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스무고개 비슷한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JYP)의 발표로 인해 현재 재범은 루머 종합선물세트를 받은 듯한 상황에 휘말려 있다. JYP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재범의 2PM 영구탈퇴 및 전속계약 해지 사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사생활 관련 사안’이다. 여기에는 연예계 활동에 지대한 악영향을 미칠 만한 루머들이 모두 해당된다. 마약, 도박, 간통과 같은 불륜, 원조교제나 성매매와 같은 사안, 비정상적인 이성교제, 성 정체성, 섹스비디오 등의 그 동안 연예인이 휘말려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사생활 관련 사안을 비롯해 절도, 폭행, 살인 등의 심각한 범죄 행위까지 총망라된다. 두 번째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만한 사안’이다. 이는 첫 번째 사안에서 제기될 만한 악성 루머들에 두루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세 번째로 언급한 ‘범법 행위는 아니나 도덕적으로 문제가 되는 사안’이라는 점이다. 이 언급 때문에 앞서의 사안에서 제기될 만한 루머의 대부분을 제외시킬 수 있게 된다. 마약, 도박, 간통, 원조교제, 성매매, 절도, 폭행, 살인 등은 모두 범법 행위에 해당되기 때문에 이에 해당되지 않는 것.
이렇게 걸러지면서 루머의 폭은 좁아졌지만 아리송하긴 매한가지다. 이성 교제의 경우 굉장히 비정상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도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고, 성 정체성 역시 도덕적으로 문제가 되는 사안은 아니다. 결국 도덕적으로 문제가 되는 사생활 관련 사안을 중심으로 루머가 더욱 악성화되고 있는 게 현재의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또 다른 피해자까지 양산했다. 그 주인공은 지난 1월 말 원더걸스를 탈퇴해 먼저 JYP를 떠난 선미다. 당시 가요관계자들 사이에선 JYP가 재범의 영구 탈퇴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준비 중이라는 소문이 떠돌았다. 그런데 그 시점에서 JYP의 발표 내용은 재범이 아닌 선미의 원더걸스 탈퇴였다. 이에 따라 팬들은 재범의 탈퇴와 선미의 탈퇴 사이에 어떤 상관관계가 존재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JYP는 선미의 탈퇴가 재범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묘한 시점의 일치로 인해 재범에 이어 선미까지 악성 루머의 피해자가 되고 말았다.
가요계 관계자들은 이번 JYP의 재범 영구 탈퇴 공식발표가 상당히 파격적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신상의 이유’ 내지는 ‘재범 본인이 원해서’ 정도로 영구탈퇴 및 전속계약 해지 사유를 밝혔더라면 괜한 악성 루머가 양산되진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 이런 까닭에 재범의 팬들은 JYP가 의도적으로 재범 죽이기에 나선 게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일부 가요계 관계자들 역시 재범이 다른 연예기획사와 계약하려는 등의 움직임을 보여 이례적으로 강한 대응을 보인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럴 리 없다는 게 가요계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이럴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현재의 위기 상황을 감수하면서까지 JYP가 재범의 사생활 관련 사안을 2PM 탈퇴 사유로 밝힌 것은 해당 사안을 당장은 감출 수 있지만 언젠간 유출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일신상의 이유’ 정도로 뭉뚱그리고 넘어갔다가 나중에 그 내용이 공개되면 2PM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면서 “유출될 가능성을 감안해 미리 강한 예방접종을 맞은 것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JYP 역시 그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지난 2월 27일에 열린 JYP 정욱 대표와 팬들의 간담회에서 팬들은 문제가 된 재범의 사생활 관련 사안이 외부에 알려질 경우 소속사에서 유출된 것으로 간주해도 되느냐는 질문을 했다. 이에 정 대표는 “유출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이 건에 관련된 사람이 있기 때문에 사측이 아니더라도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 문제로 인해 일어나지 않은 사건이 발생한 후에 6명의 멤버들이 배신자가 되지 않길 원했다”는 얘기를 덧붙였다.
재범의 팬들 역시 어느 정도는 이럴 가능성을 인정하는 분위기. 이는 재범의 팬들 사이에서 나도는 ‘재범 시나리오’에 담겨 있다. 2PM의 새 음반 발매시기인 4월에 재범의 사생활 관련 사안이 유출되면서 재범 탈퇴로 돌아선 팬들이 2PM 멤버들이 차마 말할 수 없었던 사연을 이해한 뒤 다시 2PM의 팬으로 돌아온다는 게 시나리오의 주된 요지다. 결국 이 모든 것이 JYP의 노림수라는 게 팬들의 주장. 자칫 ‘재범 시나리오’처럼 재범의 사생활 유출 시점과 2PM 새 앨범 발매 시점이 맞아 떨어질 경우 JYP와 2PM은 또 한 번 위기에 휩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JYP는 물론 그 누구도 문제가 된 재범의 사생활이 무엇인지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관계자들은 정황상 그것이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는 머지않아 가요계에 또 한 번 광풍이 불어 닥칠 것이라는 우울한 예상이기도 하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