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생활을 마치고 대학 복학을 준비 중인 김 아무개 씨는 전역 선물로 스마트폰을 받는다. 친구들을 만나 사용법을 묻는 자리에서 김 씨는 친구 도움으로 엄청난 콘텐츠를 다운받는다. 그것은 바로 군 생활 내내 김 씨 관물함에 사진을 붙여 놓았을 정도로 좋아하는 여가수 A의 누드. 친구들은 저마다 자신의 스마트폰에 저장된 연예인 누드를 자랑한다. 게다가 곧 집에서 3D로 연예인 누드를 볼 수 있다는 얘기에 김 씨는 비로소 군 전역을 실감한다.
2006년 7월 충격 뉴스
성현아 이혜영 김완선 권민중 이재은 등 인기 여자 연예인들이 연이어 누드를 공개하며 불붙은 연예인 모바일 누드 열풍은 과잉 경쟁으로 인한 연예인 모델료 급등 등으로 인해 한 차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그런 사이 야설에 대한 경찰의 대대적인 수사로 인해 모바일 성인 시장에 대한 비판이 뜨거워지자 2006년 7월 SK텔레콤은 성인콘텐츠 서비스 중단을 선언했다. 3대 이동통신사(이통사) 가운데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한 SK텔레콤의 성인 서비스 중단은 곧 성인 업계의 유일무이한 유통망이던 모바일 시장의 사망을 의미했다.
2009년 12월 아이폰 열풍
전 세계를 강타한 아이폰은 한국 사회에 스마트폰의 세상을 도래했음을 알렸다. 대표적인 스마트폰인 아이폰에는 기본적인 휴대폰 기능과 아이팟 기능만 탑재돼 있다. 휴대폰 기능을 보완하는 각종 프로그램과 아이폰으로 즐길 수 있는 각종 콘텐츠는 제조사인 애플이 아닌 개인이나 기업이 직접 만들어 ‘어플’이라는 이름으로 유통망인 앱스토어에 올린다. 이용자들은 앱스토어에서 필요한 어플을 찾아 다운받으면 된다. 휴대폰 관련 프로그램은 제조사가 일체 관리하고 콘텐츠는 이통사가 선별해 해당 페이지에 올려주던 기존 휴대폰과 스마트폰이 가장 다른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특히 콘텐츠의 경우 이통사가 직접 선별해서 서비스하는 방식이 아닌 앱스토어와 같은 시장에서의 자유 경쟁 방식이 도입됐다.
2010년 1월 일본 공습
한국보다 먼저 아이폰이 판매된 일본은 한국에서의 아이폰 서비스 시작과 동시에 세미누드 화보를 한국어로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아직 애플은 본격적인 성인 콘텐츠는 서비스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은 본격적인 성인 콘텐츠가 아닌 세미누드 수준의 그라비아 화보를 1~2달러의 저가에 공급했다. 이에 한국 성인업계 역시 반격을 시작했다. 역시 세미누드 수준의 섹시 화보를 아이폰의 앱스토어에 공급하기 시작한 것. 아이폰 App 스토어에는 현재 ‘그녀의 노출 훔쳐보기’ ‘아찔한 유혹’ ‘○○○와의 은밀한 유혹’ ‘노출 크리스마스’ ‘최초로 보여주는 파격 화보’ 등의 섹시 화보들이 서비스되고 있다.
성인콘텐츠 제작업체 관계자 김주영 씨는 “일본 성인업계가 한국 시장을 선점하려다 오히려 무지한 한국 성인업계에 살 길만 알려준 셈”이라며 “아직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는 아니지만 업계에선 새로운 활로가 될 것이라는 희망찬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얘기한다.
2010년 2월 안드로이드폰 출시
성인업계 관계자들을 흥분시키고 있는 최고의 뉴스는 안드로이드폰 출시다. 구글에서 개발한 안드로이드OS를 탑재한 안드로이드폰은 이미 전 세계 시장을 선점한 애플의 아이폰과 치열한 접전을 벌여야 한다. 스마트폰의 경우 다운로드 시장 활성화가 관건이다. 아이폰의 앱스토어가 이미 세계적으로 안정적인 기반을 다지고 있는 데 반해 안드로이드폰의 안드로이드마켓은 이제 막 성장을 시작했다. 성인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후발 주자인 안드로이드폰이 아이폰을 따라 잡기 위해 성인 콘텐츠를 서비스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물론 아직 성인업계에 나도는 소문일 뿐 확인된 사안은 아니다. 다만 이동통신업계에서도 안드로이드마켓이 급속도의 성장을 필요로 하는 데다 개방성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어 성인 콘텐츠를 개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한다.
국내 시장의 경우 KT가 아이폰과 손을 잡고 SKT가 안드로이드폰과 손을 잡았다. 성인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건전 경영을 이유로 성인 서비스를 중단해 성인업계를 위기로 내몬 SK텔레콤이 스마트폰 경쟁에선 성인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워야 하는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2010년 1월 아바타 1000만 돌파
벌써부터 몇몇 성인 콘텐츠 제작 업체에선 연예기획사들과 접촉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스마트폰의 성인 콘텐츠 서비스 여부는 아직 미지수. 따라서 연예인 누드의 부활 역시 아직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성인업계가 연예인 누드의 부활이 임박했다고 판단하는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아바타 열풍으로 불어온 3D 시장이다. 국내 3D TV 시장에선 스카이라이프와 LG 전자가 손을 잡고 가장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몽룡 스카이라이프 사장은 “에로영화를 3D로 보면 그렇게 좋다고 한다”는 말로 성인 시장이 3D 시장 활성화에 기여해야 함을 표현한 바 있다. 실제 방통심의위원회는 3D 콘텐츠가 먼저 발전한 유럽지역에서의 성인 3D 콘텐츠 난무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3D 시장에서도 확실하게 통할 성인 업계의 필승 카드는 단연 연예인 누드다. 모바일 누드 당시 선보인 누드 동영상을 3D로 제작하는 것. 3D 시장 역시 스마트폰 시장만큼이나 거액이 오가는 시장인 터라 여성 톱스타를 섭외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