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 ||
영남대학교에서 가야금 병창을 전공하고 있는 이정영은 이제 2학년이 되는 평범한 대학생이다. 그렇지만 ‘여고생 비트박스’ ‘비트박스 황진이’ ‘대학생 비트박스’ ‘쿡 걸’ 등의 검색어로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른 인터넷 스타이기도 하다.
“집에서 <스타킹>을 보며 내가 출연하면 더 잘하겠다 싶었어요. 그때 이미 제가 비트박스 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올라 ‘여고생 비트박스’라는 제목으로 유명세를 탄 상태였거든요. 그렇게 출연하게 돼 비트박스를 하며 음을 넣고 가야금 반주까지 더한 무대를 선보였어요. 그래서 ‘비트박스 황진이’라는 별명까지 얻게 됐죠.”
가히 폭발적인 반응이었다. 비트박스를 하며 음을 넣는 것 자체도 어려운 기술인데 국악을 전공하는 이정영은 여기에 가야금 반주를 더했다. 서양의 비트박스와 국악을 접목한 그의 새로운 시도에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대학에 진학한 뒤 또 다시 비트박스 하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하며 ‘대학생 비트박스’라는 제목으로 큰 인기를 얻은 그가 이번엔 국악을 통해 또 한 번 유명세를 탄다. 쿡 TV CF에서 “먹고 자고 씻고 쉬는 집은 끝났다. 천년 넘게 그랬으면 그만 됐잖아”라는 창을 부른 주인공이 바로 이정영인 것.
“쿡TV CF에 목소리로만 출연했는데 제작진이 촬영한 녹음 과정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되며 ‘쿡 걸’이라는 별명을 또 얻게 됐어요. 국악이라면 너무 늙게만 생각하는 편견과 달리 젊은 여대생이 목소리의 주인공이라는 게 화제가 됐나 봐요.”
“고1 때 가야금을 전공하라는 권유를 받았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워 포기했어요. 그때부터 모델 활동을 비롯해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했고 열심히 공부해 정수장학회 등에서 장학금도 받게 됐어요. 그렇게 남들보다 훨씬 늦은 고2 때부터 본격적으로 가야금을 배우기 시작했죠. 대학에 진학한 뒤에도 전액장학금을 받아 학비를 해결하고 있어요. 성적이 상위 10% 안에 들어야 장학금을 받고 기숙사에도 들어갈 수 있거든요. 연예계 활동을 병행할 경우 지금의 성적을 유지할 수 없을 것 같아 연예계 데뷔는 생각도 안하고 있어요.”
이정영은 좋은 국악인으로 성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한다. 이런 저런 기회로 자신에게 주어진 유명세 역시 대중들이 국악을 좀 더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히기도 한다.
가야금의 고장 고령에서 자라 어린 시절부터 가야금이 친숙했다는 이정영은 이제 전 국민이 가야금과 국악에 친숙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의 말도 더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