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어릴 때부터 연예인이 꿈이었어요. 하지만 어머니는 제가 다섯 살 때부터 해오던 무용을 계속하길 원하셔서 선뜻 나설 수가 없었죠. 하지만 열망은 강했어요. 중학교 시절 우연히 방송사 탤런트 오디션 공고를 보고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에 서류를 냈거든요? 설마했는데 덜컥 된 거예요. ‘내가 설마’하는 마음에 오디션을 보는데 연기테스트까지 통과해서 최종면접까지 올라간 거 있죠. 일이 너무 커졌구나 싶어 어머니께 이실직고했어요. 물론 ‘무용에 전념하라’며 결사반대하시는 바람에 그 해 5월 전국 콩쿠르에서 수석하는 것으로 이루지 못한 꿈의 한을 풀었어요(웃음).”
어머니의 반대가 심했지만 어릴 때부터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하루에 10개도 넘는 매니저 명함을 받을 정도로 연예인의 기질이 다분했던 이아름. 하늘이 그 다재다능함을 도왔는지 우연한 기회에 소개받은 지금의 소속사를 만나면서 꿈에 그리던 연예계에 입성했고, 데뷔하자마자 스타들도 잡기 힘들다는 유명 화장품 광고 전속모델로 발탁되는 행운도 잡았다. 무려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었다니 남보다 월등하게 오디션을 치렀을 것 같은데 정작 본인은 고개를 내젓는다.
“어휴 말도 마세요. 좋은 기회다 싶어 프로필을 내고 오디션을 봤는데 화장품 광고다 보니 상반신만 찍더라고요. 아 그런데 사진이 생각보다 예쁘게 나오지 않아서 스스로 굉장히 실망하고 걱정했어요. 다행히도 합격해서 정말 기뻤죠.”
여느 신인들이라면 첫 촬영은 당연히 떨리고 두려운 기분이 들기 마련. 이런 까닭에 톱스타가 돼서도 첫 촬영에 대한 기억은 악몽으로 남아 있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이아름은 전혀 반대였다. 광고 동영상 촬영만 제주도에서 3박 4일, 지면광고는 늘 하루 온통을 소요하는데 그저 즐겁고 재밌기만 하단다. 그 이유를 물으니 “몰라서 용감하달까요, 저도 욕심은 있지만 압박감을 느끼지는 않으니까 두렵지도 않은 것 같아요”라며 “어릴 때부터 무용대회나 공연무대에 많이 선 덕도 있지 않을까요”라며 해맑게 웃는다.
이아름은 이런 대담함으로 영화 <러브홀릭>에 출연하기도 했다. 비록 아주 잠깐 출연하는데다 대사도 없는 역이었지만 첫 촬영현장이었고,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었던 경험이라고 회고하는 그는 영화촬영 역시 “TV를 통해서 보던 촬영현장을 직접 눈으로 보고 그 자리에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재밌었다”며 당찬 신인의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런 그도 떨리는 순간이 있다. 이아름은 “어릴 때부터 존경해왔던 김혜수 선배님을 뵈면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할 것 같아요”라며 얼굴을 붉힌다. 같은 화장품 광고지만 각기 맡은 제품이 달라 아직 한 번도 직접 볼 기회가 없었다는 것. 이아름은 “늘 캐릭터를 100%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시는 분”이라며 “나중에 뵈면 꼭 ‘선배님 같은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직접 말씀드리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169cm의 늘씬한 키에 청순한 마스크, 티없이 깨끗한 피부를 지닌 이아름은 이제 막 연기자로서의 첫 발을 뗐다. 친구들이 연락해 “화장품 매장에 붙어있는 사진을 봤다”며 응원하는 데서 연예인이라는 실감이 난다는 그는 곧 천천히 걷는 걸음에 가속도를 낼 생각이다.
현재 연기 트레이닝에 여념이 없다는 그는 다부진 눈빛으로 <일요신문> 독자들에게 한마디를 남겼다.
“곧 작품을 하게 될 것 같은데 온 열정을 다 바쳐서 저를 기억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저 이아름, 내년엔 모두가 다 아는 이아름으로 다시 인터뷰할게요. 기대해 주세요!”
문다영 객원기자 dy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