연관검색어가 등장하고 당시 자료까지 열람할 수 있어 당사자 입장에선 너무나 억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곽현화의 한 측근은 “신인시절 열정이 넘쳐 일어난 해프닝일 뿐인데 당사자는 이를 오래 두고 기억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연관검색어로 인해 본의 아니게 잊히지 않고 있는 자신의 과거 사건에 대해 상당히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가하면 현재 활발히 활동 중인 한 아이돌 그룹은 데뷔와 동시에 과거 사진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멤버 가운데 한 명이 미성년 시절 흡연과 음주를 하는 사진이 인터넷에 떠돌며 ‘xxx 과거’ ‘xxx 막장’ 등의 연관검색어가 빠르게 확산된 것. 당시 사진들은 그룹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주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문제가 된 사진이 각종 포털사이트에서 사라지면서 사건도 조용히 마무리 됐다. 알고보니 소속사가 몇몇 포털사이트에 일부 연관검색어를 삭제해달라고 요청해 받아들여진 것. 당시 소속사 관계자는 “검색어를 통해 연결되는 페이지를 차단하는 게 급선무였다”고 밝히며 동시에 “검색어들을 차단하고 나니 논란이 상당수 줄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연관검색어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인물 관련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부분의 포털사이트는 연예인 본인 혹은 관계자의 정보 수정 요청이 있을 경우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친 뒤 사실 확인 작업을 거쳐 그 내용을 수정해준다. 그 범위에는 연관검색어까지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소속사를 통해 수정 및 변경을 요청할 경우 위임장과 소속연예인과 관계자의 신분증, 신청인의 인감증명서 등을 모두 준비해야 하는 까다로운 작업을 거쳐야 한다고 한다. 또한 신청인은 ‘부정확한 정보, 오류와 허위사실을 포함한 정보, 명예훼손의 우려가 있는 정보’ 등의 경우에만 변경을 요청할 수 있는데, 이런 기준이 명확치 않아 사실 확인 작업에 애를 먹는 경우도 많다.
과거의 연인이 연관검색어를 통해 스타의 발목을 붙잡는 경우도 상당수다. 4인조 여성그룹 스완의 멤버로 활동하다 최근 ‘사랑의 배터리’라는 곡을 발표해 솔로 변신에 성공한 신세대 트로트 가수 홍진영은 연관검색어로 인해 원치 않는 유명세를 치러야만 했다. 홍진영이 이전에 축구 국가대표 출신 김진규와 교제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홍진영 김진규’라는 연관검색어가 생겨났기 때문. 2006년 독일 월드컵 직후 열애 사실을 공개했던 두 사람은 안타깝게도 1년도 채 안 돼 결별하고 말았다. 그런데 홍진영이 솔로 가수로 데뷔하면서 잊힌 과거가 연관검색어로 인해 또다시 화제가 된 것. 3년여가 지난 지금도 여전히 연관검색어를 통해 과거의 남자친구와 함께 하고 있는(?) 그의 심정은 어떨까? 그는 “애써 준비한 솔로 앨범보다 헤어진 남자친구 얘기를 더 많이 물어온다”면서 “과거 남자친구에 관해 특별히 언급하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때론 연관검색어가 황당한 오해를 낳기도 한다. 섹시 아이콘 손담비는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 이후 담배 논란에 시달린 경험이 있다. 학창시절의 별명이 이름 때문에 ‘솔담배’였다는 인터뷰 내용이 ‘손담비 담배’라는 연관검색어를 만들면서 괜한 논란을 야기한 것. 사연을 모르는 네티즌들은 연관검색어만 보고 ‘손담비가 정말 담배를 피우나요?’ 등의 질문을 쏟아내는 해프닝이 이어지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드라마 <태양을 삼켜라>에 출연중인 탤런트 이완도 연관검색어로 인해 드라마 촬영 내내 ‘몸은 좀 괜찮냐’는 애꿎은 안부전화를 수차례 받아야만 했다. 그의 연관검색어는 다름 아닌 ‘신종플루’. <태양을 삼켜라> 제작진 가운데 한 명이 신종플루에 감염돼 제작발표회가 취소되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었는데 이로 인해 이완도 감염됐다는 소문이 돌았고 이는 ‘이완 신종플루’라는 연관검색어를 낳았다. 실제 이완은 미국 촬영 직후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고 고열까지 발생해 신종플루에 감염된 게 아닌지 의심을 했다고 하는데 검사 결과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고 한다.
많진 않지만 연관검색어로 인해 성공의 자리에 오른 스타들도 더러 있다. 자신을 나타내는 또 다른 창이자 동시에 자신의 현재 위치를 적나라하게 드러내주는 게 연관검색어다보니 무명의 연예인들은 이를 통해 독을 품고 이를 갈게 되는 것.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개그맨 윤형빈이다. 그가 ‘왕비호’라는 히트 캐릭터를 탄생시키기 전 그의 연관검색어는 다름 아닌 ‘안 웃긴 개그맨’ ‘안웃겨’ 등이었다. 이런 연관검색어들을 보며 윤형빈은 “내가 언제까지 남을 받쳐주는 개그맨으로 살 순 없겠구나”라고 느꼈다고. 하지만 “대중에게 나의 존재를 제대로 보여주자”고 결심한 그는 이를 계기로 ‘왕비호’ 캐릭터를 만들게 됐다고 한다. 현재 ‘왕비호’ 윤형빈의 연관검색어는 ‘국민요정 정경미’다.
주영민 연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