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민 | ||
제대를 앞둔 연예인 가운데 가장 큰 고민을 하는 이들은 다름 아닌 예능인들이다. 2년 동안 복귀를 위해 틈틈이 구슬땀을 흘려도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예능 트렌드에 뒤처지기 십상이고 입대 전 출연했던 프로그램엔 이미 굴러온 돌이 굳건히 자리를 잡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참으로 어려운 사회적응(?)이 아닐 수 없다.
그룹 NRG의 멤버로 예능인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다 군에 입대한 이성진은 제대 후 활동이 뜸한 연예인 가운데 한 명이 됐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히트쳤던 주접 캐릭터는 이미 후배들에게 그 자리를 물려준 지 오래며, 소위 ‘예능계 라인’에도 딱히 줄서지 않았던 터였다.
2년 동안 대체 복무를 한 그는 남들과 달리 제대를 앞둔 두 달이 가장 힘든 시기였다고 말한다. 군 복무 시절 2년 동안 마신 술보다 복귀를 앞둔 두 달 동안 마신 술의 양이 더 많을 정도였다고 하니 그의 마음고생이 어느 정도였을지 대략 짐작이 간다. 다행히 그는 제대 후 뮤지컬 배우로 화려하게 복귀했지만 여전히 특유의 예능감을 살리지는 못하고 있다.
이성진이 입대 하기 전에는 수십 명의 연예인이 함께 출연해 게임 등을 하는 방식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대세였고 여기서 이성진의 주접 캐릭터는 늘 최고의 인기였다. 그렇지만 그가 군에 입대한 사이 리얼 버라이어티가 대세를 이루면서 고정 멤버들로 짜여진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아 설 자리가 사라지고 말았다.
반면 그룹 코요테의 멤버인 김종민은 전역 신고와 동시에 군복을 갈아입을 시간도 없이 ‘1박2일’을 통해 연예계에 무난히 컴백했다. 이성진과 달리 이미 인기 프로그램의 고정멤버로 활동하다 입대했기 때문에 돌아올 곳이 분명했다는 점이 김종민의 장점으로, 이는 <무한도전>의 하하 역시 마찬가지다. 게다가 김종민은 막강한 ‘강라인’의 일원이기도 하다. 다만 그 역시 예전만 못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1박2일’에서 좋은 모습을 선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과거처럼 큰 웃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 그 역시 예능계에 완전 적응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한 모양이다.
▲ 붐 | ||
군 생활을 하고 있는 연예인들에게 꼭 제대 후의 걱정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역이 아닌 공익근무요원이나 대체 복무를 하고 있는 연예인들에게는 당장의 생계가 급할 만큼 생활고에 시달리기도 한다. 연예인 B의 경우가 그렇다.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한 그는 결혼 후 바로 입대를 하는 바람에 방송 생활을 하지 못해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궁여지책으로 그가 택한 방법은 바로 야간업소. 자유시간인 저녁과 새벽시간에 야간업소 활동을 꾸준히 하며 군 생활을 연명(?)할 수 있었다고. 하지만 원칙적으로 B의 수입은 불법이며, 실제로 복무 기관의 제재로 인해 중도에 야간업소 활동을 그만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B는 입대 전 출연 중이던 프로그램에 복귀해 꾸준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예능인뿐만 아니라 가수들에게도 사실 복귀에 대한 부담은 마찬가지다. 2년 전 제대한 가수 김범수는 제대를 앞둔 병장 시절을 성대 결절로 인해 그야말로 피터지게(?) 보냈다고 한다. 입대 전에는 제대하자마자 앨범을 내는 가수들을 이해 못했지만 정작 자신이 제대할 때가 되니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 때문에라도 가만있을 수가 없었다는 속내를 보이기도 했다. 결국 말년 휴가 때부터 일찌감치 녹음을 시작하다 성대 결절 진단을 받고 앨범 발매시기를 늦춰야만 했다.
아직 제대를 눈앞에 두고 있지는 않지만 제대 후를 준비하며 또 다른 도전에 나선 이들도 있다. 복귀에 대한 스트레스보다는 복귀 후 청사진을 스스로 제시하며 낙천적이고 긍정적으로 군 생활을 보내고 있는 대표적인 연예인은 개그맨 양배추와 예능인 붐이다.
‘타짱’ 등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는 양배추는 지난해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한 뒤 현재 약 30kg을 감량한 상태다. 급격한 체중 감량으로 인해 캐릭터를 잃어버려 제대 후 활동이 불안하지 않냐는 주위의 우려에도 그는 “뚱뚱할 때도 못 웃겼는데, 뭐 어때요?”라는 반응을 보인다. 이런 대답에서 현재 그가 스트레스 없는 군 생활을 보내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그런가하면 예능계의 차세대 MC 붐은 자신의 제대 후가 또 다른 시작이라며 내심 기대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그는 보조 MC로서는 명성을 날렸지만 정작 자신이 메인 MC를 맡은 프로그램은 모두 좋지 못한 성적을 냈다. 그렇지만 연예 병사 활동을 통해 <위문열차>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MC경험을 쌓을 수 있는 만큼 붐 스스로는 군 생활을 ‘붐 아카데미’라고 표현하며 긍정적으로 군 생활을 하고 있다. 이제 이등병인 붐이지만 그는 벌써부터 제대 후 ‘싼티(?) 이미지’를 벗고 진정한 MC로 거듭난 자신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고급스런 이미지를 위해 안경을 써보는 것, 그리고 예명 대신 본명을 사용하는 것 등 다양한 방법을 벌써부터 연구 중이라고 전해진다.
주영민 연예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