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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YP 사옥(왼쪽)과 팬텀엔터프라이즈 건물. | ||
진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국감자료에 따르면 예당 SM 로엔 팬텀 제이튠 JYP엔터테인먼트 등 6대 대형기획사들은 최근 3년간 법인세로 총 10억 9000만 원을 최종 납부했다. 같은 기간 이들 6개 연예기획사들은 2006년 1359억 원, 2007년 1579억 원, 2008년 1428억 원의 매출을 올려 한 곳당 연평균 243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어마어마한 매출과 달리 과세표준이 되는 소득 신고액은 2006년 43억 원, 2007년 50억 원, 2008년 11억 원에 그쳤다. 더욱이 소득금액에 따른 산출세액은 2006년 10억 원, 2007년 12억 1000만 원, 2008년 2억 5000만 원에 불과했는데 이에 따라 연예기획사들이 최종 납부한 법인세는 2006년 3억 원, 2007년 7억 9000만 원, 2008년엔 산출세액이 외국납부 세액공제에 해당돼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과 그 안에서 발생한 소득액 수치만 놓고 보자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에 대해 진 의원 측은 “통계 낸 자료를 국세청으로부터 받았을 뿐 자세한 항목을 보지는 못해 어떠어떠한 부분이 의심된다고는 말할 수 없다”며 “하지만 행사 및 공연비용, 인건비, 음반제작 등 공제가 가능한 부분에서 과다 포장한 경우들이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로 A 기획사의 경우 매출액은 389억 원인데 그 매출액을 내기 위해 지출된 원가액이 420억 원에 달한다. A 기획사는 신생 기획사나 중소기획사가 아닌 대형기획사로 오랜 기간 승승장구하고 있는 탓에 손실이 더 많은 기업운영행태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 여기에 더해 연예기획사들은 공연, 행사, 광고 등에서 유독 현금성 거래가 많기 때문에 수입금액을 축소 신고했을 가능성을 감안하면 탈루 의혹이 더욱 짙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국세청이 나서서 제대로 된 세무조사를 해야 하지 않겠냐는 게 진 의원 측의 주된 골자다.
이처럼 국감을 통해 대형 연예기획사들의 탈세 탈루 의혹이 제기됐지만 관련 자료를 제출한 국세청의 입장은 다르다. 매출액과 소득액의 격차가 큰 것에 대해 국세청 담당 직원은 “매출이 크다고 해서 소득도 크라는 법은 없다”며 “매출액이 많아도 투자비용과 경비가 많으면 손실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모든 기업들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탈루 의혹에 대해서도 “연예기획사는 프로그램 제작, 음반에 대한 세액 공제 등 공제를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셀 수 없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국세청 관계자 역시 “보도자료를 보고 국세청 인사들도 어이없다는 반응이었다”며 “이에 대해 청장님이 ‘연예기획사를 포함해 모든 법인의 소득신고 때 성실도 평가를 하는데 성실업체를 조사할 순 없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말했다. 결국 국세청으로서는 성실하게 법인세를 내고 있는 업체에 대해 무턱대고 감사를 나갈 수 없다는 것.
아쉬운 부분은 국세청이 충분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부분이다. 국세청 담당 직원은 “일부 코스닥 등록업체 등의 매출액에 의해 개별기업을 인식할 수 있는 등 개별기업 과세정보가 공개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자료제출에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을 밝히며 진 의원 측에서 예시한 6개 기업의 법인세 신고현황만 제출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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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당엔터테인먼트 건물(왼쪽)과 SM엔터테인먼트 건물. | ||
회계사 강 아무개 씨 역시 “장부를 본다고 해도 비용 항목에 적합한 증빙자료, 즉 영수증 등을 이미 맞춰놨을 것이기 때문에 국세청이 감사를 나간다고 해도 꼬리를 잡기는 힘들다”며 “더욱이 연예기획사들이 비용으로 썼다고 기재해놓은 인건비, 프로그램 제작비 관련항목 등은 관련업종 종사자나 해당기업 담당 회계사만이 알 수 있는 문제다”라고 세금탈루의혹 증빙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결국 연예기획사들이 현금운용이 많고 공제 받는 부분이 많은 특수 업체인 탓에 의심할 요소는 충분하지만 수치만으로 탈세 여부를 논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연예기획사의 탈세탈루 의혹은 국감에서 제기된 의혹과 담당부서인 국세청에선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 묘하게 교차하고 있는 형국이다. 다만 연예기획사들이 세금을 공제받는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연예기획사들이 세액공제를 받는 혜택이 다른 기업들에 비해 많다는 것. 진 의원 측 자료에 따르면 세액공제를 받은 부분은 외국납부세액공제와 임시투자세액공제로 나뉘어 있다.
