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평소에 워낙 공연을 좋아했어요. 한 번쯤 연극 무대에 서보고 싶었는데 출연 제의를 받고 뭔가 배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선뜻 응했죠. 관객 앞에 서는 무대라는 점은 같지만 패션쇼 행사 무대와 연극 무대는 전혀 달라요. 패션쇼의 무대는 화려한 반면, 그 뒤는 외로워요. 그러나 연극 무대는 무대 앞보다는 뒤가 너무 따뜻해요. 또 늘 혼자 무대에 서야 하는 쇼와 달리 연극은 믿을 수 있는 동료와 함께 무대에 선다는 게 얼마나 든든한지 몰라요.”
그렇다고 패션쇼가 매정하고 차가운 공간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너무 바쁘고 정신없는 패션쇼 무대 뒤보다는 늘 챙겨주고 서로 보듬어 줄 수 있는 연극 무대 뒤가 더 따뜻하게 느껴진다는 것.
연극 공연이 끝나는 1월 말까지는 모델보다는 배우로서의 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후 연예계에서 콜이 거듭된다면 점차 그가 패션쇼에 서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지도 모른다. 그만큼 그에게 이번 연극은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는 엉뚱한 곳에서 이번 연극의 의미를 찾고 있다.
“솔로라서 연말이 두려웠는데 크리스마스이브, 12월 31일 모두 공연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올 연말은 연극과 감성적인 연애를 하려고요. 최소한 두 주만 연장 공연하면 밸런타인데이 때도 연극과 함께, 그리고 한 달 반 연장하면 화이트데이까지 외롭지 않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아 연장공연에 들어가길 간절히 원하고 있어요.”
김효진의 연극 데뷔작인 <도둑놈 다이어리>는 2007년 초연 후 꾸준히 공연되고 있는 스테디셀러 연극으로 코믹 요소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물질 만능주의가 팽배한 현대 사회에서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성찰해 보는 내용을 다룬다. 김효진과 함께 <아이리스>에서 테러리스트로 활약하고 있는 배우 여호민, 아침드라마 <멈출 수 없어>에 출연 중인 유건, <선덕여왕>에서 진평왕의 아역으로 출연한 백종민 등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한다.
“볼 때는 너무 웃기고 끝날 때쯤 마음이 따뜻해지고 집에 돌아가는 길엔 기분이 좋아질 수 있는 연극이에요. 올 연말, 많은 분들이 우리 연극을 보고 훈훈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