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장훈 기자 doculove@ilyo.co.kr | ||
곽지현이 연예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중학교 3학년 때 길거리 캐스팅되면서부터다.
“길거리캐스팅에 뽑혀 정말 기뻤어요. 그땐 연기에 대한 욕심보다 남의 시선을 받는 연예인이 너무 좋았거든요. 그런데 그 회사는 연기 아카데미에서 운영하는 연예기획사였어요. 연예계 데뷔는커녕 엄청난 학원비만 날리고 말았죠. 그러면서 오기가 생기는 거예요. 반드시 연예인으로 성공하고 말겠다는.”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그의 본격적인 준비가 시작됐다. 언젠가 데뷔할 그날을 위해 선생님들한테 혼이 나면서도 머리를 길렀고, 언젠가 스타가 된 뒤 성적표가 공개될 것을 우려해 내신관리에도 최선을 다했다. 뼛속까지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된 계기는 고1 때 한 연예기획사에서 개최한 선발대회에 참가한 것이었다. 당시 연기 부문으로 지원해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진출했다.
“본선 진출이 기쁘긴 했는데 연기 부문이 아니라 가수 부문이었어요. 예선에서 특기로 노래를 불렀거든요. 얼마나 연기를 못하면 연기가 아닌 가수 부문에 이름이 올랐을까 생각하니 너무 슬펐어요. 단지 연예인이 되고 싶었다면 그때 가수 부문에서 최선을 다했을 거예요. 하지만 당시 깨달았죠. 제가 얼마나 연기를 하고 싶어 하는 지.”
고2 땐 영화 <모두들, 괜찮아요?>에 비록 단역이지만 출연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 그렇지만 그는 우선 목표를 대학 입학에 맞췄다. 학교에서도 반장을 맡을 정도로 늘 최선을 다했고 학교가 끝나면 연기 학원으로 직행했다. 그렇게 서울예술대학 연기과에 입학했고 1학년 때부터 세 개의 공연에 참여할 정도로 최선을 다해 연기를 배웠다.
“2학년이 되면서부터 조금씩 불안해졌어요. 벌써 제 또래 배우들이 스타덤에 오르기 시작하는데 나만 혼자 뭘 하고 있나 싶은 생각도 들고. 그래서 여기저기 데뷔 기회를 알아보다 엘리트 모델 선발대회에 참가하게 된 거예요.”
정식 연기 데뷔는 케이블 드라마 <기담전설 시즌 2> ‘저수지편’에 가인 역으로 출연하면서 이뤄졌다. 저수지에 빠지는 장면 등 위험한 촬영이 많았지만 곽지현은 대역 없이 모든 장면을 직접 소화하며 연기에 대한 열의를 불태웠다.
“다행히 드라마가 방영된 뒤 주변에서 반응이 좋았어요. 연기가 자연스럽다는 칭찬이 가장 듣기 좋았어요. 촬영 현장이 늘 동경의 대상이었지만 예상외로 힘들더라고요. 그렇지만 그 현장에서 느끼는 매력이 얼마나 달콤하고 짜릿한지 몰라요.”
곽지현의 외모를 구분하자면 얼굴은 청순가련형에 가깝고 몸매는 모델 대회 수상자답게 늘씬하다. 본인 역시 이런 장점을 살려 우선은 착하고 여린 역할을 맡아 배우로서의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가 꿈꾸는 연기 인생에는 커다란 반전이 숨겨져 있다.
“어느 정도 착한 이미지가 굳어지면 심한 악역을 맡고 싶어요. 길거리 지나가다 돌을 맞을 정도의 악역이면 좋겠어요. 그러면서 연기파 배우로 성장하고 싶은 바람이 있어요.”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