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희준 | ||
연예인들 사이의 데이트가 가장 많이 이뤄지는 장소는 다름 아닌 개인 소유 자동차다. 공개되지 않은 아담한 차 안이야말로 둘만의 사랑의 대화를 나누기에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다만 필요한 게 있다면 짙은 선팅 정도. 요즘 길에서 선팅 안한 차들을 만나기 힘들다지만 연예인들의 자동차는 하나같이 철통보안을 위한 새까만 선팅지가 붙여져 있다. 그것도 필름지의 빛 투과율이 5%에 불과한 최고로 어두운 선팅지가 대부분이다. 이 선팅지는 실제로 실내에 사람이 있는지조차 구별이 힘들 만큼 높은 보안성(?)을 자랑하는데 문제는 데이트 현장을 숨기기 위해 차량의 앞 유리까지 불법으로 어두운 선팅을 하고 다닌다는 것이다.
10여 년 전 당대 최고의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던 A와 B. 이들은 지금까지도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당시 A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했던 박 아무개 씨에 따르면 A는 자신의 국산 고급 승용차에 순전히 B와 몰래 데이트를 위해 선팅지를 진하게 붙이고 다녔는데 이로 인해 에피소드도 많았다고 전한다. 하루는 A의 스케줄이 없어 자신도 휴식을 취하고 있던 매니저 박 씨는 대낮에 갑자기 강남의 한 상가 지하주차장으로 와달라는 급한 호출을 받았다. 무슨 일인가 싶어 부리나케 달려가 보니 차안에는 A가 B와 함께 있었다. 자신을 부른 이유를 묻자 대뜸 A는 후진주차를 부탁했다. 알고 보니 초보운전인 A의 실력으론 선팅지가 너무 어두워 주차가 힘들었던 것. 그렇지만 행여 누가 볼까 봐 창문을 열 수 없어 궁여지책으로 생각해낸 게 매니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었다. 이날 이후로 A의 소속사에선 안전을 우려해 차량 선팅지 교체를 요구했지만 끝내 A는 B와의 데이트를 위해 거절했다는 후문이다.
연예인들의 품위를 나타내주는 고급 외제차도 몰래 데이트 앞에선 무용지물이다. 지금은 각자의 길을 걸으며 서로를 응원하는 사이가 된 옛 연인 박준형과 한고은. 당시 이들은 국산 경차를 타고 다니며 알뜰 데이트를 즐겨 화제를 모은 바 있는데 이들이 경차를 이용하게 된 데는 주위의 부담스런 시선도 한몫했다는 게 측근들의 증언이다. 이들이 공개 연애를 하기 전인 데이트 초반에는 박준형의 고급 외제차가 데이트 차량이었다. 그런데 워낙 고가의 흔치 않은 차량이다 보니 언제나 주위의 시선이 집중됐고, 이는 결국 두 사람의 열애설이 외부에 알려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미국에서 생활하며 자유스런 사고를 갖게 된 두 사람은 결국 이런 시선에 부담을 느껴 아예 다른 사람의 이목을 끌지 않는 국산 경차를 선택했다는 것. 이유야 어찌됐건 작은 차 큰 기쁨을 누렸던 둘의 몰래 데이트 비법은 이후 뜻하지 않은 ‘경차 사랑 연예인’ 이미지로 승화돼 더욱 화제가 된 바 있다.
두 번째는 멀티플렉스를 피하라는 것. 수많은 상영관이 운집해있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은 그만큼 관람객도 많기 때문에 제 아무리 새벽시간이라도 자칫하다간 대중의 표적이 되기 십상이다. 때문에 연예인들은 가능한 한 한적한 영화관을 찾으려 애쓰는 편이다. 이런 까닭에 연예인들에게만큼은 사랑받는 영화관은 대표적으로 용산에 위치한 J 극장, 신사동에 위치한 B 극장, 분당에 위치한 Y 극장 등이다. 이런 탓에 이들 극장에선 비교적 손쉽게 연예인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이도 저도 아니면 아예 극장을 통째로 빌리기도 한다. 돈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지만 둘만의 오붓하고 비밀스런 시간은 물론이요, 여자 친구에게 감동까지 선사해주니 1석2조의 방법이 아닐 수 없다. 배우 이동건과 데니안 등이 위와 같은 방법을 사용했다고 한다.
‘따로 또 같이’ 역시 몰래 데이트를 즐기는 연예인들의 생존 전략 가운데 하나다. 데이트를 즐기지 않는 척 따로 움직이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하나가 되는 것. 예나 지금이나 변치 않는 방법이라고 하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세븐(왼쪽), 박한별 | ||
원초적으로 자신의 알려진 얼굴을 가리는 것도 몰래 데이트를 위한 방법 가운데 하나다. 선글라스에 마스크는 옛날 얘기, 이제는 갖가지 기발한 아이템이 등장하고 있다. 가수 문희준은 그룹 HOT 시절 놀이동산에 가고 싶다는 여자 친구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인형 탈을 쓰고 데이트를 즐겼다고 한다. 데니안은 god 시절 놀이동산에서 아주머니들이 조깅할 때 쓰는 자외선 차단 선캡을 쓰고 여자친구 손을 잡고 다녔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커다란 크기의 챙이 달린 자외선 선캡은 최근 김혜수 유해진의 데이트 사진에서도 보이듯 연예인들 사이에 널리 공증(?)된 방법 가운데 하나다. 이도 모자라 오토바이 헬멧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공개연인 길과 박정아가 시커먼 헬멧을 쓰고 몰래 데이트를 즐긴 웃지 못 할 에피소드를 가진 대표적인 커플이다.
주영민 연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