더 많은 공제 부분이 있지만 이 두 공제제도가 연예기획사에 가장 크게 작용하기 때문.
외국납부세액공제는 국내인이 외국에서 수익을 올렸을 경우 해당 국가에 세금을 내는데 이를 국내에서 또 내게 되면 이중과세가 되므로 이 부분을 공제해주는 제도다. 즉 가수 비가 할리우드 영화 출연료를 받은 것, 동방신기가 일본 현지 콘서트로 수익을 올린 것 등이 이에 해당된다. 또한 정부 간의 조세협약 체결여부와는 관계없이 공제 받을 수 있어 해외 어느 나라에서 수익을 올리든 간에 세금납부내역을 제출하면 공제를 받을 수 있다.
국내 대형기획사들을 비롯해 대부분이 해외진출을 한 상태이기 때문에 예년에 비해 공제받을 수 있는 액수는 훨씬 늘어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이는 ‘외국납부세액공제’ 항목으로 기재할 수도 있고, 외국에 납부한 세금을 사업필요경비로 산입해 법인세를 공제받을 수도 있다.
임시투자세액공제는 더욱 많은 혜택이 뒤따른다. 임시투자세액공제란 정부가 기업의 설비투자에 대해 조세특례제한법 규정에 따라 투자금액의 100분의 10에 상당하는 금액을 소득세 또는 법인세에서 공제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창작 및 예술관련 서비스업 등 연예기획사도 이에 해당하는데 드라마 영화 제작 및 투자, 가수의 음반 제작비용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예를 들어 원더걸스 음반 제작에 총 1억 원이 지출됐다고 하면 최대 1000만 원에 가까운 금액을 공제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뿐만 아니라 요즘 연예기획사들이 건설업, 제조업, 요식업 등 타 분야로도 영역을 넓히는 일이 많아 설비 투자 등의 명목으로 공제를 받을 수 있고, 여기에 일반 기업체들이 받을 수 있는 각종 공제 혜택까지 더해져 연예기획사들의 세액공제항목은 많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다양한 공제제도들이 ‘법의 구멍’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자가 취재과정에서 만난 대부분의 회계사들은 “외국납부세액공제의 경우 보통 해외에서 세금 납부한 것을 공제받는 것이기 때문에 정확한 액수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지만 다양한 편법을 통해 실제액수보다 많은 금액을 공제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임시투자세액공제 역시 정확한 항목이나 범위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제받을 수 없는 부분이라 할지라도 어떻게 기재하는가에 따라 공제여부가 달라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 주도 하에 창작물에 대한 연구개발 비용도 공제를 해주고 있는 터라 이 혜택을 이용하고 있는 연예기획사들이 많은 상황이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음반제작을 위해 공제 신청을 한 바 있다”며 “마음만 먹으면 각종 비용을 연구개발비용 항목으로 돌리고 증빙자료를 갖춰 공제받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세금탈루의혹, 과도한 공제제도의 문제점 등에 대해 진 의원의 보도자료에 기재된 6곳의 연예기획사들은 하나같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법인세를 성실히 납부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중 한 기획사 측 재무담당자는 “사실 세액 부분에 관해서는 건드릴 부분이 무궁무진하다”며 “마음만 먹으면 어떻게 항목을 만드느냐, 어떻게 기재를 하느냐에 따라 공제액이 달라질 수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문다영 객원기자 dym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