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제동 | ||
저마다 화려한 개성을 자랑하는 연예인들답게 술에 대해서도 독특한 자신만의 고집과 철학을 가진 연예인들이 많다. 미남 영화배우 정우성은 영화 속 그의 폼생폼사 캐릭터답게 술을 마실 때도 독특하다. 그는 소주를 즐겨 마시는 편인데 특이하게도 안주를 일절 입에 대지 않는다. 이유인즉 안주를 먹으면 진정한 소주 맛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소주를 마신 후의 끝맛이 때론 달고 때론 쓰다며 일종의 복불복과 같은 그 맛에 소주를 마신다는 자신만의 소주예찬론을 펼치곤 한다.
실제로 그와 취중 인터뷰를 나눈 바 있는 리포터 조영구는 “안주 없이 술만 연신 마시던 그의 주법을 따라하다가 금방 취기가 올라 인터뷰하느라 고생했다”는 에피소드를 전한 바 있다.
또 다른 소주 마니아는 바로 연예계의 소문난 주당 김제동이다. 정작 본인은 주당으로 불릴 만큼 주량이 세지 않다고 하지만 그와 단 한 번이라도 술을 마셔본 사람은 그의 소주 예찬에 감탄하고 만다. 소주 마니아답게 양주를 전문으로 파는 지하세계(?)에서조차 그는 소주를 시켜먹기로 유명하다. 참으로 유별난 소주사랑이 아닐 수 없다.
또한 각종 어록으로 유명한 그답게 소주에 대해서도 수많은 어록을 남겼는데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친구’ ‘내가 (냉장고) 문을 열지 않으면 빛을 볼 수 없는 친구’ ‘아무 말 없이 땀을 흘리며 나를 기다리고 있는 친구’ 등의 시적 표현이 대표적이다.
그런가하면 주당 김제동에게조차 알코올 중독 초기라며 놀림을 받는 주인공도 있는데 그는 다름 아닌 가수 홍경민이다. 그의 실제 주량은 소주 2병에 불과(?)하지만 반주를 하는 버릇이 있어 주당 소리를 듣고 있다. 이런 얘기에 대해 홍경민은 “한때 밥 한 공기에 소주 반 병을 신조(?)로 삼고 실천하던 때가 있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다만 그는 김제동과 달리 술 예찬론을 펴지는 않는다. 술을 아무리 많이 마시고 깊은 대화를 나눠도 세상은 달라지지는 않는다며 다만 술은 현실을 잠시 잊게 해주는 순간의 친구일 뿐이라는 게 그의 술 철학이다.
▲ 전유성 | ||
이처럼 올바른 음주문화를 권하는 전유성이지만 그 역시 후배들에게 사랑의 술잔을 나눠주는 일만큼은 피할 수 없다. 그는 소주를 마실 때 흔히 말하는 글라스잔에 양껏 마시는 편인데 후배들에게도 소주잔이 아닌 글라스잔에 술을 돌리곤 한다.
90년대 중반 당시 새까만 후배였던 신동엽이 생방송에 함께 출연했을 때의 일이다. 당시 전유성의 회식 장소에 신동엽이 인터뷰차, 찾아가는 형식으로 코너가 진행이 됐는데, 카메라를 신경 쓰지 않던 전유성이 마이크를 든 신동엽에게 다짜고짜 글라스잔 가득 소주를 따라주었다. 아무리 방송이지만 대선배의 잔을 거부할 수는 없는 노릇. 결국 신동엽은 본의 아니게 전유성과 취중인터뷰를 나누게 됐고, 결국 둘은 빨갛게 충혈된 눈에 혀가 꼬인 채로 생방송을 마쳐야만 했다.
시청자들은 모르지만 방송 녹화 도중 항상 술에 취해있는 MC도 있다. 바로 우리 곁에서 오랫동안 웃음을 주고 있는 원로 방송인 A다. 그는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체력을 자랑하는데 자신의 체력을 너무 과신한 나머지 항상 촬영장에서 술을 마시며 진행을 한다고. 신기한 건 술 취한 티를 전혀 내지 않고 오히려 더욱 서민적이고 푸근한 방송을 한다는 사실이다.
하루는 A가 자전거를 타는 장면에서 그만 중심을 잃고 논두렁으로 떨어져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경우도 있었다. 그 사건을 계기로 제작진과 큰 마찰이 생기면서 A는 촬영장에서의 금주를 선언하고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듯했지만 작심삼일, 고작 삼일 정도 술을 마시지 않았을 뿐 다시 음주 방송이 계속되고 있다는 게 제작진들의 한숨 섞인 후일담이다.
애주가들에게 가장 큰 적은 주사다. 특히 심한 주사로 인해 동료 연예인들 사이에서조차 술자리 기피 대상으로 손꼽히는 이들도 몇몇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개그맨 B. 그의 주사는 다름 아닌 선배에게 대들기다. 평소에는 순한 양처럼 선배들의 말을 잘 따르는 그가 술만 마시면 갑자기 돌변해 마음속에 쌓인 불만을 모조리 털어놓는 실수를 반복하곤 하는 것. 선배뿐 아니라 평소 감독님이라 부르는 PD들에게까지 같은 실수가 반복되자 B는 결국 특단의 대책을 강구했다. 아예 선배 연예인이나 PD들과의 술자리를 철저히 피하기 시작한 것. 주사를 막을 수 없으니 아예 술자리 자체를 피하기 시작한 셈이다.
이런 그가 얼마 전부터 다시 술자리에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주사도 상당히 개선됐다. 그 까닭을 두고 연예관계자들 사이에 다양한 설들이 난무했지만 가장 유력한 설은 선배 방송인 C의 ‘사랑의 매’가 B의 주사를 고쳤다는 얘기다. 우연히 술자리에 동석한 C는 술에 취한 B가 자신에게 거듭 불만을 얘기하며 말 실수까지 하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B를 화장실로 데려갔다. 참고 참았던 선배 C가 화장실에서 사랑의 매(?)를 휘두르는 바람에 B의 주사가 고쳐졌다는 것.
술 마신 다음날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해장이다. 연예인들 역시 자신의 기호에 따라 다양한 해장법을 즐기는데 개그맨 왕비호와 양배추의 해장법이 재미있다. 얼큰한 국물로 해장을 하는 보통의 경우와는 다르게 두 사람이 즐겨먹는 해장 음식은 바로 기름기 가득한 이태리 피자. 피자를 먹어야만 속이 확 풀린다는 게 그들의 해장 철학이다.
그 외에도 이윤석과 올밴 우승민은 라면 국물, 이선균은 일본식 라면, 엄태웅은 베트남 쌀국수 등을 최고의 해장 음식으로 손꼽았다.
주영민 연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