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엽(왼쪽)과 이소라. | ||
흔히들 연예계 공개 커플을 ‘모 아니면 도’라고들 한다. 사랑하는 동안은 남부러울 것 없이 행복하지만, 만약에 헤어지기라도 할 경우 그 파장은 웬만한 스타들의 이혼소식보다도 크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족쇄처럼 따라붙는 누구누구의 옛 연인이라는 수식어와 그들의 우연찮은 만남의 자리는 늘 언론의 주목을 받는 부담까지 있다. 헤어져도 마주칠 수밖에 없는 그들의 안타까운 현실은 그래서 대학생 커플 일명 CC와 비교되곤 한다.
공개 커플이 깨지고 나면 공식석상에 서로 모습을 드러내기 힘들다. 지나친 관심을 피하려는게 그들의 당연한 심리다. 하지만 이마저도 피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스타들의 결혼식과 연말시상식 자리다. 특히나 결혼식장은 수많은 하객 속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일이 잦아 헤어진 연인들 사이에선 무척 꺼려지는 장소라고.
얼마 전 오랜 연인 관계를 청산해서 많은 안타까움을 준 신세대 커플 A와 B. 최근 결혼을 준비 중인 또 다른 연예인 C는 결혼식 초대를 위해 A와 B에게 전화를 걸었다가 황당한 제안을 받고 무척이나 고민했다는 후문이다. C가 A와 B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는 그들의 결별소식이 알려진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는데, A와 B 모두가 C의 전화를 받고 축하의 인사와 함께 A는 B의 참석여부를, B는 A의 참석여부를 묻더라는 것. 그리고는 상대방이 참석하지 않는다면 꼭 가겠다는 약속을 동시에 전했다고 한다. C는 ‘헤어진 지 얼마 안 된 시기라 이해할 수 있었다’면서도 ‘정말로 한 명만 초대해야 하는 건가?’라고 무척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고. 결국 C는 이렇게 정리했다. B는 본식 자리에, A는 뒤풀이 피로연 자리에 초대하는 방법으로 헤어진 두 사람을 배려(?)해 주었다.
그런가하면 방송인이자 사업가로 활발히 활동 중인 여자 연예인 D는 몇 년 전 한 동료의 결혼식 참석 여부를 끝까지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인즉 결혼 당사자의 가장 절친한 선배가 자신과 오랜 연인 관계를 유지했던 연예인 E였기 때문. E가 참석할 것을 뻔히 알고 있었던 D는 당시 결혼식에 얼마나 많은 취재진이 오는지를 끊임없이 물었다고 하는데, 부담감을 느낀 D는 결국 이날 결혼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 한지혜(왼쪽)과 이동건. | ||
또한 2년 전 열린 한 가요계 연말 시상식에서는 삼각스캔들에 휘말린 바 있는 가수 I와 가수 H가 조우해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공개 커플은 아니었지만 스캔들을 통해 연인사이였음이 본의 아니게 알려진 둘은 이날 원치 않는 조우를 해야만 했다. 활동 중단 상태였던 I가 수상자로 무대에 오르자, 당시 방송카메라가 객석에 있던 H의 모습을 한참 잡았고 이 모습이 그대로 생방송으로 전파를 탄 것. 직접적인 만남은 아니었지만 조금 불편할지도 모르는 둘의 만남이었고, 역시나 H는 자신의 미니홈피를 통해 자신을 화면에 담은 카메라맨을 향해 비판의 글을 남긴 바 있다.
연예정보프로그램 MC로 활동하다보면 자신의 옛 연인에 관한 소식을 전할 때도 있다. 특히 공개 연인이었던 경우 표정관리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라고 한다. 모델 이소라는 3년 전 <연예가중계> MC 시절 자신과 공개 연인으로 교제한 바 있는 신동엽의 결혼소식을 전하며 시청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당시 이소라는 당황하는 기색 없이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신동엽 씨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동엽아~안녕’이라는 인사를 건네 역시 쿨한 여자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이소라는 방송 후에 ‘당시 너무 당황스러워서 그저 웃기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그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는 후일담을 전하기도 했다.
<섹션TV연예통신>의 안방마님으로 활동하고 있는 현영 역시 최악의 방송으로 공개 연인이었던 김종민과의 결별소식을 전할 때를 꼽은 바 있다. 방송 이후 현영은 자신의 심정을 ‘마치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와 같았다’며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는 표현으로 힘든 상황을 대변했었다.
우리 주위에서도 그렇듯, 헤어져도 친구로 잘 지내는 이들이 연예계에 상당수다. 공개 연인은 아니었지만 연예 관계자들 사이에서 공인된 커플이었던 가수 S와 댄서출신 가수 G. 당시 둘은 스캔들이 날만큼 뜨거운 사랑을 나눴고, 시간이 지나 안타깝게도 이별의 수순을 밟게되었다. 하지만 헤어진 이후에도 친구로 우정을 간직하는 S의 성격과 털털한 G의 성격은 둘 사이를 둘도 없는 친구사이로 만들어줬고, 후에 둘은 G의 앨범에 S가 피처링을 해주며 헤어진 연인들에게 귀감(?)을 보이기도 했다.
주영민 연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