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KBS | ||
배우들 사이에서 스태프 선물용으로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바로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방한복이다. 촬영이 없는 틈을 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연기자들과는 달리 스태프들은 한겨울에도 야외촬영으로 고생하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인 선물이 되는 것이다. 드라마 <돌아온 일지매>를 찍을 당시 김민종은 스태프들에게 오리털점퍼 120벌을 선물한 바 있으며, <종합병원2>의 지성과 김민정 역시 촬영당시 스태프 80여 명에게 패딩점퍼를 돌렸다. 그런가 하면 영화 <인사동스캔들>의 김래원과 엄정화 역시 촬영 중 새해를 맞이하며 깜짝 새해 선물로 스태프들에게 방한복을 나눠줬는데, 당시 그들이 선물한 브랜드가 상당한 고가의 제품이라 스태프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두 배우가 스태프들 선물에 쓴 비용이 무려 1000만 원을 넘었을 정도라고.
방한복을 선물받는 스태프들의 입장은 어떨까? 최근 스포츠를 소재로 흥행에 성공한 바 있는 한 영화의 메이킹필름을 담당한 스태프에 따르면 ‘겨울에 촬영하면 방한복 한두 벌쯤 생기는 것은 기본’이라면서도, ‘이왕이면 영화의 로고나 배우들의 증정 이름이 적혀져 있지 않았으면 한다’는 의외의 의견을 전했다. 이유인즉 ‘그들의 정성이 고맙긴 해도, 로고가 크게 박혀있을 경우 다른 작품이 시작되면 입지 못하는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
스태프들에게 있어서 가장 감동적인 선물은 고가의 선물보다도 쉽게 볼 수 없는 배우들의 정성이 담긴 선물들이다. 제 아무리 비싼 선물이라도 배우의 정성이 들어가 있지 않으면 값어치를 못하는 법. 때문에 배우들이 손수 쓴 친필편지는 스태프들이 오래도록 간직하게 되는 기념어린 선물이라고 한다.
▲ 왼쪽부터 김민종 정려원 에릭 | ||
예능프로그램 ‘1박2일’의 김C는 자신이 속한 그룹 ‘뜨거운감자’의 베이시스트의 아내가 직접 디자인한 티셔츠를 촬영 스태프들에게 선물했다. 일일이 사이즈를 맞춰 한정수량으로 제작한 탓에 스태프들의 기쁨은 더욱 컸다고 한다. 예능에 적응하지 못해 늘 제작진에게 미안하다는 김C의 선물의 변(?)은 스태프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는 후문이다.
그런가하면 배우들이 직접 선물을 챙기지 않아도 팬들이 알아서 스태프들의 선물을 사들고 촬영장을 찾기도 한다. 주로 아이돌 스타 출신의 연예인들에게서 볼 수 있는 현상으로 god 출신의 윤계상과 손호영의 경우가 그렇다. 윤계상은 영화 <6년째연애중> 촬영 당시 밤샘 촬영 현장에 팬들이 스태프들을 위해 족발과 보쌈 등 푸짐한 야식거리를 들고 찾아왔다고 한다. 새벽 두 시가 넘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팬들의 깜짝 이벤트로 인해 당시 촬영은 무척 수월하게 끝이 날 수 있었다고. 연기 데뷔작인 영화 <용의주도 미스신>을 찍은 손호영 역시 촬영장에 팬들이 찾아와 일일이 정성스럽게 포장한 다과와 음료 등을 스태프들에게 돌렸다고. 손호영을 향한 팬들의 이런 감동서비스(?)는 연예계 내에서도 정평이 났다.
그룹 신화의 리더이자 문정혁이라는 본명으로 연기활동도 병행하고 있는 에릭은 드라마 <최강칠우>를 찍을 당시 그야말로 최강의 팬서비스를 받은 바 있는데, 그의 팬들이 스태프들을 위해 직접 요리에 나섰던 것. 사극의 특성상 산속에서 진행되는 촬영이 많아 음식배달에 어려움을 느낀 팬들은 근처 인근의 펜션을 잡아 스태프들을 위한 요리를 준비했다고. 뿐만 아니라 단체 티셔츠와 각종 주류까지 준비했을 정도고 하니, 이쯤되면 가히 뛰는 배우 위에 나는 팬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아이리스>는 초호화 출연진답게 스태프들을 위한 선물도 다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주로 사용한 방법은 다름 아닌 ‘회식 쏘기’였다고. 김승우가 스태프들을 위해 삼겹살 파티를 벌이자, 정준호는 일행들을 고급 스시레스토랑으로 데려가 통 큰 씀씀이를 보여줬고, 이에 질세라 김소연 역시 4일 연속으로 현장의 스태프들에게 치킨을 배달시켰다는 후문. 스태프들 사이에서는 배우들이 육해공을 번갈아가며 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고 하는데, 뭐니뭐니해도 그중 최고는 이병헌이었다. 이병헌은 헝가리 촬영 당시 한식당 회식을 비롯해 일본 촬영 때는 환송회 자리에서 와인과 샴페인은 물론 스태프들을 위한 맞춤 티셔츠와 자외선차단제를 선물하는 등 그야말로 월드스타다운 씀씀이를 보여줬다는 것. 때문에 촬영장에서 그의 별명은 대인배(?)였다고한다.
드문 일이지만 배우들이 스태프들을 위해 선물을 해주고도 욕을 먹는 경우도 있다. 아시아 등지에서 사랑받고 있는 배우 A는 촬영 스태프들을 위해 화장품 등을 돌렸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가 광고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회사의 협찬을 통해 이뤄진 것이었다. 더욱이 그가 촬영 스태프들에게 선물을 전한 소식이 해당 화장품사의 보도자료로 이용되자, 몇몇 스태프들 사이에선 ‘그럼 그렇지~’라는 탄식이 나오기도 했다고. 특히 자신이 광고모델로 활동 중인 게임기를 선덕여왕 스태프들에게 사비로 선물한 고현정의 훈훈한 미담이 알려진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라 A의 선물은 그야말로 본전도 못 찾은 꼴이 되고 말았다.
주영민 연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