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구리시
[일요신문] 경기 구리시는 지난달 31일 구리광장과 동구릉 일원에서 ‘동구릉문화제’를 개최했다고 2일 밝혔다.
동구릉은 2009년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에 등재된 조선왕릉이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을 비롯해 조선의 왕과 왕비 17위의 유택(幽宅·무덤)이 모셔진 곳으로, 수도권 주민들이 역사체험 장소로 즐겨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문화제의 백미는 어가행렬.
조선 왕의 행차를 재현한 어가행렬은 행사 당일 오전 11시 500여명의 시민과 함께 구리광장을 출발, 돌다리사거리→건원대로→동구릉로까지 2.8㎞ 구간에 걸쳐 진행됐다.
왕은 온달장군보존회 회원 정기우씨(64·수택동)가, 세자는 부양초등학교 4학년 백종호군이 선발됐다.
행렬은 길인도(군병), 의장(의장병), 어가행차(왕·왕세자·3정승), 수행행차(문무백관) 후열행차(후상군병) 순으로 이어졌다.
행렬이 도착한 동구릉에선 ‘동구릉의 가을, 예스러움에 물들다’를 주제로 궁중 정악, 만개한 모란꽃 모양의 부채춤, 유네스코 무형유산 판소리 사랑가, 검무, 축원무 등 전통문화 공연이 펼쳐졌다.
태종의 동구릉 행차길과 건원릉의 억새풀이야기, 시민백일장, 문종의 효심을 테마로 한 창작 그림을 선보이며 이날 행사를 마무리했다.
영화 ‘서편제’ 주인공 국악인 오정해씨는 앞서 구리광장에서 ‘역사의 숲 동구릉 가는 길’을 부제로 오고무, 판소리, 북과 풍물놀이 등 신명나는 식전행사로 흥을 돋았다.
박영순 시장은 “동구릉이 시민의 곁에서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는 시책을 추진하는 한편, 현재 분산 진행되고 있는 코스모스축제·구리농수산물축제·동구릉문화제를 한 번에 개최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조선왕조실록 문헌에 의하면 후대 왕위에 등극한 임금들은 한식·단오·추석에 나라를 건국한 시조 건원릉을 찾아 참배하거나 제(祭)를 올렸다고 기록돼 있다.
시는 이를 근거로 2004년부터 구리문화원 건원취타대와 함께 매년 10월 어가행렬을 재연해오고 있다.
이성환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